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수!”놀란 표정의 유진우가 은바늘을 꺼내 홍길수의 혈 자리에 꽂아 지혈하려 했다. 하지만 상처가 너무 많아 피를 멈출 수 없었다.심상치 않음을 느낀 유진우가 급히 그의 진기를 홍길수의 몸에 불어넣어 그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주려 했다.진기를 받은 홍길수의 눈이 서서히 떠졌다.“보, 보스... 돌아오셨습니까?”홍길수가 쇠약한 목소리로 물었다.“아가씨는... 괜찮으신 겁니까?”“응, 이제 안전해.”유진우가 억지로 웃었다.“정말... 잘됐네요...”홍길수가 입꼬리를 움찔거렸다.“보스, 약속 지켰습니다. 아가씨를... 지켜냈습니다.”“응, 잘했어. 약속 지켰어.”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진기는 계속해서 홍길수에게 들어가고 있었지만, 홍길수의 생명은 점점 꺼지고 있었다.“보스... 저, 전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죽기 전에,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습니다...”홍길수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허튼소리 마! 난 명의야, 넌 살 수 있어!”유진우는 입술을 깨물고는 또다시 홍길수의 몸에 침을 꽂았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보...보스, 제가 죽어도, 우리 소현이 좀 잘 돌봐 주세요. 정아도요... 이번 생, 잘 살지는 못했고... 자랑거리라곤 아내와 딸밖에 없어요... 두 사람, 정말 걱정돼서... 보스... 잘 돌봐 주세요...”홍길수의 목소리가 점점 약해졌다.“다 낫고 직접 말해, 버텨야 해!”유진우는 이미 엄청난 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하지만 바로 그때, 유진우가 검은 피를 토해냈다.7일 탈명단의 독이 발작한 것이다!“보, 보스... 힘 빼지 마세요. 저... 정말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제 아내와 딸 잘 부탁드려요...”홍길수가 유진우의 소매를 잡았다. 그의 눈에는 이미 약간의 빛밖에 남아있지 않았다.“응. 약속할게. 내 친딸처럼 잘 대해줄게.”“감사합니다... 감사...”홍길수는 웃으며 떨리는 손으로 품속에서 인형 하나를 꺼내 유진우에게 넘겨주었
그 뒤 전화가 통하지 않자 불안해서 딸과 함께 와본 것이다. 대문의 핏자국을 보자 그녀는 더욱 불안해졌다.“오빠! 길수 오빠 어디 있어?”김정아는 계속 외쳤다. 하지만 몇백 명의 강린파 제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서 있을 뿐 아무 말도 없었다. 풍우 산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길수 오빠?”김정아가 로비 문가로 뛰어가고는 벼락 맞은 듯 가만히 서 있었다.피범벅이 돼 쓰러져있는 시체가 자신의 남편이라니?그녀는 믿을 수 없는 듯 휘청거리며 그 앞으로 다가갔다. 얼굴을 확인한 뒤에야 현실을 알아챈 듯 시체 위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다.“오빠! 일어나... 일어나 봐! 일어나서 우리 좀 봐! 왜... 왜 이렇게 된 건데?”김정아는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 홍소현도 울며 홍길수의 앞에 다가가 시체를 흔들었다.“아빠... 일어나 봐... 내 생일도 같이 보내기로 했잖아... 놀이공원도 같이 가자며! 약속 안 지키면 나쁜 아빠야... 내가 아빠 화나게 한 거야? 말 잘 들을게... 일어나면 안 돼? 엉엉...”“...”오열하는 모녀를 보는 유진우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모녀의 앞에 꿇어앉아 자책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길수를 지키지 못했습니다.”“나쁜 아저씨!”홍소현은 울면서 작은 주먹으로 유진우의 가슴을 때렸다.“나쁜 아저씨! 우리 아빠 지킨다고 약속했잖아요! 거짓말! 변신기 가져와요. 아저씨 싫어. 울트라맨으로 변하지 마요! 나쁜 사람! 다시는 약속 안 할 거야!사기꾼! 엉엉...”홍소현은 눈물을 비 오듯 쏟으며 말했다.“미안하다... 아저씨 잘못이야. 아저씨가 아빠를 지키지 못했어, 아저씨 잘못이야...”유진우는 눈물을 흘리며 홍소현을 품에 안았다. 어떻게 설명할지도, 어떻게 위로할지도 몰라 그저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풍우 산장은 슬픔에 덮였다.얼마 뒤, 유진우는 은 바늘을 꺼내 조금 진정된 모녀의 목덜미에 꽂았다. 두 사람이 금세 스르륵 잠에 들었다.“소현이 잘 보살펴줘요.”유진우는 조선미에게 홍소현을 안
