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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홍혜주를 벌하고 있는 흉터남은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홍혜주의 상태에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저 홍혜주가 쓰러지자 그제야 찻잔을 내려놓으며 사나운 눈빛으로 홍혜주를 보며 말했다.

“일부러 그 여자를 놓아준 거지?”

홍혜주는 바닥에 엎드려 있었지만 두 눈은 똑바로 뜨고 있었다. 최대한 힘을 내어 앞으로 기어가 흉터남의 곁으로 왔다.

“아녜요...”

흉터남이 말했다.

“분명 그 여자를 던지라고 했을 텐데 넌 망설였지. 그때부터 난 널 믿지 않았어.”

홍혜주의 안색이 창백했다. 다소 비참한 모습으로 있는 힘껏 흉터남의 바지를 잡았다.

“그 여자가 제 손을 꽉 잡은 거예요. 저도 손을 놓으려고 했어요. 제발 이번 한 번만 봐주세요. 다음번엔 절대 실수하지 않을게요!”

흉터남은 매정하게 그녀를 퍽 차버렸다.

홍혜주는 신음 소리를 두어 번 내더니 입안에 퍼지는 짙은 피비린내에 역겨움이 올라오면서 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살아남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그래도 일을 완전히 망친 건 아니잖아요. 목표는 그 남자 아니었어요? 총을 맞았으니 살아남기는 힘들 거예요. 그러니 저한테도 공이 있는 거죠.”

그 말을 들은 흉터남은 그녀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홍혜주의 턱을 꽉 잡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너희들 목숨은 어차피 내 것이었어. 내가 너희들을 키워주지 않았더라면 너희는 이미 죽었을 거라고.”

홍혜주는 주먹을 꽉 움켜쥐며 힘이 빠진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저도 알고 있어요. 제 양부시잖아요.”

그들은 전부 흉터남이 키웠다.

하지만 흉터남에게 경외와 두려움만 느낄 뿐 가족애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흉터남에게 그들은 그저 돈벌이 수단이었다.

이 점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들은 흉터남의 희생양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에겐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

두 손에 피를 묻힌 그 순간부터 그들의 삶은 하수구에 박혀 사는 쥐보다 못했고 어두운 구석에 숨어지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도 따스한 햇빛 아래서 당당하게 살고 싶었지만,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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