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69화

Author: 강로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10-31 18:00:00
사나운 눈초리를 한 오금란을 보며 이청아도 눈살을 찌푸렸고 낯빛이 어두워졌다.

오금란이 차를 그녀의 얼굴에 뱉은 건 더 이상 예의범절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대놓고 모욕을 주는 것이었고 시작부터 아주 호된 맛을 보여주었다.

“이청아! 뭐야 너! 차를 따르랬더니 펄펄 끓는 물을 따랐어? 우리 할머니를 다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거지?”

핑계를 찾은 이서우는 이때다 싶어 그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내가 보기엔 불만이 너무 많아서 일부러 저러는 거 같은데!”

조국화도 맞장구를 쳤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청아는 절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아까 마셔봤는데 데일 정도로 뜨겁지 않았어요.”

장경화가 황급히 해명했다.

“그럼 네 말은 내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야?”

오금란의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아... 아닙니다. 제가 착각했나 봐요. 제 입이 문제 있는 것 같아요.”

장경화는 미안한 웃음을 지으며 감히 반박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의 태도에 세 사람은 몰래 우쭐거렸다. 이런 시골사람에게는 처음부터 호된 맛을 보여줘야 나중에 고분고분해진다고 생각했다.

“청아야, 가만히 서서 뭐 해? 얼른 할머니께 다시 따라드려야지!”

이서우가 손가락질하며 명령하듯 말했다. 그녀는 족장 할아버지가 왜 이청아를 후계자 후보에 올렸는지 도무지 이해되질 않았다. 이서우조차도 후계자 자격이 없는데 말이다. 그러니 화가 나고 질투 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다시 따를게.”

장경화는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차 한잔을 따른 후 이청아에게 건네고는 다시 오금란에게 드리라고 눈짓했다.

하지만 이청아는 찻잔을 받지 않았다. 그들이 일부러 그녀를 못살게 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왜? 불만 있어?”

오금란이 그녀를 째려보며 쌀쌀맞게 말했다.

“이 정도 예절도 지키지 못한다면 절대 큰 그릇이 못돼!”

그러고는 서류 하나를 꺼내 티테이블 위에 툭 던졌다.

“이게 뭔지 알아? 네 위임장이야. 남성에 자산이 2조 정도 되는 조경 그룹이 있는데 원래는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0화

    순간 그녀도 어디 한번 갈 데까지 가보자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세 번째 차를 따르고 건네려던 그때 누군가 갑자기 손을 내밀어 그녀를 말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낯빛이 얼음장같이 차가운 유진우였다.“이번에는 내가 할게.”“당신이?”이청아가 화들짝 놀랐다.‘진우 씨 성격에 절대 누구한테 고개를 숙일 사람이 아닌데. 설마 나 때문에?’“네까짓 게 뭔데? 무슨 자격으로 우리 할머니께 차를 올리는 건데?”이서우는 대놓고 그를 무시했다. 그녀가 모욕을 주려는 사람은 이청아였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유진우가 아니었다.“시골 사람들은 정말 예의도 없어. 개나 소나 다 나랑 말 섞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오금란은 고개를 쳐들고 불만을 드러냈다.“차 한잔일 뿐인데 누가 올리든 다 마찬가지 아닌가요? 오늘 제가 기분이 좋아서 직접 올릴게요.”유진우는 찻잔을 건네받고 오금란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를 오금란의 머리에 그대로 부어버렸다.차에 찻잎이 섞여 있어 떨어진 찻잎이 그녀의 얼굴에 찰싹 달라붙었다.그 순간 현장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유진우의 간덩이가 이 정도로 부었을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눈앞의 이분은 이씨 가문에서 덕망이 높은 셋째 사모님이다. 평소 어딜 가든 사람들이 그녀를 추어올리기에 바빴고 아부는 늘 있는 일이었다. 그런 그녀가 언제 이런 수모를 당한 적이 있었겠는가?“유진우, 지금 뭐 하는 짓이야!”가장 먼저 사태를 파악한 이서우가 욕설을 퍼부었다.“감히 우리 할머니를 모욕해?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너, 너... 이 빌어먹을 놈 같으니라고! 천추에 용납 못 할 큰 죄를 지었구나!”오금란이 두 눈을 부릅뜨고 노발대발했다.재벌 출신인 그녀는 지위가 아주 높았다. 지금까지 남에게 모욕을 주는 건 늘 그녀였고 그녀를 모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아직도 화가 덜 풀렸네요? 한잔으로 모자라면 한잔 더 드릴게요.”유진우는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뜨거운 물을 한잔 따라 오금란의 얼굴에 냅다 뿌렸다

