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누군가 이현을 죽이고 그 죄를 유진우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한 게 틀림없었다.‘대체 누구지? 도씨 가문? 아니면 선우 가문? 혹시 또 다른 적인가? 이렇게까지 한 이유가 뭘까? 설마 그냥 나와 청아 씨가 원수 사이가 되게 하려고?’유진우는 검은 침을 내려다보며 이청아에게 가서 설명하려다가 결국 참았다. 현재 그녀의 상태로 아무리 설명해봤자 믿지 않을 게 뻔했다. 게다가 침 하나가 유력한 증거도 될 수 없다. 반드시 진범을 잡아내야만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따르릉...”그때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유진우가 휴대 전화를 확인해보니 홍길수의 전화였다.“여보세요? 길수야, 마침 너에게 부탁할 게 있었는데...”유진우가 전화를 받고 용건을 말하기도 전에 홍길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보스, 큰일 났어요. 염룡파에 일이 생겼어요.”“일이 생겼다고? 무슨 일인데?”유진우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지금 한무리 정체불명의 무사들이 갑자기 염룡 무관에 쳐들어와서는 다짜고짜 사람을 패기 시작해요. 수단이 어찌나 악랄한지 우리 애들이 아예 막지를 못하고 있어요. 보스께서 급히 와주셔야겠어요.”홍길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조금만 더 버텨. 지금 당장 갈게.”유진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염룡파로 달려갔다. 염룡파에 일이 터졌는데 보스인 그가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30분 후, 유진우는 쏜살같이 달려 염룡 무관에 도착했다.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염룡파 제자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외부에서 쳐들어온 검은 옷 무사들이 염룡파를 완전히 통제했고 심지어 빼어난 실력의 4대 천왕마저 개처럼 바닥에 짓밟혀 꼼짝도 못 했다.염룡파 2인자인 홍길수도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고 있었다.“보스.”유진우를 보자 홍길수의 안색이 환해졌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뒤에 있는 텁석부리 남자가 등을 걷어찬 바람에 그대로 다시 넘어지고 말았다.“네가 바로 염룡파의 새 보스야?”텁석부리 남자가 자리
“X 같은 자식, 내가 이렇게 빨리 복수할 줄은 몰랐지?”도민향이 코웃음을 쳤다.“날 건드리면 뼈도 못 추릴 거라고 진작 경고했잖아. 어때? 인제 좀 무서워?”어제 돌아간 후 도민향은 바로 유진우의 신분을 조사했다. 조사해보니 유진우가 염룡파를 완전히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염룡파는 줄곧 그녀의 사촌 오빠인 도규현이 통제하고 있었던 세력이었는데 분수도 모르고 감히 권세 있는 자를 건드렸다고?하여 그녀는 곧바로 도규현을 찾아가 과장되게 부풀려서 고자질했다. 그 결과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어제 그렇게 혼쭐이 나고도 아직 정신 못 차려서 오늘 더 처맞으러 온 거야?”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처맞으러 온 거냐고? 흥, 눈 좀 똑바로 뜨고 봐. 주변에 온통 우리 도씨 가문의 무사들이야.”도민향이 날카롭게 말했다.도씨 가문은 5대 가문 중 유일한 옛 무세가이다. 주요하게 경호 쪽 일을 해왔고 상대에게 필요한 무력을 제공해준다.비록 경제 실력이 기타 4대 가문에 미치지 못하지만 무력만큼은 으뜸이었다.“사람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건 아니지.”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난 오늘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아. 너희들이 잘못을 뉘우치면서 사과하고 모든 손해를 배상한 다음 다시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맹세한다면 한 번쯤 용서해 줄 수도 있어.”“용서해 준다고? 하하...”도민향은 어이가 없다는 듯 크게 웃었다.“X자식, 무슨 배짱으로 그런 큰소리를 쳐? 지금 네 목숨은 내 손에 있어. 내 명령 한마디면 널 갈기갈기 찢어 죽일 수 있다고.”“그래? 그럼 어디 한번 해보든지.”뒷짐을 지고 있는 유진우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흥, 넌 혼쭐이 좀 나 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박웅, 당장 저 자식을 죽여버려.”도민향은 손을 흔들고는 재미난 구경이라도 하려는 듯 옆에 앉았다.“이 자식아, 넌 아가씨를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어. 원래는 그저 꼼짝 못 하게 잡기만 할 생각이었는데 이젠 네 손발을 잘라서 아가씨의
