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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의사는 몸을 살짝 굳히며 말했다.

“지금 제 직업 능력을 의심하는 겁니까?”

온지유는 여전히 의사의 손을 꽉 붙든 채 말했다.

“매니큐어를 하는 의사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이렇게 긴 매니큐어로는 병원 문도 못 들어올 것 같네요. 그리고 이 방 안에 당신 향수 냄새가 얼마나 진동하는지 알아요?”

가짜 의사는 당황한 듯 손을 거뒀다. 온지유는 이 틈을 타서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나 의사가 먼저 그녀의 머리채를 잡았다.

“가긴 어딜 가!”

머리채를 잡힌 온지유는 꼼짝도 못 했다. 상대가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몸으로 반항할 생각도 없었다.

“살려주...”

그 순간 의사가 그녀의 목을 조르며 주사기를 찔렀다. 조금 전 피를 뽑으려던 그 주사기였다.

날카로운 통증에 온지유는 눈살을 찌푸리며 본능적으로 의사의 다리를 꽉 잡았다. 하지만 정신은 점점 흐려졌다.

온지유가 더 이상 저항하지 않자, 의사는 이제야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녀가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온지유는 흐릿한 시야로 의사를 응시했다. 그리고 이제야 어제의 택시 기사와 오늘의 의사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의사가 드러낸 기묘한 눈빛에 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의사는 거만한 자태로 온지유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하여간 멍청한 여자야. 도망갈 능력도 없으면서 아는 척은 왜 해?”

약효는 빠르게 퍼졌다. 온지유는 점점 더 깊은 혼수 상태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손톱으로 손바닥을 꾹 누르며, 그 고통으로 잠에 빠지지 않으려 했다.

“포기해. 코끼리도 쓰러뜨릴 약이니까.”

의사는 아직도 의식이 있는 온지유를 보며 피식 비웃었다. 그러고는 그녀를 들쳐서 이동식 카트 아래에 숨긴 뒤 흰 천으로 덮어 버렸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데리고 나갈 수 있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후, 의사는 문을 열었다. 밖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카트를 밀며 조용히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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