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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나쁜 놈!”

여진숙은 눈물을 머금은 채 이를 악물었다.

“당신 때문에 내가 그 집안에 시집간 거야. 도건웅, 이 빚은 어떻게 갚을 건데?!”

도건웅은 당연히 은혜를 잊지 않고 있었다.

“그건 기억하고 있어.”

그는 잠시 말을 멈추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출소한 다음 거하게 챙겨줄게.”

여진숙은 차갑게 대꾸했다.

“됐어, 이제는 그냥 네 삶을 살아. 나도 승아도 찾지 마. 승아 인생에 영향 주지 말라고. 그게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이야.”

그녀는 도건웅에게 아무런 기대도 없었다. 그저 그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노승아는 아주 힘들게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여진숙은 도건웅이 그걸 망치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 게다가 노승아는 그의 곁에서 고된 삶을 살았을 것이 분명했다.

지난 세월 동안 노승아는 많은 고생을 했다. 그래서 여진숙은 더욱 죄책감이 들었다. 앞으로 다시는 고생시키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도건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여진숙을 바라봤다. 여진숙은 오늘 그냥 경고하러 온 것이다. 그래서 그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을 끝낸 그녀는 화난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도건웅은 그녀를 끝까지 바라보며 희미한 냉소를 지었다.

...

“검사받을 때 필요한 건 다 챙겼어?”

집을 나서기 전 백지희가 물었다. 온지유는 일찍 일어나서 병원에 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응, 다 챙겼어.”

온지유는 가방 안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넣었다. 이제 그녀는 하이힐을 신지 않았고 옷차림도 편한 것뿐이었다. 지금도 그녀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원피스만 입었다.

백지희는 차로 그녀를 병원까지 데려다주었다.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는 마침 진료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대기 줄은 아주 길었다. 아무래도 주말인 탓에 그런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온지유는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녀의 순서는 꽤 뒤쪽에 있었다. 아마 11시쯤 돼야 그녀 차례가 올 것 같았다. 일부는 오후에 다시 오겠다며 돌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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