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64화

이런 강자는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만인이 우러러보는 존재인데 왜 이리도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릴까?

“위왕? 도련님?”

강수원은 넋이 나간 얼굴로 유만수와 유진우를 번갈아 보았다. 그 순간 오금이 저리는 공포감이 그를 확 덮쳤다.

지금 현시대에 위왕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바로 서경의 권력자이자 유씨 가문의 실권자, 그리고 용국의 지존인 유만수이다.

‘저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등 굽은 영감이 바로 하늘 같은 존재인 위왕이라고?’

그 생각에 강수원은 간담이 서늘해졌고 낯빛도 창백해졌다.

만약 등 굽은 영감이 위왕이라면 유진우가 바로 위왕의 아들이자 천재 유장혁이란 말인가?

“털썩...”

강수원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낯빛은 창백해지다 못해 핏기라곤 없었고 절망이 가득했다.

강수원 뿐만 아니라 전씨네 부자도 겁에 질린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특히 전세권은 바지에 지리기까지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건드린 사람이 위왕의 아들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말이다.

“부 내관, 그만 일어나. 사내가 이리 쉽게 무릎을 꿇어서야 하겠어? 아 참, 까먹을 뻔했군. 부 내관은 사내가 아니지.”

유만수는 덤덤하게 웃으며 장난치듯 말했다.

“감사합니다, 위왕님.”

부규환은 잠깐 올려다보다가 이내 다시 시선을 늘어뜨렸다.

“오늘 아주 타이밍 좋게 나타났어. 우리를 계속 따라다닌 거지?”

유만수가 떠보듯 물었다.

“주인님께서 위왕님의 안전이 걱정되신다면서 저더러 몰래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부규환이 고개를 푹 숙였다.

“지켜주는 건가? 아니면 감시하는 건가?”

유만수가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말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위왕님. 위왕님은 하도 귀하신 몸이라 용국의 국운과 직결되어 있어요. 혹시라도 다치게 되면 그건 용국의 불행이란 말입니다.”

부규환이 한껏 비굴한 태도로 굽신거렸다.

“하하... 참으로 충실한 심복이구나!”

유만수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과찬이십니다.”

부규환이 허리를 굽혀 말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