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어? 누구야?”유진우의 얼굴이 굳어졌다.“영살문의 살인청부업자인데, 황보 가문에 오래 잠복해 있었습니다. 오늘 맹주님이 방심한 틈을 타 공격했다고 합니다.”“또 영살문이야? 범인 지금 어디 있어?”“청양산의 어느 민박집에 숨어있다고 합니다.”“사람들 모아서 잡으러 가. 절대 놓치면 안 돼!”“네!”윤호는 짧게 대답하고는 급히 문을 나섰다.20분 뒤.유진우는 강린파 사람들을 데리고 청양산으로 향했다. 범인이 도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밀 행동으로 진행되었다.사람들이 청양산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진 뒤였다. 전날 무도대회의 여파로 청양산 근처는 북적거렸었다. 하지만 오늘 밤은 유독 썰렁해 보였다. 청양산 전체가 어둠에 뒤덮여 크게 벌린 괴물의 입 같았다. 어스름한 달빛이 땅에 비쳐 별빛의 반짝거림을 반사해 냈다.“여보, 여기 좀 이상해요.”사람들이 차에서 내린 뒤 조선미가 갑자기 말했다.“어떤 점이 이상한데요?”유진우의 눈빛이 사방을 꼼꼼히 훑었다.“너무 조용해요. 산에는 동물들이 많을 텐데, 들어봐요. 아무 소리도 안 들려요.”여자의 직감이 그녀에게 위험을 알려주고 있었다.“아가씨, 동물들 잘 시간 아니에요? 이상할 거 뭐 있어요?”홍길수가 큰 소리로 물었다.“동물들 주로 밤에 활동하는 거 몰라요?”“그래요?”홍길수가 되물었다. 중학교도 나오지 않은 그가 이 사실을 알 리 없었다.“응?”순간 유진우의 동공이 흔들렸다. 어두운 산속에 약간의 빛이 반사되고 있었다. 아주 약한 빛이라 일반인은 거의 인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건 조준경의 빛이었다!“조심해요!”유진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조선미를 덮쳐 땅에 넘어뜨렸다.빵!그와 동시에 불빛이 번쩍하더니 총소리가 들렸다. 긴 철갑탄 하나가 유진우의 몸을 비껴가 차에 명중했다.쾅!또다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총알에 차가 관통되면서 엄청난 충격으로 차체가 심하게 흔들렸다.“매복이에요! 조심해요!”홍길수가 크게 소리쳤다. 그의
“빨리 타! 선미 씨 엄호해!”유진우가 판단을 내렸다.“진우 씨는 어쩌고요?”“이 사람들은 저 못 죽여요. 어서 가요. 따라갈게요.”유진우가 재촉했다. 그가 말하는 사이에도 그의 손에서 은 바늘이 계속해서 튀어나와 산속에 숨은 저격수들을 하나씩 처리했다. 하지만 주위에 적이 너무도 많아 전부 처리할 수는 없었다.“조심해요!”조선미는 머리를 끄덕이고는 차에 올라탔다. 계속 남아있는 건 유진우의 집중력만 분산시키는 꼴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길수야, 선미 씨 잘 지켜 줘.”“안심하세요, 머리카락 한 올도 다치지 않게 하겠습니다.”홍길수는 크게 대답하고는 몇 명을 불러 명령했다.“너희, 차 운전해서 나와 함께 간다!”“네!”그들은 짧게 대답하고는 각자 차를 운전해 홍길수가 탄 차를 에워싸고 떠났다.“쫓아가!”누군가 도망치는 것을 본 맨 앞의 지프차가 즉시 방향을 바꿔 그 차를 쫓아가려 했다.“저 차를 쳐버려!”조수석의 지휘자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운전자가 액셀을 밟으며 차를 향해 돌진했다.“흥!”유진우가 한 발 나서 천천히 주먹을 쥐고는 지프차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펑!엄청난 소리와 함께 지프차가 몇 미터 밖으로 날아가더니 공중에서 폭발했다. 차 안의 킬러가 즉사했다.허공에서 불타던 지프차가 뒤에서 오는 자동차의 위로 떨어졌다. 차 세 대가 모두 엉망이 되었다.이때 점점 더 많은 차가 엄청난 총소리와 함께 공격해 왔다. 짧은 혼란 뒤에 강린파 사람들도 총을 꺼내 공격했다. 저격수가 없으니 강린파의 사상자가 훨씬 적었다.“응?”유진우가 눈썹을 찌푸렸다. 매복한 킬러들은 사복을 입고 있었지만, 꼭 군인같이 서로 협력하고 엄호해 주며 천천히 상대를 압박해 왔다. 이대로라면 한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전멸할 것이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유진우의 살의가 타올랐다. 그는 더 이상 봐주지 않고 적군의 진영으로 들어가 학살하기 시작했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피바람이 불고 비명이 난무했다.“막아!”이때 어둠 속