    Last Updated : 2023-10-3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1화

    오목조목 틀린 부분을 짚어내며 지적하는 유진우를 보면서 장경화는 할 말을 잃어 입을 떡 벌린 채 멍하니 서 있었다.주변 모든 사람이 말문이 막힌 채로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둘을 바라보았다.이 많은 대중 앞에서 덕망 높은 3대 가문의 사모님을 훈계하다니, 어찌 감히...?“이... 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어디서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야? 내 말 한마디면 네 집안은 바로 풍비박산이야. 알아?”오금란이 창피함에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며 소리쳤다.노여움에 전의 점잖음을 모두 잃은 것 같았다.“해보시든가요.”유진우가 조금의 두려움도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대답했다.“그, 그래!” 오금란이 노발대발하더니 대뜸 깔깔 웃었다.“장경화, 이 배은망덕한 것! 내가 이리 고생하며 강능에 온 목적이 바로 너희 가족을 일으키기 위해서인데. 은혜를 모르는 건 둘째 치고, 감사함도 모르고 이리 날뛰는구나! 이 위임장을 보니 주인을 바꾸려는 것 같은데. 너희가 자산이 2조 되는 조경 그룹 회장의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니 당장 족장에게 알려야겠구나.”그녀가 폰을 꺼내어 전화하려 했다.이를 본 장경화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무릎을 꿇고 빌었다.“사모님! 제발 멈춰주세요. 이 아이가 한 말은 저희와 아무 관계도 없어요. 저 애 때문에 우리를 탓해서는 안 돼요!”“할머니, 믿지 마세요. 유진우는 장경화의 사위예요!”이서우가 단호하게 말했다.“전 사위! 전 사위라고! 이미 내 딸과 이혼했어!”장경화가 다급히 정정하며 말했다.“흥! 당신네가 어떤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든 상관없어! 한번 결혼했으면 당신네 사람이지!”오금란이 음습한 얼굴로 말했다.“이제 당신들은 내가 만족하도록 제대로 된 설명을 해야 할 거야. 난 기회 준 거니까, 내 탓 하지 마.”“예예예... 바로 사과시키도록 하겠습니다.”장경화가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유진우를 향해 소리쳤다.“야, 너! 거기 서서 뭐 하는 거야? 빨리 머리 박고 사죄해!”“하겠으면 당신이나 하

    Last Updated : 2023-10-3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2화

    이청아가 눈살을 찌푸렸다.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었기 때문에.2,000억의 유동자금이라... 이것은 강능의 내로라하는 금수저들도 쉽게 내놓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투자를 받아내지 못하면 현명한 청아는 당연히 스스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야겠지? 그룹에 걸림돌이 되면 안 되니까.”오금란이 한쪽 입꼬리를 쓱 올리며 싸늘하게 웃었다.2,000억의 투자는 족장의 요구가 아니라 그녀가 설치한 덫이었다.외부인이 회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절대 두고 볼 수 없는 그녀였다. 그녀는 기어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트집을 잡아내 물러나게 할 셈이었다.그때면 족장이 묻는다 해도 합리적인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이다.“왜 대답을 안 해. 설마 이런 작은 일도 못 하면서 회장 자리를 넘보는 건 아니지?” 오금란이 비꼬며 코웃음 쳤다.“네가 못하겠다면 그 회장 자리엔 내가 앉으면 되겠네.” 이서우가 고개를 쳐들며 비아냥거린다.2,000억의 자금, 그녀의 인맥으로 못 할 일도 아니었다. 그녀가 도움을 청한다면 할머니께서도 발 벗고 나설 것이었기 때문에.“누가 못한다고 했나요? 고작 2,000억인걸, 3일이면 모을 수 있어요.” 이때 유진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3일? 미쳤어?!”장경화는 하마터면 펄쩍 뛸 뻔했다. “이렇게 큰돈을 3일 내로 어떻게 모아? 30일이면 몰라도. 아니, 30일이어도 간당간당한데!”“진우 씨. 고작 3일 이내에 내가 어딜 가서 그 많은 돈을 얻겠어?”이청아도 눈살을 찌푸렸다.2,000억의 투자자금을 모으는 것은 온 투자시장을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만한 어려운 일이었다.그리고 앞으로 3일뿐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괜찮아, 나한테 맡겨. 할 수 있어.” 유진우가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그래. 그렇다고 하니 3일 주지.”오금란의 눈이 반짝였다. “하하. 어리석네. 3일 이내에 모으지 못한다면 모두 제 발로 우리 그룹을 나가야 할 거야.”말을 마치고 그녀는 지팡이를 짚고 붙잡을 틈도 없이 떠나버렸다. 다