성동, 고급 별장 안.윤호는 소파에 누워 담배를 질겅이고 있었다. 그의 한쪽 다리는 차탁에 올려져 있었다. 그의 발목에는 아직도 피가 흥건한 손이 달려있었다. 두 부하가 옆에서 조심스레 그 손을 처리하고 있었다. 너무 힘을 준 탓인지 잘린 손의 손톱이 살 안에 박혀있었다.“씨발! 살살 해!”윤호는 인상을 쓰며 부하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네, 금방이면 됩니다.”부하가 억지로 웃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잘린 손을 발목에서 떼어냈다.“홍길수 그 미친놈, 정말 끈질기네. 한 사람만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해?”윤호가 구시렁거렸다. 강린파가 생긴 뒤 그는 계속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까지 잘해왔고, 전보다 돈도 많이 벌었지만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욕심 많은 사람이었다. 이왕 할 거면 최고가 되어야 했다. 보스 자리도 꼭 손에 넣어야 했다.유진우가 죽고, 높으신 분의 도움까지 있다면 이제 강린파는 그의 것이었다.“보스, 새 소식입니다!”부하 한 명이 달려 들어왔다.“어떻게 됐어? 유진우 그 자식 죽었어?”“실패했답니다.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살았다고?”윤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총 든 사람 몇백 명이, 유진우 하나를 못 죽였다고? 그놈 신이야?”“보스, 어떡합니까? 유진우가 죽지 않았으니 곧 복수를 시작할 겁니다.”“씨발! 여기도 위험해. 빨리 다른 곳으로 가야 해!”윤호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급히 짐을 싸기 시작했다.“여보, 왜 그렇게 긴장해?”이때 풍만한 몸매의 여자가 2층에서 걸어 내려왔다.“말 시키지 말고 빨리 가서 짐 싸. 어서 피해야 해.”“잘살고 있는데 왜 그래? 샵도 예약했는데.”“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하라면 좀 해!”윤호가 소리 질렀다.“그리고, 민이한테 연락해서 빨리 아지트로 가라고 해!”“응.”여자는 목을 움츠리고는 엉덩이를 흔들며 다시 올라갔다. 그리고 반 시간쯤 뒤 캐리어 두 개를 끌고 내려왔다.“씨발! 빨리 안 해?”“재촉하긴 뭘 재촉해? 짐도 싸고 화장도 해야
“돈도 좋지만, 일단 살고 봐야죠. 오늘 당신을 잡지 못한다면 보스께서 저희를 죽일 겁니다.”“도련님! 여긴 저희에게 맡기고 어서 가세요!”몇 명의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 맹호당 제자들과 대치했다.“그래, 꼭 버텨내.”윤호가 아내를 데리고 도망쳤다.“죽여!”건장한 체격의 맹호당 제자가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부하들은 열심히 저항했지만 결국 하나둘 쓰러지고 말았다.“쫓아가!”맹호당 제자들이 윤호를 향해 달려갔다.“아!”이때 도망치던 윤호의 아내가 갑자기 풀썩 쓰러졌다.“여보! 나 넘어졌어, 빨리 업어줘!”“가지가지 한다. 정말!”윤호가 아내를 부축하려 할 때 맹호당 제자들이 그를 발견하고 뛰어왔다. 그를 본 윤호가 아내를 내버려두고 급히 도망갔다.“여보, 여보!”윤호의 아내가 목이 터지라 남편을 불렀지만, 윤호는 되돌아보지 않았다. 여자 한 명이 목숨보다 중요할 리 없었다. 숨만 붙어 있다면 여자는 언제든지 다시 만날 수 있었다.윤호가 거의 도망쳤을 때, 검은색 차 몇 대가 갑자기 들어와 그의 앞을 막았다. 차 문이 열리고 어두운 표정의 유진우가 천천히 걸어 내려왔다.“유, 유진우?”윤호는 깜짝 놀라 뒤돌아 도망치려 했지만 뒤쫓아온 맹호단 제자들이 버티고 서 있었다. 이제 꼼짝없이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된 것이다.심상치 않음을 느낀 윤호가 땅에 꿇어앉아 싹싹 빌기 시작했다.“보스!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신다면 다시는 그런 짓 하지 않겠습니다!”“홍길수를 죽일 때 놓아주겠다는 생각 한 번이라도 했어?”유진우는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서서히 윤호에게 다가갔다.“저랑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전 억울합니다. 저도 협박받은 거예요, 어쩔 수 없었다고요!”“누가 널 협박했는데?”“사, 사실대로 말하면, 놓아주시는 건가요?”윤호가 침을 삼키고는 조심스레 물었다. 목숨을 건질 유일한 기회였다.“그래, 사실대로 말하면 살려는 줄게.”“감사합니다... 절 협박한 사람은 강씨 가문의 강백준입니다.”“강백준?”유진우는