이때, 풍우 산장 앞.총알 자국이 가득하고 검은 연기가 나는 차 몇 대가 산장 앞에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고 조선미와 홍길수 등 사람들이 차에서 내렸다.“아가씨, 괜찮으십니까? 다친 덴 없고요?”홍길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방금 차에 엄청난 수의 총알이 박혔기 때문이다.“전 괜찮아요, 빨리 진우 씨를 도와주러 가요.”“아, 네...”홍길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어서 강린파 사람을 모두 불러내 보스에게 보내!”“네!”그의 수하가 급히 사람들을 부르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린파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청양산으로 달려갔다.“아가씨, 보스의 실력도 강하고, 사람들도 많이 갔으니 아무 일 없을 겁니다. 먼저 들어가 쉬시죠.”홍길수는 땀을 닦고는 조선미와 함께 로비로 들어갔다.“길수 씨, 보스를 노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모함에 매복까지, 너무 위험한데요.”“그건... 저도 몰라요.”홍길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할 뿐 그 이유는 묻지 않았다. 그에게 유진우는 못 하는 게 없었으니까, 그를 따르기만 하면 될 것이었다.“홍길수!”이때 피범벅이 된 윤호가 사람들을 데리고 로비에 들어와 물었다.“유진우 씨는? 돌아왔어?”“너랑 있는 거 아니었어?”“씨발! 적이 너무 많아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어. 도망치다 보니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그래도 진우 씨는 돌아온 줄 알았는데.”“이런 쓰레기 같은 자식!”“어떡해? 위험한 건 아니겠지?”“불길한 소리 그만해! 괜찮을 거야. 사람들을 모두 보냈으니 금방 찾을 거야.”“모두 보냈어? 그럼 풍우 산장은 텅텅 빈 거야?”“그런 생각 할 새 없어. 보스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니까.”“그렇긴 해.”윤호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칼을 꺼내 홍길수의 배에 꽂아 넣었다.“컥!”홍길수는 배의 칼자국과 차가운 표정의 윤호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너... 너 뭐 하는 거야?”“뭐 하냐고? 당연히 너 죽이고 있지.”윤호가 차
“아가씨! 어서 도망치세요!”홍길수는 이를 꽉 깨물고 칼을 들고는 조선미를 보호했다. 조선미도 급히 로비를 뛰쳐나갔다. 그녀가 다시 뒤를 돌아봤을 때 홍길수 일행은 이미 피 웅덩이 속에 쓰러져 있었다.“저 여자 잡아!”윤호가 조선미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조선미가 유진우의 약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진우가 죽지 않더라도 조선미를 인질 삼아 뭐라도 해볼 생각이었다.“네!”맹호당 제자들이 짧게 대답하고는 조선미를 쫓아가려 했다. 이때 피를 철철 흘리던 홍길수가 벌떡 일어나 달려가서 로비의 문을 닫아버렸다.“아가씨! 어서요!”홍길수가 문을 잠그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윤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부하의 칼을 빼앗아 들고 홍길수의 몸을 찍어댔다. 홍길수는 몸으로 문을 막은 채 버티고 있었다. 그의 몸은 이미 상처투성이였다.“죽어!”윤호는 미친 듯이 홍길수를 공격했다. 그 잔인한 모습에 맹호당의 제자들도 인상을 찌푸렸다. 결국 홍길수가 서서히 쓰러졌다. 흘러나온 피가 바닥을 물들였다.“문 열어!”윤호의 명령이 떨어지자, 로비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윤호가 문을 나서려 할 때, 바닥에서 피 묻은 손이 윤호의 발목을 잡았다.“어서... 어서 도망치...”홍길수는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었지만, 마지막 남은 힘으로 윤호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씨발! 죽여버려!”윤호는 일그러진 얼굴로 계속 홍길수의 몸을 칼로 찍어댔다. 하지만 홍길수의 손은 윤호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미친놈!”윤호는 이를 꽉 깨물고 홍길수의 손목을 끊어버린 뒤 끊어진 손을 질질 끌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금방 문을 나서자 한 줄의 헤드라이트가 보였다. 강린파의 제자들이 돌아온 것이다,“보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먼저 돌아갑시다!”맹호당 제자가 말했다.“씨발, 거의 다 왔는데, 그 미친놈 때문이야!”윤호는 아쉬웠지만 사람들을 이끌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이때 큰 소리와 함께 차 몇십 대가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유진우가 처음 본 것