    Last Updated : 2023-10-3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3화

    이 씨네 별장을 나간 유진우가 폰을 꺼내 막 전화하려 할 때 갑자기 벨 소리가 울렸다.화면에는 ‘손기태’ 가 떠 있었다.“네, 손 회장님. 방금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 먼저 전화해 주실 줄은 몰랐어요.” 유진우가 전화를 받으며 공손히 말했다.“진우 씨가 저를 찾는다고요. 부탁할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손기태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네. 맞습니다. 제 친구에게 어려움이 생겨서 급히 자금이 필요합니다. 혹시 손 회장님께 빌릴 수 있을까 해서요.”유진우가 물었다.“하하!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돈을 빌리는 거라면 문제없죠. 제가 다른 건 없어도 돈은 넘쳐나거든요. 얼마나 필요합니까?” 손기태가 긴장을 풀고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2,000억입니다.”“어렵지 않죠. 내일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진우 씨, 왜 이렇게 딱딱하게 구는겁니까. 의사 선생님께서 제 고질병을 치료해 주신 후로 제가 얼마나 감사하며 살고 있는데요.”“축하합니다... 아, 방금 전화한 건 무슨 일이었어요?” 유진우가 화제를 전환했다.“선생님께서 전에 귀한 약재들을 주의해 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방금 소식을 들었는데 영천에 최근 몇 가지 약재가 나왔답니다. 그런데 그중에 진우 씨가 원하던 천년 청련이 있다지 뭡니까.” 손기태가 벅찬 듯이 한숨에 말했다.“천년 청련이 확실합니까?” 유진우가 다급히 물었다.수명단을 만드는 데에 세 가지 재료 중 최상품의 영약만 부족했다.이 세 가지 영약은 각각 혈정화, 칠색 영지, 그리고 천년 청련이었다.하나하나가 모두 진귀한 것으로서 극히 희귀한 약재들이었다.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천년 청련의 소식을 듣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큰 행운이고 기쁨이었다.“가짜는 아닐 겁니다. 약신궁의 사람들도 모두 나섰다고 하니. 하지만 경매는 늘 이런 식으로 입소문을 타는 법이니 구체적인 상황은 가봐야 압니다.” 손기태가 자신의 추측을 알려주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손

    Last Updated : 2023-11-0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4화

    “허! 안 믿네? 그럼 두고 보시든가.”빵떡모자 소녀는 둘을 아니꼽게 보면서 입을 삐죽거린다.이에 둘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시간이 일분일초 흘러갔고 경매는 점차 막바지에 이르렀다. 일부 값이 나가는 물건들이 하나하나 나왔다.드디어 많고 많은 사람이 꿈에도 그리던 천년 청련이 모습을 드러냈다.“게스트 여러분, 다음으로 경매에 내놓을 물건은 바로바로, 이 최상품 영약입니다! 희귀하고 진귀하기로 소문난 이 영약! 세계에서도 보기가 드물다고 하는데요! 오늘날까지 천년이나 살아온 영약이죠! 이름하여... 천년 청련!”사회자가 손을 흔들자 직원들이 조심스럽게 박달나무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뚜껑을 여니 안에는 푸른빛을 띠는 연꽃 한 송이가 정중앙에 놓여 있었다.연꽃의 꽃잎도, 잎사귀도 전체가 옥처럼 맑고 투명했다.잎은 청색, 연꽃의 중심은 금색을 띠고 있었는데 마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정교한 예술품처럼 아름다웠다.불빛이 비치자 더더욱 투명한 청 빛을 발하며 찬란히 빛났다.“역시 천년 청련이구만. 이건 꼭 가져가야겠어!”빵떡모자 소녀의 눈이 확 밝아지며 생기를 띠었다. 소녀는 방방 뛰며 흥분을 가라앉지 못했다.다른 경매자들도 모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설레는 마음으로 천년 청련을 보고 있었다.“자. 물품은 모두 확인했고 그 가치는 여러분들이 잘 알 거라 믿습니다. 경매 시작 가격은 200억, 매번의 인상 가격은 10억 이상입니다. 지금부터 천년 청련의 경매를 시작합니다!”사회자의 외침과 함께 현장은 순식간에 값을 부르는 사람들로 가득해졌다.“240억!”“260억!”“모두 비키세요, 300억이요!”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경매에 나서자, 경매는 점점 경쟁처럼 번져갔고 더 많은 부자가 너도나도 참여하기 시작했다.천년 청련 같은 귀한 약재는 값어치가 나간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으므로 많은 사람은 수중에 충분한 자금이 준비되어 있었다.누군가 경매에 성공한다면, 그의 경매가격은 처음 시작 가격보다 몇십 배나 불어있을

