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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말을 마친 정미리는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온지유는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

부모님이 건강히 살아 있을 뿐 아니라 그녀를 이렇듯 사랑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재를 한바탕 뒤져보고 있었던 온지유 덕에 쉬고 있던 온경준도 눈을 뜨게 되었다.

이내 두 사람을 위해 과일을 내왔다.

부모들은 아이가 행여나 굶고 다닐까 봐 걱정했고 항상 맛있는 것을 내와 아이에게 먹였다.

“아빠,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온지유가 말했다.

“괜찮다. 우리 딸이 왔다는데 시간이 문제니?”

온경준은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온지유를 보다가 이내 백지희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희도 오랜만이구나.”

백지희가 대답했다.

“그동안 일이 바빠서 들르지 못했어요. 그래도 지유랑은 계속 연락하고 지냈어요. 아저씨, 급하게 온 터라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네요, 죄송해요.”

“아니다. 괜찮다. 선물 같은 거 사 올 것 없단다.”

온경준이 말했다.

“너랑 지유는 절친한 친구가 아니더냐. 이미 내 딸이나 다름없으니 올 때마다 선물을 챙겨올 필요 없단다.”

말을 마친 그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네 엄마한테 가봐야겠구나.”

온경준도 주방으로 들어갔다.

거실에선 여전히 티브이 소리가 들렸다. 백지희는 사과를 입안에 넣었다.

“아까는 뭘 그렇게 찾고 있었던 거야? 한참 지나도 안 나오던데.”

“신문지를 찾고 있었어.”

그녀의 말에 백지희도 멈칫했다.

“신문? 어떤 신문?”

온지유가 말했다.

“중학교 때 죽을 뻔했던 일이 있었거든. 큰 사건이라 신문에 실린 기사가 없나 찾아보고 있었어.”

백지희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

“그건 왜 찾아보려고 하는 거야? 안 좋은 일이었잖아. 굳이 떠올려서 뭐 하려고.”

온지유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반드시 떠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중요한 것을 잊은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하지만 최근 일어난 일을 떠올려보면 이상하게도 나랑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 그래.”

온지유가 말했다.

“만약 그 사람들이 나에게 앙심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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