“홍길수!”놀란 표정의 유진우가 은바늘을 꺼내 홍길수의 혈 자리에 꽂아 지혈하려 했다. 하지만 상처가 너무 많아 피를 멈출 수 없었다.심상치 않음을 느낀 유진우가 급히 그의 진기를 홍길수의 몸에 불어넣어 그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주려 했다.진기를 받은 홍길수의 눈이 서서히 떠졌다.“보, 보스... 돌아오셨습니까?”홍길수가 쇠약한 목소리로 물었다.“아가씨는... 괜찮으신 겁니까?”“응, 이제 안전해.”유진우가 억지로 웃었다.“정말... 잘됐네요...”홍길수가 입꼬리를 움찔거렸다.“보스, 약속 지켰습니다. 아가씨를... 지켜냈습니다.”“응, 잘했어. 약속 지켰어.”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진기는 계속해서 홍길수에게 들어가고 있었지만, 홍길수의 생명은 점점 꺼지고 있었다.“보스... 저, 전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죽기 전에,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습니다...”홍길수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허튼소리 마! 난 명의야, 넌 살 수 있어!”유진우는 입술을 깨물고는 또다시 홍길수의 몸에 침을 꽂았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보...보스, 제가 죽어도, 우리 소현이 좀 잘 돌봐 주세요. 정아도요... 이번 생, 잘 살지는 못했고... 자랑거리라곤 아내와 딸밖에 없어요... 두 사람, 정말 걱정돼서... 보스... 잘 돌봐 주세요...”홍길수의 목소리가 점점 약해졌다.“다 낫고 직접 말해, 버텨야 해!”유진우는 이미 엄청난 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하지만 바로 그때, 유진우가 검은 피를 토해냈다.7일 탈명단의 독이 발작한 것이다!“보, 보스... 힘 빼지 마세요. 저... 정말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제 아내와 딸 잘 부탁드려요...”홍길수가 유진우의 소매를 잡았다. 그의 눈에는 이미 약간의 빛밖에 남아있지 않았다.“응. 약속할게. 내 친딸처럼 잘 대해줄게.”“감사합니다... 감사...”홍길수는 웃으며 떨리는 손으로 품속에서 인형 하나를 꺼내 유진우에게 넘겨주었
그 뒤 전화가 통하지 않자 불안해서 딸과 함께 와본 것이다. 대문의 핏자국을 보자 그녀는 더욱 불안해졌다.“오빠! 길수 오빠 어디 있어?”김정아는 계속 외쳤다. 하지만 몇백 명의 강린파 제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서 있을 뿐 아무 말도 없었다. 풍우 산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길수 오빠?”김정아가 로비 문가로 뛰어가고는 벼락 맞은 듯 가만히 서 있었다.피범벅이 돼 쓰러져있는 시체가 자신의 남편이라니?그녀는 믿을 수 없는 듯 휘청거리며 그 앞으로 다가갔다. 얼굴을 확인한 뒤에야 현실을 알아챈 듯 시체 위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다.“오빠! 일어나... 일어나 봐! 일어나서 우리 좀 봐! 왜... 왜 이렇게 된 건데?”김정아는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 홍소현도 울며 홍길수의 앞에 다가가 시체를 흔들었다.“아빠... 일어나 봐... 내 생일도 같이 보내기로 했잖아... 놀이공원도 같이 가자며! 약속 안 지키면 나쁜 아빠야... 내가 아빠 화나게 한 거야? 말 잘 들을게... 일어나면 안 돼? 엉엉...”“...”오열하는 모녀를 보는 유진우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모녀의 앞에 꿇어앉아 자책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길수를 지키지 못했습니다.”“나쁜 아저씨!”홍소현은 울면서 작은 주먹으로 유진우의 가슴을 때렸다.“나쁜 아저씨! 우리 아빠 지킨다고 약속했잖아요! 거짓말! 변신기 가져와요. 아저씨 싫어. 울트라맨으로 변하지 마요! 나쁜 사람! 다시는 약속 안 할 거야!사기꾼! 엉엉...”홍소현은 눈물을 비 오듯 쏟으며 말했다.“미안하다... 아저씨 잘못이야. 아저씨가 아빠를 지키지 못했어, 아저씨 잘못이야...”유진우는 눈물을 흘리며 홍소현을 품에 안았다. 어떻게 설명할지도, 어떻게 위로할지도 몰라 그저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풍우 산장은 슬픔에 덮였다.얼마 뒤, 유진우는 은 바늘을 꺼내 조금 진정된 모녀의 목덜미에 꽂았다. 두 사람이 금세 스르륵 잠에 들었다.“소현이 잘 보살펴줘요.”유진우는 조선미에게 홍소현을 안