달리는 차 안.유진우는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차가 덜컹거릴 때마다 조금씩 떠지는 눈 사이로 붉은빛이 새어 나왔다. 엄청난 살의였다.따르릉.전화벨이 갑자기 울렸다. 악당파 장 어르신이었다.“보스, 윤호는 이미 처리했습니다. 머리 하나만 남겨뒀습니다.”“네.”“윤호의 아내와 아들은 모두 생포했습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다 죽여요.”“네.”“그리고 또 하나, 강백준이 어디 있는지 알아봐 줘요.”“강백준은 지위도 높은데, 정말 그렇게 하시려고요?”“그자가 누군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는 상관없어요. 내 친구를 죽였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해요. 당장 진행해요!”“네!”장 어르신은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강린파의 제자들은 그 수도 많고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어 조사에 있어서는 엄청난 효율을 보였다. 반나절 사이에 강백준의 거처를 알아냈다.장소를 확인한 뒤 유진우는 빠르게 차를 타고 그곳으로 향했다.누구나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강백준이 그를 건드렸으니 오늘 밤은 그도 봐주지 않을 거였다....오후 7시, 월화호텔.엄청난 규모의 생일파티가 진행되고 있었다. 생일자인 장경화는 환한 웃음으로 손님들의 축하를 받고 있었다. 그녀는 쌓여가는 돈봉투를 보며 활짝 웃었다. 딸이 이 씨 그룹의 실세가 되고 나서 그녀의 지위는 날로 높아갔다.“이모, 생신 축하드려요. 이건 제가 준비한 선물이에요.”단소홍이 정교하게 포장된 상자를 장경화에게 내밀었다. 그 안에는 옥팔찌가 들어있었다. 몇천만 원을 웃돌 만큼 질 좋은 팔찌였다.“언니, 줄 건 없고, 우리 엄마가 남겨준 반지인데, 언니가 가지고 있어요.”장홍매가 금반지 하나를 꺼내 언니의 손에 끼워줬다.“응, 다들 정말 고마워.”장경화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옆의 이청아를 흘깃 바라보았다. 이청아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가끔 고개를 돌려 문가를 바라보는 것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딸, 뭐 봐?”“
“청아야, 너 왜 그렇게 미련해?”장경화가 말했다.“네가 강 장군과 결혼한다면, 앞으로 원하는 걸 다 가질 수 있어. 누가 감히 널 건드리겠니?”“전 제 실력으로 올라갈 거예요.”“너 참...”장경화는 답답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됐어요, 억지로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둬요.”장홍매가 말렸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기쁨이 넘쳤다. 이청아가 강백준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녀의 딸에게 기회가 생기는 거였다.“저기, 강 장군님 왔다!”단소홍이 외치자 사람들이 고개를 돌렸다.정장을 입은 강백준이 사람들을 데리고 큰 보폭으로 걸어들어왔다. 사람들이 양옆으로 갈라졌다. 그의 분위기와 포스가 사람들을 압도했다.“강 장군, 어떻게 왔어?”장경화가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생신인데, 당연히 와 봐야죠.”강백준이 웃으며 손을 저었다. 그와 함께 온 부관 한 명이 선물상자 하나를 장경화에게 건네줬다. 그 안에는 화전옥 하나가 들어있었다. 영롱한 빛을 자랑하는 것이 틀림없는 최상급 옥이었다.“아줌마, 이건 궁중 옥입니다. 왕비들이 사용하던 건데, 어렵게 구했습니다. 생신 정말 축하드려요.”강백준이 웃으며 옥을 건네주었다.“그래, 정말 고마워!”장경화가 환하게 웃었다.왕비들이 사용했던 옥이 지금 그녀의 손안에 있다. 그녀가 왕비가 된 거나 마찬가지였다.“어서 앉아!”장경화가 급히 그들을 가장 앞자리에 앉혔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파티장이 금세 웅성거렸다.서울의 유명 인사들이 모두 장경화를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너무도 많은 사람의 아부를 받은 장경화가 기쁨에 빠져 있었다.“장군님...”이때 부관 한 명이 다가와 강백준에게 궛속말로 말했다.“방금 들은 소식인데 매복이 실패했답니다. 유진우는 도망쳤고, 우리 사람들은 전멸했습니다!”“실패? 그렇게 많이 보냈는데, 유진우 한 명을 못 잡았다고?”“무도 대회 우승자라 실력이 강합니다. 게다가 부하들도 몇천 명이나 있어서, 상대하기에 어려웠답니다.”“그놈 지금 어디 있는데?”“얼마 전