    Last Updated : 2023-11-0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5화

    “선우희재?”소녀의 말에 순식간에 경매장이 소란스러워졌다.모두가 익숙히 들어본 이름이기 때문이다. 이곳 남성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그는 용국 신시대의 하늘에서 점 찍은 대장군이다. 어려서부터 여러 차례 공을 세워 호풍장군으로 봉해진, 아무나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있는 대장군.남성 전체에서 젊은 세대를 이끄는 가장 강한 선두 주자이기도 하다.심지어 어떤 인사들은 그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 주장했다.본디 3대 가문 중 하나인 선우 가문에 이런 천재가 나왔으니.그 지위는 더 말할 것도 없이 하늘로 우뚝 치솟았다.근 몇 년간 아무도 건드릴 엄두도 내지 못한 걸 보아도.그런 가문의 선우영채가 직접 본인의 이름을 말하는 걸 듣고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특히나 약신궁의 긴 셔츠를 입은 남자가 제일 놀란 모습이었다. 보기 흉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약신궁의 지위가 비록 높긴 했으나 그건 무림인들의 세계에서만 해당하는 말이었다. 아무리 약신궁이라 해도 3대 가문 중 하나인 선우네 가문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게다가 이렇게 선우희재가 떡하니 뒤를 봐주고 있으니.“왜 아무 말도 못 하세요? 아까 약신궁의 거만한 태도는 어디 갔어요? 지금도 그 태도로 말씀해 보시지, 왜.” 선우영채가 한껏 경멸하며 비아냥거렸다.어려서부터 좋은 집안에서 부둥부둥 섬겨지며 자란 그녀가 이 세상에 무서운 것이 있겠는가.긴 셔츠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지 않았다.“흥. 못났네.”선우영채가 흥미를 잃은 얼굴로 입을 삐죽였다.“자. 영채 아가씨가 1,600억을 제시했습니다! 더 높은 것이 있습니까?”사회자가 형식적으로 물었다.그는 선우영채가 신분을 말한 순간부터 이 천년 청련이 그녀의 손에 들어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어느 누가 감히 선우 가문과 겨루려 할까.“2,000억 낼게요.”이때 조금 높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뒤를 돌아보니 조금 살찐 중년 남자가 카드를 높이 들었다.손기태가 아니면

    Last Updated : 2023-11-0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6화

    아무리 그녀가 선우 가문의 둘째 아가씨라 할지언정 단숨에 4,000억을 내놓는 것은 이미 한계였다.더 가격이 높아진다면 어쩔 수 없이 집에 도와달라 청해야 했다.“4,200억.”손기태는 아무렇지도 않은 침착한 표정이었다.“5,000억!”선우영채가 이를 악물고 가격을 불렀다. 화가 잔뜩 나 사람을 잡아먹을 기세로.오늘은 돈을 빌리는 한이 있더라도 체면을 구길 수 없다.“5,200억.”손기태가 여전히 담담하게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가격을 불렀다.재물 신이라는 칭호는 결코 그냥 얻은 별명이 아니었다. 이 정도의 돈은 그에게 있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6,000억!”선우영채의 눈이 빨개졌다. 마치 곧 이성을 잃을 사람처럼 얼굴이 일그러졌다.“6,2...”망설임 없이 가격을 부르려던 손기태의 손이 유진우에 의해 내려졌다. “됐습니다. 그만 이 아가씨에게 양보합시다.”“네?”손기태가 영문을 몰라 멍하니 유진우를 쳐다보았다. “유진우 씨, 당신이 필요로 하던 귀한 재료가 아닙니까? 돈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저에게 맡기시면 됩니다.”“돈 문제가 아닙니다.”유진우가 물건을 주시해 보더니 아쉬운 표정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저 물건은 천년 청련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어요.”“당신의 말은 저것이 가짜란 말입니까?”손기태가 깜짝 놀랐다. 경매에서 감히 가짜를 파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것은 곧 목숨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위험한 일이었다.“가짜는 아닌 듯합니다만, 천년은 되지 않습니다.”유진우가 고개를 저었다. “방금 자세히 보았습니다. 비록 이 청련은 나름 오래되었지만 900년밖에 안 된 듯합니다. 아직 100년의 성숙기가 남아있습니다.”900년 청련과 천년 청련은 고장 100년의 차이였지만 약효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수명단을 정제하는 데는 단 한 번의 기회만 있을뿐더러 한 치의 오차여도 아예 다른 약을 만들어 내게 되기에 청련의 성숙기는 몹시 중요한 것이었다.천년 청련은 말 그대로 값조차

    Last Updated : 2023-11-0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7화

    ‘귀한 물건이다.'루비를 보았을 때 유진우는 정신이 확 돌아왔다.헛걸음을 한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진귀한 보물을 보게 되다니.“흥. 역시 촌놈은 촌놈이야. 고작 루비 원석 하나 가지고 놀라기는.”유진우가 깜짝 놀라는 것을 본 옆의 선우영채의 얼굴에 한껏 멸시하는 표정이 내비쳤다.“이런 물건이야 우리 집에는 셀 수도 없이 많지요. 당신들처럼 세상 모르는 촌놈들이야 신기하겠지만요.”유진우는 소녀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단상 위의 루비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보석은 피 같은 투명한 암홍색 빛을 띠었고 모양은 흡사 조롱박 같았다.겉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놀랍지 않은 모양새이지만 보석의 크기가 크기에 절단하고 연마하고 가공을 거친다면 그 가치가 결코 넘볼 수 없을 것이었다.보석상에게 이 루비는 절대적으로 가장 탐나는 물건일 것이다.“유진우 씨, 이 물건이 마음에 드십니까?” 손기태는 조금 의문스러웠다.그가 알기로 유진우의 재력으로 값비싼 진주와 보석은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그저 루비 원석일 뿐, 귀중하다고는 하나 이 정도로 흥분할 정도는 아니었다.“이 루비는 제가 가져야겠습니다.”유진우의 대답은 간단하면서도 확고했다.“그래요! 유진우 씨가 좋아한다면 제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가져야지요!” 손기태는 손이 크고 담대했다.모처럼 한번 환심을 살 기회가 생겼으니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루비를 얻어내야만 했다.“이 보석은 깊은 바다에서 건져낸 것으로 몹시 희귀한 것입니다. 경매 시작 가격은 100억이며 매번 인상 가격은 2억이상입니다.”“자. 이제 경매를 시작합니다!”사회자가 간단한 소개를 끝으로 경매 시작을 선포했다.순식간에 장내의 분위기가 다시금 끓어올랐다.“110억 낼게요.”“120억이요.”“136억 낼게요.”내로라하는 금수저들이 잇달아 카드를 들고 경쟁하기 시작했다.이렇게 큰 루비는 어림잡아 추정해도 적어도 400, 600억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당연히 상인으로서의 손기태도 그 가치를 알고 있었다.그는 다른 말