성동, 고급 별장 안.윤호는 소파에 누워 담배를 질겅이고 있었다. 그의 한쪽 다리는 차탁에 올려져 있었다. 그의 발목에는 아직도 피가 흥건한 손이 달려있었다. 두 부하가 옆에서 조심스레 그 손을 처리하고 있었다. 너무 힘을 준 탓인지 잘린 손의 손톱이 살 안에 박혀있었다.“씨발! 살살 해!”윤호는 인상을 쓰며 부하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네, 금방이면 됩니다.”부하가 억지로 웃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잘린 손을 발목에서 떼어냈다.“홍길수 그 미친놈, 정말 끈질기네. 한 사람만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해?”윤호가 구시렁거렸다. 강린파가 생긴 뒤 그는 계속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까지 잘해왔고, 전보다 돈도 많이 벌었지만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욕심 많은 사람이었다. 이왕 할 거면 최고가 되어야 했다. 보스 자리도 꼭 손에 넣어야 했다.유진우가 죽고, 높으신 분의 도움까지 있다면 이제 강린파는 그의 것이었다.“보스, 새 소식입니다!”부하 한 명이 달려 들어왔다.“어떻게 됐어? 유진우 그 자식 죽었어?”“실패했답니다.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살았다고?”윤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총 든 사람 몇백 명이, 유진우 하나를 못 죽였다고? 그놈 신이야?”“보스, 어떡합니까? 유진우가 죽지 않았으니 곧 복수를 시작할 겁니다.”“씨발! 여기도 위험해. 빨리 다른 곳으로 가야 해!”윤호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급히 짐을 싸기 시작했다.“여보, 왜 그렇게 긴장해?”이때 풍만한 몸매의 여자가 2층에서 걸어 내려왔다.“말 시키지 말고 빨리 가서 짐 싸. 어서 피해야 해.”“잘살고 있는데 왜 그래? 샵도 예약했는데.”“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하라면 좀 해!”윤호가 소리 질렀다.“그리고, 민이한테 연락해서 빨리 아지트로 가라고 해!”“응.”여자는 목을 움츠리고는 엉덩이를 흔들며 다시 올라갔다. 그리고 반 시간쯤 뒤 캐리어 두 개를 끌고 내려왔다.“씨발! 빨리 안 해?”“재촉하긴 뭘 재촉해? 짐도 싸고 화장도 해야
“돈도 좋지만, 일단 살고 봐야죠. 오늘 당신을 잡지 못한다면 보스께서 저희를 죽일 겁니다.”“도련님! 여긴 저희에게 맡기고 어서 가세요!”몇 명의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 맹호당 제자들과 대치했다.“그래, 꼭 버텨내.”윤호가 아내를 데리고 도망쳤다.“죽여!”건장한 체격의 맹호당 제자가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부하들은 열심히 저항했지만 결국 하나둘 쓰러지고 말았다.“쫓아가!”맹호당 제자들이 윤호를 향해 달려갔다.“아!”이때 도망치던 윤호의 아내가 갑자기 풀썩 쓰러졌다.“여보! 나 넘어졌어, 빨리 업어줘!”“가지가지 한다. 정말!”윤호가 아내를 부축하려 할 때 맹호당 제자들이 그를 발견하고 뛰어왔다. 그를 본 윤호가 아내를 내버려두고 급히 도망갔다.“여보, 여보!”윤호의 아내가 목이 터지라 남편을 불렀지만, 윤호는 되돌아보지 않았다. 여자 한 명이 목숨보다 중요할 리 없었다. 숨만 붙어 있다면 여자는 언제든지 다시 만날 수 있었다.윤호가 거의 도망쳤을 때, 검은색 차 몇 대가 갑자기 들어와 그의 앞을 막았다. 차 문이 열리고 어두운 표정의 유진우가 천천히 걸어 내려왔다.“유, 유진우?”윤호는 깜짝 놀라 뒤돌아 도망치려 했지만 뒤쫓아온 맹호단 제자들이 버티고 서 있었다. 이제 꼼짝없이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된 것이다.심상치 않음을 느낀 윤호가 땅에 꿇어앉아 싹싹 빌기 시작했다.“보스!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신다면 다시는 그런 짓 하지 않겠습니다!”“홍길수를 죽일 때 놓아주겠다는 생각 한 번이라도 했어?”유진우는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서서히 윤호에게 다가갔다.“저랑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전 억울합니다. 저도 협박받은 거예요, 어쩔 수 없었다고요!”“누가 널 협박했는데?”“사, 사실대로 말하면, 놓아주시는 건가요?”윤호가 침을 삼키고는 조심스레 물었다. 목숨을 건질 유일한 기회였다.“그래, 사실대로 말하면 살려는 줄게.”“감사합니다... 절 협박한 사람은 강씨 가문의 강백준입니다.”“강백준?”유진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