“이 자식아, 아까 얘네들이 충고할 때 도망쳤어야지. 이젠 도망칠 기회도 없어.”박웅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반경 5m 이내로 들어왔다. 이 거리는 그가 공격할 수 있는 최적의 거리였는데 이 범위에 들어서게 되면 상대는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수 없게 된다.“내가 언제 도망치겠다고 했어?”유진우의 표정은 여전히 침착하기만 했다.“뭐야? 내 이름을 듣고도 계속 반항하려고?”박웅의 눈빛에 경멸이 가득했다.“반항? 오해했나 본데 난 널 쓰러뜨리려는 것뿐이야.”유진우는 그의 말을 바로잡았다.“날 쓰러뜨리겠다고? 하하...”박웅은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비웃었다.“그래, 그럼 너에게 기회를 줄게. 여기서 움직이지 않고 있을 테니까 먼저 세 대만 쳐. 날 한 걸음이라도 뒷걸음질 치게 한다면 목숨은 살려줄게.”그의 말에 도민향 등은 경멸 섞인 웃음을 지었다.박웅은 쇠처럼 단단하고 칼과 총으로도 뚫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같은 레벨의 무사 중에 박웅을 무너뜨릴 수 있는 무사는 아무도 없었다.주먹 세 대가 아니라 30대라고 해도 그는 여전히 끄떡없을 것이다.“재밌네? 박웅이 아주 제대로 놀아줄 생각인가 봐.”도민향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저 자식 지금 이게 웬 떡이냐고 생각하고 있겠지? 사실은 굴욕을 자초하는 건데.”도씨 가문 무사들은 팔짱을 낀 채 마음껏 비웃었다.홍길수 일행은 어두운 표정으로 이를 꽉 깨물었다. 박웅이 유진우에게 굴욕을 주려고 일부러 그런 게 확실했다. 양측의 실력 차이가 커서 유진우는 절대 이길 리가 없다.“진짜 세 대 먼저 때려도 돼?”유진우가 갑자기 되물었다.“왜? 모자라? 그럼 10대 때리게 해줄게. 10대로도 부족하면 20대, 30대도 괜찮아.”박웅은 그를 마음껏 조롱했다.“아니, 한 대면 충분해.”유진우는 피식 웃으며 갑자기 주먹 한 대를 날렸다. 너무 빠르지도 않고 가벼운 아주 평범한 주먹이었다.“보스, 절대 속지 말아요. 지금 일부러 보스의 화를 돋우고 있는 거라고요.”홍
“으악...”갑자기 날아올랐다가 또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진 박웅을 본 순간 사람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나같이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경악을 금치 못했다.조금 전까지 멀쩡하고 끄떡없던 박웅이 한순간에 무너질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그것도 주먹 한 방에 말이다.쇠처럼 단단하다고 하지 않았던가?실력이 엄청나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런데 왜 일격도 막지 못했지?“말... 말도 안 돼.”그 순간 도민향의 얼굴에 지어졌던 미소가 사라졌고 그 대신 놀라움이 자리 잡았다.박웅이 누구인가? 광인이라는 별명을 지닌 본투비 레벨 고수이자 도규현의 실력 있는 부하다. 수많은 무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존재를 유진우가 주먹 한 방에 해결했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이... 이게 바로 보스의 실력이야? 정말 엄청난데?”홍길수는 눈앞의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광인 박웅은 실력이 강하기로 명성이 자자했고 도씨 가문의 에이스 무사였다. 이름을 알린 후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는데 그의 실력으로 혼자서 염룡파 전체를 쓰러뜨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그런데 그런 강자를 유진우가 단 일격에 해결해버렸다. 실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현장이 갑자기 발칵 뒤집혔다.“세상에나! 보스가 저렇게 대단한 분이었어? 주먹 한 방에 광인을 해결하다니, 정말 대박이야.”“이렇게나 강한 보스가 있다면 우리 염룡파는 앞으로 위세를 제대로 떨칠 수 있겠어.”염룡파 제자들은 놀랍고도 기뻐했고 존경심 가득한 눈빛으로 유진우를 쳐다보았다.아무리 광인이라 한들 유진우의 앞에서는 쓰레기에 불과했다. 일격도 당해내지 못했는데 10대, 20대를 맞았더라면 뼈도 못 추릴 가능성이 컸다.“어떻게 이럴 수가... 박웅이 졌다고?”“저 자식 대체 정체가 뭐야? 단 일격에 박웅을 처리하다니, 인간이 맞아?”도씨 가문의 무사들은 서로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주 식은 죽
