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9화

“승아 언니는 잘 지내고 있어요.”

김예진이 말했다.

“최근 일이 많아서 연락을 못 했나 봐요.”

“일이 많아...?”

여진숙은 속으로 실망스러우면서도 아닌 척 말을 이었다.

“그래, 일이 많으면 좋은 거지. 우리 승아 톱스타가 다 됐네. 앞으로 더 유명해질 텐데, 일이 많다는 건 앞길이 창창하다는 뜻이야. 나도 정말 기쁘다고 전해줘.”

“그럼 전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가봐.”

여진숙은 노승아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그녀는 뒤늦게 도시락이 떠올라서 김예진에게 건넸다.

“이건 내가 직접 끓인 닭곰탕이야. 우리 승아 일하느라 밥 먹을 시간도 없지? 이거 좀 가져가서 쉬는 시간에 먹어줘.”

김예진은 도시락을 받아서 들었다.

“네, 전해드리겠습니다.”

대답을 끝낸 김예진은 다시 몸을 옮겼다.

여진숙은 문 앞에서 잠시 더 기다렸다. 그러나 노승아는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실망한 채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김예진이 휴게실에 들어갔을 때, 노승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언니, 아주머니는 돌려보냈어요. 이건 아주머니가 주신 닭곰탕이에요.”

김예진은 도시락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노승아는 도시락을 힐끗 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알았어.”

“드실래요?”

“아니.”

노승아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여진숙의 행동이 조금도 감동스럽지 않은 듯했다. 그녀는 여진숙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깟 닭곰탕 한 번 배달했다고 감동할 리도 없었다.

노승아는 도시락을 통째로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러자 김예진은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평소 그녀는 여진숙과 사이가 좋았기 때문이다.

“나 이제 닭곰탕 안 먹어.”

노승아의 말을 김예진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닭곰탕에 질렸겠거니 했다.

...

여진숙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교도소로 갔다. 그녀는 만날 사람이 있었다.

잠시 기다린 끝에 그녀는 만나고 싶었던 사람과 만났다. 두 사람은 유리창을 사이 두고 서로를 바라봤다.

여진숙의 눈에는 잠시 알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