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04화

이청아는 홀로 병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눈빛이 흐리멍덩했고 안색도 매우 초췌했다.

온종일 울었더니 남아있는 힘이라곤 없었고 머리도 윙한 게 걸어 다니는 산송장이 따로 없었다. 오늘의 충격이 그녀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청아 씨...”

그때 유진우가 갑자기 병실로 들어와 걱정스럽게 물었다.

“입원했다고 해서 보러 왔어. 대체 어디가 아픈 거야? 내가 한번 봐줄까?”

이청아는 마치 자신을 가둔 것처럼 멍하니 앉아있기만 할 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

“청아 씨, 왜 그래?”

유진우가 그녀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었지만 눈동자가 풀려있었고 표정도 무뚝뚝했다. 얼핏 보면 살아있지 않은 인형 같았다.

보통 엄청난 충격을 받거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종종 이런 표정을 짓곤 한다.

유진우는 일그러진 얼굴로 이청아의 맥을 짚어보았다. 그런데 맥이 완전히 흐트러졌고 생명력도 아주 약했다. 마치 바람에 나부끼는 촛불처럼 언제든지 꺼질 것만 같았다.

“왜 갑자기 이렇게 됐지?”

화들짝 놀란 유진우는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재빨리 은침을 꺼내 이청아에게 응급조치를 취했다. 은침이 하나둘씩 꽂히면서 진기를 그녀의 체내에 끊임없이 불어넣었다.

“청아 씨, 얼른 일어나.”

유진우는 침을 놓으면서 계속 그녀를 불렀다.

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청아가 이 지경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만히 내버려 뒀다간 죽지는 않아도 정신이 미쳐버릴 거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일어나라고!”

마지막 침을 꽂을 때까지도 미친 듯이 진기를 불어넣었다.

잠시 후, 이청아의 몸이 드디어 생기가 조금 생겼다. 그녀의 풀렸던 눈동자도 빛을 되찾았다.

“너무 다행이야.”

그 모습을 보고서야 유진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재빨리 그녀에게 물었다.

“청아 씨, 대체 무슨 일이야? 방금...”

“짝!”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청아는 갑자기 유진우의 뺨을 세게 후려갈겼다. 그 바람에 유진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왜 그래?”

유진우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이청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고 눈가에 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