“너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됐어? 지금 독 안에 든 쥐는 너희들이야.”유진우가 귀띔했다.그 시각 염룡파 제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금 전 겁을 먹은 건 박웅의 실력이 너무도 강해서였다. 이젠 박웅도 무너졌겠다, 그들도 충분히 힘을 보탤 수 있었다.“뭐야? 계속 도씨 가문에 덤빌 거야?”도민향이 언성을 높였다.“덤비면 뭐?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끝까지 가는 게 좋지 않겠어?”유진우는 겁먹은 기색이라곤 전혀 없었다.“너!”도민향은 이를 꽉 깨물었다. 유진우가 도씨 가문을 아예 안중에 두지 않고 이렇게 나댈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아가씨, 아무래도 이곳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철수하고 돌아가서 다시 얘기하시죠.”옆에 있던 한 무사가 낮은 목소리로 귀띔했다.염룡파에 사람도 많고 세력도 큰데다가 유진우 같은 고수까지 있어 그들의 힘만으로 이긴다는 건 절대 불가능했다.“철수해!”도민향은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결국 명령을 내렸다.“이대로 간다고? 나에게 물어나 봤어?”유진우가 발을 힘껏 구르자 엄청난 진기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진기가 닿는 곳마다 도씨 가문의 무사들이 맥없이 튕겨 나갔고 현장에 처참한 비명만 가득했다.“전부 잡아들여.”유진우가 움직이자 홍길수는 두말없이 제자들과 함께 달려들었다. 조금 전 부글부글 끓어올랐던 화를 제대로 풀 기회가 생겼다.“멈춰!”대전이 곧 펼쳐질 일촉즉발의 상황에 갑자기 누군가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곧이어 검은 무사 도복 차림에 몸매도 섹시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자가 몇몇 여무사들과 함께 위풍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뭐야?”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유진우는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누군가 했더니 바로 예전에 강능에서 만난 적이 있었던 도윤진이었다.두 사람은 평안 의원에서 처음 만났다.그때 도윤진과 남궁은설이 4대 악인 중 한 사람인 송강에게 쫓겨서 중상을 입었을 때 유진우가 나서서 두 사람을 구해줬고 송강까지 죽였다.나중에 현주과를 얻어 남궁
“윤진 씨, 지금 날 협박하는 거예요?”유진우는 실눈을 뜬 채 입가에 덤덤한 미소를 지었다.“지금 당신에게 충고하는 겁니다.”도윤진이 냉랭하게 말했다.“민향이 배후에는 도규현이 있어요. 만약 민향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도규현이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도규현?”그 말에 염룡파 제자들은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했다.도규현은 도씨 가문의 제일가는 천재일 뿐만 아니라 스카이 랭킹에도 이름을 올린 강자다.강남 무림의 젊은 세대 중에서도 도규현의 실력은 손꼽히는 정도였고 심지어 그가 차기 무림 맹주 후보라는 소문도 돌았다.재벌 출신에 천부적인 재능, 마스터 경지에 다다른 실력과 차기 무림 맹주 후보... 아무 수식어나 가져와도 충분히 놀랄만한데 도규현은 이 모든 걸 다 가졌다.이런 특출한 인재와 누가 감히 적이 되려 하겠는가?“도규현이면 뭐요? 걔는 뭐 목숨이 남들보다 더 많대요?”유진우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도규현의 명성을 들어보지 못했다면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거예요.”도윤진이 싸늘하게 말했다.“보스, 도규현 같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천재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절대 안 돼요. 그냥 물러나는 게 어떨까요?”홍길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맞아요, 보스. 저희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괜찮아요. 그러니 절대 목숨까지 걸고 위험을 무릅쓰진 말아요.”염룡파 제자들이 나서서 그를 말렸다.유진우와 함께 도민향과 맞서 싸우는 건 그래도 어느 정도 승산이 있었지만 도규현과 맞서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었다.“들었어요? 서울 사람이라면 도규현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다 알아요. 오늘 여기서 멈춘다면 진우 씨 목숨은 살려주라고 대신 사정해볼게요.”도윤진이 말했다.“유진우, 언니는 지금 너에게 기회를 주고 있어. 그러니까 제 주제를 알고 그만 나대. 우리 규현 오빠가 직접 나선다면 이곳을 순식간에 쓸어버릴 수도 있어.”도민향이 거들먹거리며 말했다.“그렇게나 대단해?”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야말로 달걀로 바위 치기였다.“네 놈이 진짜 미쳐 날뛰는구나. 감히 규현 오빠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대체 그런 배짱은 어디서 생겨났대?”도민향이 섬뜩하게 웃었다. 