쾅!문이 열리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문으로 쏠렸다. 상복을 입은 남자가 살기 어린 눈으로 걸어들어왔다. 그 차가운 표정과 눈빛에 사람들은 소름이 돋았다.“유진우? 네가 어떻게 왔어?”장경화가 인상을 썼다. 유진우를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와서 공짜로 한 끼 먹고 가려는 건 아니겠지?“어디가 잘못된 건가, 상복을 입고 생일파티에 오다니, 불길하게!”단소홍이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좋은 날에 상복이 웬 말이야?’“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진짜 왔네.”강백준이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며칠 뒤 다시 처리하려 했는데, 이렇게 빨리 나타나 줄 줄은 몰랐다.“진우 씨?”이청아의 눈이 반짝 빛나더니 급히 문 쪽을 쳐다보았다. 유진우가 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와줬다. 유진우에게 이청아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진우 씨 왔구나. 그럴 줄...”이청아가 웃으며 입을 떼려는데, 마침 유진우의 차가운 눈빛을 보았다. 순간 그녀는 굳어졌다. 이렇게 차가운 눈빛은 본 적 없었다.유진우는 이청아를 슬쩍 보고는 더 이상 그녀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채 그녀를 스쳐 지나갔다. 모르는 사람을 본 듯 무심했다.이청아는 입을 벙긋거렸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강백준!”유진우의 눈길이 강백준에게 고정됐다.“나 불렀어?”강백준은 자리에 앉아 턱을 살짝 들어 올린 채였다. 그의 눈빛에서 경멸과 비웃음이 보였다.“강백준, 나쁜 일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오늘이 네 제삿날이 될 거야.”“웃기는 소리! 강 장군님께 까불다니, 살고 싶지 않나 봐?”사람들은 모두 화가 나 씩씩거렸다. 강백준에게 잘 보일 기회를 그냥 날릴 순 없었다.“뭐 하는 거야? 네 옷 좀 봐. 축하하러 온 거야, 저주하러 온 거야?”장경화가 화를 내자 단소홍이 맞장구를 쳤다.“유진우!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야. 당장 꺼져!”“오늘 일은 당신들과 상관없는 일인데, 꼭 강백준 편을 들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절대 안 봐 드릴 겁니다.
“여봐라! 당장 가서 저 짐승 같은 놈을 잡아!”정신을 차린 장경화가 포효하듯 소리를 질렀다. 곧이어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사방에서 우르르 몰려왔고 저마다 전기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가서 잡아!”명령이 떨어지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한꺼번에 유진우에게 달려들었다. 유진우가 한쪽 손을 휙 휘두르자 은침 한 줄이 질서 정연하게 날아갔다.경호원들은 유진우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하나같이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울부짖었다.눈 앞에 펼쳐진 괴이한 광경에 주변 사람들은 혹시라도 불똥이 튈까 두려워 뿔뿔이 흩어졌다. 조금 전까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떠들어대던 장경화도 더는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오늘의 유진우는 평소와 사뭇 달랐다. 눈에 뵈는 게 없었고 아주 매정했다.“강백준, 오늘 네 제삿날이 될 거야. 아무도 널 구하지 못해!”유진우는 고개를 돌려 날카롭고 살벌한 눈빛으로 강백준을 쏘아보았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그때 옆에 있던 한 장발의 남자가 갑자기 상을 탁 치며 일어났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유진우를 쏘아보았는데 물러설 기색이 전혀 없었다.“넌 또 누구야?”유진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난 귀멸사 정혁이다.”장발의 남자가 이름을 얘기한 순간 현장이 떠들썩해졌다.“세상에나! 귀멸사 정혁이라고? 그자가 여긴 어쩐 일이야?”“정혁이 누구야? 실력이 강해?”“강하다 뿐이겠어? 저 사람은 스카이 랭킹 3위인 강자야. 강남의 젊은 세대 중에서 정혁의 상대가 거의 없을걸?”“대박! 스카이 랭킹 3위라고? 그런 거물이 왜 여기에 있어?”정혁의 명성을 들은 후 나름 식견이 넓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강북과 강남에 무사들이 많긴 하지만 스카이 랭킹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무사는 손에 꼽힐 정도로 아주 적었다. 그리고 스카이 랭킹 10위 안에 든 고수는 대부분 연경에 있었다.정혁 같은 고수들은 강남에 거의 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무런 도전성이 없으니까.“장군님, 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