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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흉터남은 인명진의 두 눈을 빤히 보았다. 화가 어느 정도 사그라든 그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

“그건 네 하기에 달렸지.”

그러자 홍혜주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인명진은 아무것도 몰라요. 이번 계획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요. 그러니 인명진만은 한 번만 봐주세요.”

흉터남은 인명진의 손을 보면서 잡으려고 했지만, 인명진은 손을 뒤로 치우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저녁에 한잔하시죠.”

분노가 싹 가신 흉터남은 웃으며 답했다.

“그래, 기다리고 있으마.”

말을 마친 뒤 그는 홍혜주를 놓아주었고 부하들을 데리고 떠나버렸다.

홍혜주는 바닥을 기었다. 아무리 몸에 상처가 많다고 해도 통증을 참으며 기어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미쳤어? 저 인간 쓰레기가 변태인 거 몰라? 방금 네가 한 말은 죽음을 자초하는 말이었다고!”

이곳엔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

인명진은 홍혜주를 보았다. 잊지 않고 멸균 물티슈를 꺼내 흉터남이 만졌던 손을 벅벅 닦았다.

그의 눈빛엔 경멸의 감정이 가득 묻어나 있었다.

흉터남을 증오하고 있었지만 벗어나는 건 불가능했다.

“급할 건 없어.”

인명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네가 그랬잖아. 한잔하자고. 그런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어? 네가 그 남자 손아귀에서 상처 하나 없이 멀끔히 나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

인명진은 다시 홍혜주에게 시선을 돌리며 되물었다.

“넌 지금 생활이 마음에 들어?”

홍혜주는 고개를 휙 돌렸다. 눈빛엔 고집이 가득했다.

“난 괜찮아. 네가 걱정할 것 없어. 어쨌든 너보단 백 배 더 나으니까!”

그들은 어둠 속에서 자랐기에 어둠 속에서 죽게 될 운명이었다.

그렇다고 쉽게 굴복해서는 안 되었고 쉽게 자존심을 내려놔서도 안 되었다.

인명진의 눈빛은 아주 평온했다. 모든 것에 질린 사람처럼 말이다. 그저 습관적으로 염주를 손에서 굴릴 뿐이다.

“이런 생활도 곧 끝나게 될 거야.”

홍혜주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그의 입가엔 음험한 미소가 걸려 있었기에 더욱 수상했다.

“뭘 하려고?”

인명진은 자신이 자주 쓰던 메스를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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