그녀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지만 유진우가 죽음을 자초하는 행동은 마침 바라던 바였다. 도민향은 유진우가 도규현의 손에 죽길 바랐다.“보... 보스, 안 됩니다... 절대 안 돼요.”정신을 차린 홍길수의 안색이 창백해졌고 두 다리를 어찌나 심하게 떠는지 바닥에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이런 농담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도규현에게 도전장을 내민다는 건 정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다.“어차피 난 이미 결정했으니 하루빨리 해결하는 게 좋죠. 돌아가서 도규현에게 나의 도전장을 받아줄지 물어봐요.”유진우는 다시 한번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사실 그와 도씨 가문의 갈등이 꽤 깊었다. 서로 이렇게 복수할 바에는 한 번에 해결하는 게 나았다. 도규현이 도씨 가문의 에이스라고 했으니 이참에 그를 무너뜨려 평생 고개를 숙이게 하면 된다.“진우 씨, 정말로 죽음을 자초할 건가요?”도윤진의 낯빛이 어두웠다.“누가 죽고 누가 살지는 아직 모르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요.”유진우의 표정은 여전히 흔들림 없이 평온했다.“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군요. 나중에 오늘의 결정을 후회나 하지 말아요.”도윤진이 굳은 얼굴로 쏘아붙였다. 그녀는 지금까지 이렇게 제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어리석은 사람은 처음 봤다.“길수야, 도전장을 써서 윤진 씨에게 드려.”유진우가 분부했다.“보스, 진심입니까?”홍길수는 너무도 놀라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내가 지금 장난하는 것 같아? 얼른 써.”유진우가 언성을 높였다.“네... 네.”홍길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도전장을 써서 도윤진에게 건넸다.“하늘이 만든 재난은 피할 수 있지만 자기가 만든 재난은 피할 수 없어요.”도윤진은 도전장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는 유진우가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유진우, 3일 뒤에 도씨 가문에서 기다릴게. 그
도씨 저택 연무장.10명의 중무장한 도씨 가문 고수들이 맨주먹의 젊은 남자를 둘러싸고 있었다.남자는 어깨까지 드리운 긴 머리에 외모가 준수했고 눈매는 매처럼 날카로웠다. 그리고 움직임이 어찌나 빠른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수 10명이 최선을 다해 공격을 퍼부었는데도 남자는 그저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얼굴로 뒷짐을 졌다.그보다 더 무서운 건 남자가 무거운 쇳덩이를 몸에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몸과 사지에 엄청난 무게의 쇳덩이를 차고 있었다.이 많은 쇳덩이를 지니고 있으면 일반 무사는 물론이고 본투비 레벨 고수도 움직이기 어렵다. 그런데 남자의 움직임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심지어 요리조리 피하며 고수 10명을 데리고 놀았다.이 정도의 실력을 지닌 자는 도씨 가문의 최고 천재 도규현뿐이다.“도련님... 더는 안 되겠어요. 패배를 인정합니다.”30분 후, 고수 10명은 힘에 겨운 나머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나같이 땀을 뻘뻘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그들은 세간에서 그래도 실력이 매우 뛰어난 고수들이지만 오늘 10명이 힘을 합쳐도 도규현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너희들 정말 점점 형편없어지는구나. 너무 식은 죽 먹기야.”도규현이 싸늘한 얼굴로 불만을 드러냈다.“도련님, 저희가 형편없는 게 아니라 도련님의 실력이 또 늘었어요.”한 사람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도련님. 2년 전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었지만 지금은 도련님이 300근에 달하는 쇳덩이를 차고 있어도 건드리지도 못하겠어요.”“도련님은 뛰어난 인재신데 우리 같은 애들은 당연히 못 건드리지.”사람들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도규현을 치켜세웠다.“쓸모없는 것들, 당장 꺼져!”도규현은 그들의 아부 따위 거들떠보지도 않고 호통쳤다. 그 바람에 고수 10명은 혼비백산하여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재미없어. 서울에 내 상대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선우희재밖에 없네.”도규현의 두 눈에 전의가 점점 불타올랐다.선우희재는 세간에서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