    Last Updated : 2023-11-02

Latest chapter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5화

    그래야만 지금 앉아 있는 이 자리라도 지킬 수 있다.지금 왕위를 이어받을 자격과 능력을 갖춘 사람은 표기 대장군 유태범밖에 없었다.첫째로 유태범은 유씨 가문 사람이라 왕족에 속했기에 명분이 정당했다. 둘째로 표기 대장군으로서 서경의 절반에 달하는 군대를 거느리고 있어 권력이 하늘을 찔렀다. 셋째로 유태범은 오랜 시간 동안 힘을 키워왔다. 인맥, 위신, 공로 모두 왕위에 오르기에 충분했다.현재 유태범이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적지 않은 관원들은 애도를 표한 후 바로 대장군 저택으로 가서 유태범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었다.이러한 움직임은 당연히 서경왕부의 감시망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의진은 그들을 제압할 힘이 없었다.“어머니, 벌써 종일 여기 계셨어요. 들어가서 쉬세요. 이러다가 몸이 상하실까 걱정됩니다.”수심과 피곤이 가득한 어머니의 얼굴을 본 유천우가 참다못해 한마디 했다.“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는데 내가 어찌 편히 쉴 수 있겠어.”이의진이 고개를 내저었다.“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까 더 조심해야죠. 서경왕부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왕비인 어머니가 버티셔야 합니다. 절대 쓰러져선 안 돼요.”유천우가 진지하게 말했다.“하지만...”이의진은 뭐라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유천우가 가로챘다.“어머니, 이번에는 제 말을 들어주세요. 먼저 들어가서 쉬고 내일 아침에 다시 아버지 곁을 지켜도 괜찮아요.”이의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유천우는 도우미 두 명을 불러 명령을 내렸다.“너희 둘, 어머니를 방으로 모시고 잘 보살펴드려.”“알겠습니다.”두 도우미는 대답한 후 이의진을 부축했다. 무릎을 하도 오랜 시간 꿇고 있어 다리가 저린 나머지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천우야, 너도 몸 잘 챙겨. 절대 방심해선 안 돼.”이의진이 당부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유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가 나가는 걸 본 후에야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다들 돌아가. 여긴 나 혼자 지키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4화

    그 시각 서경왕부 문 앞.유태범 등 3인은 한 무리의 근위병들을 이끌고 서둘러 걸어 나왔다.서경왕부를 떠난 후 조군영이 참다못해 물었다.“대장군님, 이의진 모자가 주제도 모르고 저렇게 날뛰는데 계속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합니까?”“당연히 내버려 둘 순 없지. 하지만 너무 대놓고 움직여서도 안 돼. 흑용군의 대부분 고급 장교들이 서경왕부에 충성해서 정말 싸우기라도 한다면 우리한테 좋을 게 없어.”유태범이 실눈을 뜨고 말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조군영이 또 물었다.“대놓고 움직일 수 없다면 몰래 압력을 가해야지.”유태범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서경에 내란이 일어서 서경왕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진정한 리더가 누구인지 알게 될 거야.”“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서 이간질시킬게요. 백성들의 원한이 커져서 서경왕부도 감당이 안 될 때 대장군님이 구세주처럼 등장하는 겁니다. 그때가 되면 서경의 백성들은 대장군님께 고마워할 것이고 새로운 서경왕으로 모시겠죠.”눈치가 참 빠른 조군영이었다.“맞아. 아주 영특하구나, 너. 나중에 내가 서경왕 자리에 앉으면 표기 대장군 자리는 네 것이 될 거야.”유태범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대장군님.”조군영은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얼른 움직여. 빠를수록 좋아. 절대 그 어떤 흔적도 남겨선 안 된다는 거 명심해.”유태범이 신신당부했다.“알겠습니다. 제가 깔끔하게 처리하겠습니다.”조군영은 인사를 올린 후 자리를 떠났다.“대장군님, 일반적인 내란이라면 서경왕부의 뿌리를 흔드는 건 불가능할 거예요. 반드시 강력한 무언가가 있어야 해요.”고원이 귀띔했다.“그건 나도 알고 있어.”유태범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동안 난 내 사람을 몰래 키워왔어. 8대 제후 중에 절반이 내 사람이야. 내 명령 한마디면 주저하지 않고 날 도와줄 거야.”“진작 준비하고 계셨군요. 제가 괜한 걱정을 했네요.”고원이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왕이 되면 절대 섭섭지 않게 해줄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3화

