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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백지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엄숙하게 말했다.

“너, 충격받아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냐? 네 몸 하나 지킬 수 능력이 있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 거냐고? 여자와 남자의 체급 차이를 네가 어떻게 비교하는데. 네가 뭐 마법이라도 쓸 수 있을 것 같아? 현실적으로 좀 생각해. 넌 영화 속에 나오는 히어로가 아니야.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심지어 임신까지 했는데 뭘 자꾸 그렇게 땅을 파고 있는 거야?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어. 그런데 지금 자책한다고? 자책해봤자 뭐가 달라지는데?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

온지유는 자신이 너무 나약한 것 같아 자책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은 아주 많았다.

그녀도 일일이 상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주게 될 것이다.

백지희의 말이 맞았다. 그녀가 아무리 슬퍼하고 자책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백지희를 끌어안으며 백지희의 어깨에 기댔다.

“무서워서 그래. 그냥 단순한 납치가 아닌 것 같았어. 그 사람들을 내가 상대할 수조차 없었다고.”

트렁크에 갇히게 되었을 때 그녀는 이런 두려움을 느꼈었다.

그때부터 이미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백지희의 한껏 구겨졌던 미간이 풀어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온지유를 달랬다.

“무서워할 것 없어. 내가 네 옆에 있잖아. 함께 그 사람들을 상대하면 분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온지유도 어떻게든 내면에서 느끼는 공포에서 벗어나 보려고 애를 썼다. 아무리 나약하다고 해도 언젠가 그 상황을 맞이해야 할 것이었다. 게다가 빨간 머리 여자는 그녀와 갈등이 있었던 것 같았다.

어렴풋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리 위에서 했던 말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일 뿐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았다.

다만 트렁크에 갇히게 되었을 때 어둡고 좁은 공간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엄청난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

홍혜주를 본 순간 그저 직감적으로 말을 한 것이다.

하지만 홍혜주의 표정과 내뱉은 말을 떠올려 보면 한번 경험한 적이 있었던 게 분명했다.

온지유는 이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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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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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진
글 언제 올라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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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
돈만계산하면이러네 왜그러는건가일부러그러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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