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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인명진의 표정은 아주 복잡했다. 속으로는 만약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았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온지유의 손조차 감히 만지지 못하는 겁쟁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녀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인명진은 더 이상 거부하지 않고 그녀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온지유의 손목에 있던 염주의 붉은빛이 점점 짙어졌다. 그걸 발견한 온지유는 인명진에게 물었다.

“이 염주 색이 변한 것 같지 않아요?”

인명진은 시선을 내리깔며 대답했다.

“그래요?”

햇빛 아래로 자리를 옮기자 붉은빛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진작 색이 바랜 줄 알았는데 갑자기 짙어졌어요. 이거 명진 씨 염주 맞죠? 명진 씨는 아무것도 못 느꼈어요?”

인명진은 무심코 주먹을 꽉 쥐다가 웃으며 말했다.

“그거 아마 가짜일 거예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딱히 확인해 본 적 없어서요.”

“가짜라면 왜 지니고 다녔어요?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근데 피가 있는 염주라니, 살짝 이상하기는 해요.”

그녀는 염주를 코끝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약초 향에, 약간의 피 냄새도 나요. 정말 이상해요. 명진 씨는 몰랐어요?”

그녀는 또다시 물었다.

인명진은 온지유의 통찰력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그녀는 모르는 것이 많더라도 이상한 점은 빠르게 알아챘다. 어떻게 설명해도 납득시키기 어려워 보였다.

“됐어요, 인제 그만 생각할래요. 명진 씨가 이 염주를 준 이후로, 저는 정말 보호받는 느낌이었어요. 몸도 한결 가벼워졌고요.”

온지유는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 그렇게 지쳤던 몸이 벌써 기운을 차렸다. 어쩌면 이 염주의 효과일지도 몰랐다.

온지유가 질문을 멈추자 인명진은 몰래 한시름 놓았다. 그리고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자고 일어나니 배고프지 않아요? 제가 밥 해줄게요.”

“명진 씨 요리도 할 줄 알아요?”

온지유는 인명진의 집에 가본 적 있었다. 심지어 그가 일하는 곳도 가본 적 있었다. 그러나 어느 곳에도 생활의 흔적은 없었다. 그는 한 번도 요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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