    “유태범은 오랫동안 야심을 숨겨왔어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으니 이 기회에 무조건 권력을 빼앗으려고 할 겁니다. 이 일 아직 끝나려면 멀었어요.”유천우가 수심에 찬 얼굴로 말했다.“맞아. 대놓고 움직이진 못해도 뒤에서 온갖 수단을 동원할 거야. 앞으로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길 게 분명해.”이의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위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절대 함부로 하지 못했을 것이다.“형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유천우가 한탄하듯 말했다.“천우야, 네 능력도 네 형 못지않아. 네 형이 할 수 있는 일은 너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이의진이 그를 격려했다.“어머니, 제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어요. 형님에 비하면 한참 부족합니다.”유천우가 고개를 내저었다.“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마.”이의진이 엄격한 얼굴로 말했다.“네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어. 장례식이 끝난 후에 폐하께 말씀드려서 너한테 왕위를 물려주게 할 거야. 앞으로 서경왕은 너고 그 중책을 맡아야 해.”“어머니, 왕위는 형 거예요. 전 그 자리를 물려받을 생각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서경왕은 형만이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고요.”유천우가 진지하게 말했다.“천우야, 다른 일은 남한테 양보해도 이건 절대 안 돼!”이의진이 어두운 목소리로 호통쳤다.“그 자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꿈에 그리는 자리인지 알아? 놓치면 평생을 후회할 거라고!”“전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요. 저한테 있어서 권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아버지처럼 매일 애쓰고 힘들게 사는 것보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유천우가 고개를 내저었다.‘왕이 되면 좋을 게 뭐가 있다고. 걱정거리만 태산일 텐데. 그럴 바엔 맨날 먹고 놀면서 편히 살겠어. 그게 더 좋은 거 아닌가?’“이 녀석아, 일이 네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전에 자유롭게 살 수 있었던 건 다 네 아버지가 있어서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금 아무 권력도 손에 쥐지 않는다면 나중에 아주 처참한 결말을 맞이할 거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2화

    “유장혁?”그 소리에 주변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한때 유씨 가문의 천재는 이름을 널리 떨쳤었다. 그런데 10년 전 자금성의 난이 터진 후 완전히 종적을 감추었고 현재까지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그런 그의 이름을 갑자기 들으니 놀랄 만도 했다.“도련님,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세자 전하의 생사도 불투명한 데다가 어디 있는지도 아무도 몰라요. 그런 분한테 서경왕의 자리를 맡긴다는 건 너무 터무니없는 소리 아닌가요?”조군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두 손까지 펼쳐 보였다.“그러게요, 도련님. 제발 현실을 잘 알고 말씀하세요. 세자 전하께 기댈 바엔 차라리 대장군님께 기대는 게 더 낫죠.”고원도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유천우가 자기 자신을 얘기할 줄 알았는데 실종된 지 10년이나 된 사람을 얘기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이보다 더 터무니없는 얘기는 없었다.“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형도 꼭 돌아올 겁니다. 그때 가서 형이 왕위를 이어받아도 문제없죠.”유천우가 싸늘하게 말했다.“도련님, 제가 하는 말이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만약 세자 전하께서 이미 돌아가셨으면 어떡해요? 서경왕의 자리를 계속 비워둘 작정인가요?”조군영이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형님 죽지 않았고 멀쩡하게 살아있어요. 그러니까 조 장군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천우가 말했다.“살아있다면 지금 어디 계시는 거죠? 왜 나타나지 않는 겁니까?”조군영은 일부러 주변을 두리번거렸다.“형님한테 소식을 전했으니 꼭 올 겁니다.”유천우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설마 지금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건 아니죠?”조군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위왕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퍼지면 서경 전체가 크게 흔들릴 거예요.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다고요. 지금 당장 그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맞아요, 도련님. 대국을 생각하셔야죠!”고원도 나서서 유천우를 설득했다.“형한테 자리를 물려주는 건 아버지의 유언이에요. 지금 명령을 거역하겠단 겁니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1화

