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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평안 의원을 나선 흰옷 영감 부규환은 곧바로 차에 탑승했다.

운전기사는 얼굴도 잘생기고 피부도 하얀 남자였는데 얼굴에 짙은 화장을 하고 있어 어딘가 괴이해 보였다.

“부 내관님, 10년 동안 실종됐던 유장혁이 이런 작은 의원에 숨어있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게다가 그때 일을 아직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던데. 제가 기회를 봐서 처리할까요?”

남자의 목소리는 날카로우면서도 차가웠다.

“아직은 죽여선 안 돼.”

부규환이 눈을 감고 담담하게 말했다.

“유만수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누구도 유진우를 건드릴 수 없어.”

“내관님, 사람이라면 나이 들어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에요. 그 어떤 허점도 보이지 않게, 아주 자연스럽게 처리할 자신이 있어요.”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게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쉽지 않아.”

부규환이 고개를 내저었다.

“유만수가 왜 엄청난 공을 세우고 50만 대군을 이끌면서도 서경에서 주인님을 위해 일을 하는지 알아?”

“그거야 당연히 주인님을 두려워해서 그렇겠죠.”

남자가 오만한 기세로 대답했다.

“두려워하는 건 맞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쁜 놈을 벌하고 싶어도 무고한 사람들이 다칠까 봐 그러는 거야.”

부규환이 담담하게 웃었다.

“천재라고 불리는 아들이 살아있는 한 유만수는 욕심이 있어도 절대 함부로 하지 못해. 아무튼 아들이 죽으면 유만수는 두려울 게 없어져서 한 마리의 맹수로 변할 거야. 그때가 되면 용국의 하늘도 바뀌겠지.”

10년 전, 서경의 왕비가 세상을 떠났을 때 유만수는 변방에서 군대를 움직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참았다.

이유가 뭘까? 죽는 게 두려워서? 왕권이 두려워서?

진짜 이유는 유장혁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쉽게 말해 유장혁은 위왕의 마지막 신념이자 버팀목이었다. 하여 유장혁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용국은 대란이 일게 될 것이다.

“내관님, 유장혁이 서경으로 돌아와서 왕위를 이어받으면 우리한테는 엄청난 화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남자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하, 천재라고 불려봤자 그냥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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