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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홍혜주는 온지유를 바라보며 이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미안해요.”

그녀의 손은 점점 느슨해졌다. 온지유는 아직 살고 싶었기에 손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러다 갑자기 홍혜주가 그녀의 손을 난간 위에 올려놓았다.

온지유는 놀란 표정으로 홍혜주를 바라보았다. 행동과 달리 홍혜주는 냉정하게 말했다.

“이제 생사는 당신 운명에 달린 거예요. 난 여기까지 도와줄게요.”

온지유는 두 손으로 난간을 꽉 잡았지만 발밑에 아무것도 없어서 버티기 힘들었다. 이제 막 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지유야!”

여이현은 난간에 매달린 온지유를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소대장님, 위험합니다!”

뒤에서 군인들이 그를 막으려고 했지만, 여이현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온지유밖에 없었다. 위험을 고려할 틈이 없었다. 그가 달려가지 않으면 그녀는 떨어져서 죽을 것이다.

그는 군인들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온지유에게로 달려갔다. 흉터남은 이 장면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마침내 그가 원하던 기회가 온 것이다.

홍혜주와 조수는 빠르게 도망쳐서 흉터남의 통제 범위 내에 들어갔다.

“소대장님!”

군인들은 빠르게 뒤쫓았다. 그러나 곧 총성이 울려 퍼지며 그들의 길을 가로막았다. 오직 여이현만이 홀로 온지유의 곁에 다다랐다.

총성을 들은 온지유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놓였음을 깨닫고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자신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총소리까지 들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 순간 머릿속을 스쳐 가는 끔찍한 기억들이 악몽처럼 그녀를 감싸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은 뭐지? 나는 또 누구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온지유가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한 쌍의 손이 그녀를 꽉 붙잡았다.

“지유야!”

고개를 들어보니 여이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하고 있었다.

상황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온지유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현 씨 여기 오면 안 돼요! 총소리가 나잖아요. 위험해요. 빨리 돌아가요!”

여이현은 안심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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