    사람들이 뒤돌아보니 거친 삼베옷을 입고 상복 모자를 쓴 젊은 남자가 차가운 얼굴로 걸어오고 있었다.남자는 위엄이 넘쳤고 온몸에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오랜 시간 전장을 누빈 조군영과 고원마저도 그를 보자마자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표정이 진지해졌다.그 남자는 다름 아닌 유만수의 작은 아들 유천우였다.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유천우는 온 집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하여 예전에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도 많이 저질렀었고 서경의 사고뭉치라 불리기도 했다.그런데 최근 2년 동안 유천우는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한 듯 더는 빈둥빈둥 놀지 않고 군에 들어가 열심히 살기 시작했다.처음에 사람들은 유천우가 군대에서 3일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산 도련님이 군대의 혹독한 훈련을 버틴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그런데 뜻밖에도 유천우는 군대에서 자리를 잡았고 공까지 세웠다.짧은 2년 사이에 병사에서 흑용군의 부장으로 성장했다. 든든한 배경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놀라운 성과였다.사람들은 그제야 유천우가 응석받이로 자란 도련님이 아니라 군사 천재라는 걸 알게 되었다.“천우야, 드디어 온 거야?”아들을 보자마자 이의진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겨우 가라앉았던 슬픔이 다시 저도 모르게 밀려왔다.“어머니, 소식 다 들었어요. 제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유천우는 어머니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군영과 고원에게 시선을 옮겼다.“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이렇게 몰아붙이는 겁니까?”“그게...”조군영은 고원의 눈치를 슬쩍 봤다가 어쩔 수 없이 말했다.“도련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희도 대국을 위해서 이러는 겁니다. 현재 서경왕부에 리더가 없어서 누군가 나서서 이끌어가야 합니다. 안 그러면 많은 문제가 생길 거예요.”“맞아요, 도련님. 대국을 생각하셔야죠.”고원은 충성을 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대국?”유천우는 코웃음을 치고는 더는 두 사람을 거들떠보지 않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0화

    “서경 대원수의 직위는 매우 중요합니다. 내부 투표를 거칠 뿐만 아니라 폐하께 보고하여 최종적으로는 폐하의 결정을 받아야 해요. 우리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어요.” 이의진의 눈빛이 경계로 가득했다.유태범이 왔을 때 그녀는 처음에는 형제 간의 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조군영과 고원의 몇 마디 말에 그녀는 갑자기 깨달았다. 일이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유태범은 흑용군에서 유만수 다음가는 위망을 가지고 있었다.표기대장군으로서 그는 많은 심복 장수들을 거느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절반의 병권도 장악하고 있었다.왕이 세상을 떠난 후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사람은 유태범이 분명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유태범이 지금 이미 자신의 야심을 드러냈다는 점이다.왕이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권력을 탈취하려 하다니, 그녀는 그의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심지어 유만수의 죽음이 이 자들과 호룡각 잔당들이 암묵적으로 결탁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만약 유태범이 병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무시무시할 것이다.“마마, 급할 때는 권력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어찌 폐하의 결정을 기다릴 시간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반드시 빨리 국면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조군영이 계속해서 말했다.“맞습니다!”고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장수가 밖에 있으면 군령도 받지 않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폐하는 상황을 전혀 모르니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반드시 우리가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그래야만 소인배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폐하에게 보고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내부 투표를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모두가 승복할 수 있어요.” 이의진이 다시 말했다.“투표라니요? 이게 투표할 일입니까? 전 서경을 둘러봐도 대장군님보다 원수 자리에 더 적합한 분이 누가 있습니까?” 조군영이 말했다.“그렇습니다, 왕비마마! 공적으로 보나, 위망으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무공으로 보나 어르신을 제외하고는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89화

    고원이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치며 바로 땅에 무릎을 꿇고 세 번 크게 머리를 조아렸다.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가까운 사람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비록 똑같이 연기였지만 조군영보다는 훨씬 진실되어 보였다.“표기대장군 도착하셨습니다!”이때 문밖에서 우렁찬 외침이 울렸다.곧이어 금빛 갑옷을 입고 기상이 비범한 중년 남자가 급하게 걸어 들어왔다.이 사람이 바로 일품 표기대장군 유태범이었다!유태범은 표기대장군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유만수의 사촌 동생이기도 했다.유태범은 어릴 때부터 문무를 겸비하고 천부적 재능이 있어 모든 면에서 매우 뛰어났다.만약 유만수가 없었다면 분명 유씨 가문의 가장 빛나는 천재였을 것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만수라는 세상에 둘도 없는 영웅 앞에서는 아무리 대단한 천재라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대장군께 인사드립니다!”유태범을 보자 조군영과 고원은 즉시 가식적인 표정을 거두고 공손히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그들 둘은 모두 유태범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진정한 측근 장수들이었다.마치 유만수와 석태혁의 관계처럼 영광도 함께 하고 손실도 함께했다.“형님!”유태범은 두 심복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영당에 들어서자마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무릎을 꿇었다.그의 두 눈은 붉게 충혈되었고 입술은 떨리며 얼굴에는 비통함과 분노의 빛이 어려 있었다.“어찌 이럴 수가? 우리 형님이 어찌 돌아가실 수가 있단 말입니까? 도대체 누가 한 짓입니까?!”유태범이 붉은 눈으로 연달아 분노의 외침을 터뜨렸다.“호룡각의 잔당들입니다. 그들이 자객을 부내에 잠입시켜 어젯밤 어르신을 암살했습니다.” 이의진의 얼굴이 흐리멍덩했다.“호룡각?”유태범이 이를 갈며 분노에 차 있다가 즉시 고함쳤다. “누구 없느냐! 즉시 군대를 집결시켜 전 성을 수색하라. 반드시 범인을 체포해야 한다!”“잠깐만요!”이의진이 갑자기 나서서 제지했다.“태범 씨, 매우 비통한 것을 알지만 지금은 아직 일을 크게 만들 수 없습니다.”“형님이 이미 돌아가셨는데 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88화

