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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인명진은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눈빛에서 슬픔을 느껴냈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그녀도 덩달아 슬펐다.

전에 그에게 했던 심한 말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에게 상처를 남겼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순간 느꼈다. 인명진이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을 말이다.

어쩌면 그에게 그녀가 모르는 고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녀는 묻고 싶었다. 그녀와 그가 생사를 함께 한 적이 있는지.

횡단보도를 건너려 할 때야 그를 볼 수 있었다.

빨간 불이었던지라 초록 불이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두 사람 사이로 차가 지나가고, 그녀는 인명진만 빤히 보았다. 어디 가지 않고 그녀가 갈 때까지 그곳에 있기를 바라면서.

초록 불이 켜지자 온지유는 얼른 다가갔다.

그러나 건너편으로 왔을 때 인명진은 사라지고 없었다. 길가엔 금방 딴 것 같은 딸기 바구니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온지유는 멍하니 그 바구니를 보았다.

허리를 굽혀 딸기 바구니를 들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인명진 씨!”

그녀는 큰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어디 있는 거예요! 할 말이 있다고요! 왜 갑자기 저를 피하는 건데요!”

그녀는 곧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는 그녀의 앞에서 사라졌다.

심지어 그녀에게 딸기 한 바구니를 남긴 채 말이다.

대체 무슨 의미일까?

주위를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꼭 세상에서 증발한 것처럼.

“온지유!”

디저트를 사고 온 백지희는 온지유가 없자 또 납치된 줄 알고 얼른 찾으러 나왔다. 그런데 온지유는 길 건너편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온지유, 거기 가만히 있어! 내가 갈 테니까!”

온지유는 딸기 바구니가 꽤나 무겁게 느껴졌다.

꼭 그녀를 향한 인명진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그녀에게 나쁜 마음을 품지 않았지만, 그녀를 보는 그의 눈빛은 아주 복잡해 보였다.

어쩌면 두 사람은 예전에 사이가 좋았을 수도 있다.

온지유는 다소 허탈했다. 마치 뭔가를 잊은 것처럼 허전하기도 했고 기운이 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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