    이 말이 나오자 조군영과 고원의 안색이 순간 변했다.두 사람이 오늘 온 것은 본래 기세를 과시하려는 것이었는데 뜻밖에도 이의진이 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보일 줄은 몰랐다.입을 열자마자 반역이라는 죄명을 들이대다니.이런 죄가 뒤집어씌워진다면 그들은 아마 왕부의 대문을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이다.“마마, 농담 마십시오. 반역은 사형감입니다. 저희가 아무리 대범하다 해도 그런 일은 감히 못 하지요!” 고원이 연달아 해명했다.“맞습니다. 저희는 왕께 항상 충성을 다해왔는데 어찌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겠습니까?” 조군영도 따라서 부인했다.비록 두 사람 모두 그런 야심이 조금은 있었지만 명백히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었다.적어도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반역할 생각이 없다면 어째서 갑옷을 입고 부내에 들어오시는 것입니까? 규칙도 모르십니까?” 이의진이 조금도 봐주지 않고 꾸짖었다.그저 이품 장군일 뿐인데 군권이 조금 있다고 감히 왕부 안에서 눈깔을 찌푸리고 있다니.유만수가 살아있을 때 이 둘은 감히 이러지 못했다.“아이고! 제 정신 좀 보세요, 왕부의 규칙을 잊었네요. 마마께서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조군영이 헛웃음을 지었다.이어서 갑옷을 벗고 차고 있던 칼을 내려 왕부의 경비에게 건넸다.“저희가 급히 오느라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의도치 않은 행동이었으니 개의치마시지요.” 고원이 웃으며 말했고 즉시 갑옷과 칼을 벗었다.이 광경을 보고 이의진의 안색이 비로소 조금 누그러졌지만 어조는 여전히 차가웠다. “갑자기 찾아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왕께서 자객의 습격을 받아 위험한 상황이라는 소식을 듣고 저희 둘이 특별히 문안드리러 왔습니다.”고원이 가식적으로 말했다.“소식통이 꽤나 빠르군요.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이의진이 차갑게 말했다.“늦었다니요? 무슨 뜻입니까?” 두 사람이 의아한 척했다.이의진은 설명할 가치도 느끼지 못하고 몸을 돌려 영당으로 향했다.왕부 밖은 비록 동정이 없었지만 왕부 안에는 이미 흰 만장이 가득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87화

    “알겠습니다. 제가 경비병 신분을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들어가시기 전에 먼저 변장을 하셔야 합니다.” 손도운이 결국 타협했다.비록 위험이 있긴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정오 무렵, 서경 왕부 안.비록 유만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봉쇄되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관리들이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어떤 이들은 비통한 마음으로 조문을 왔고 또 어떤 이들은 다른 목적을 품고 있었다.“보국대장군 도착!”“운미대장군 도착!”왕부 문 앞에서 두 번의 외침이 들렸다.곧이어 갑옷을 입은 체격이 우람한 중년 남자 둘이 각각 친병들을 대동하고 걸어 들어왔다.이 친병들은 모두 허리에 장도를 차고 있었고 보기에도 험상궂었다.온 이들은 바로 이품 관직인 보국대장군 조군영과 운미대장군 고원이었다.“두 분, 왕부에 들어오시기 전에는 반드시 갑옷과 무기를 해제하셔야 합니다.”한 왕부 친위가 조군영과 고원을 막아서며 동시에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흥! 난 밖에 나올 때 갑옷을 벗지 않아. 꺼져!” 조군영이 노하여 꾸짖었다.“조 장군, 이건 왕부의 규칙입니다. 따라주시기 바랍니다.”왕부 친위가 말했다.“규칙? 나한테 감히 규칙을 운운한 건가?”조군영이 왕부 친위의 얼굴을 때리며 소리쳤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감히 규칙을 들먹이며 나를 압박하느냐? 죽고 싶나?”“조 장군, 소인도 명령을 받들어 행하는 것뿐입니다.” 왕부 친위는 동요하지 않았다.“헛소리 작작 하고 비켜. 그렇지 않으면 네 목을 벨 것이다!”조군영이 갑자기 칼을 뽑아 왕부 친위의 목에 겨누었고 그의 모습은 매우 포악하고 극도로 횡포했다.“제 머리를 베신다 해도 규칙은 지켜야 합니다.” 왕부 친위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이 개자식! 관짝을 보기 전에는 정신을 못 차리겠구나!”조군영은 마침내 화를 내며 칼을 거세게 들어 왕부 친위의 팔을 향해 내리쳤다.“멈추세요!”이때 한 소리의 여성의 호통이 울렸다.삼베 흰옷을 입은 이의진이 석태혁 일행을 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