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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지금 이 순간 여동남은 누구보다도 당황하고 무서웠다.

눈앞에 보이는 볼품없는 노인이 전설의 인간 도살자인 줄은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곳까지 오신 거지?’

그때 정신을 차린 여호준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대뜸 화를 냈다.

“감히 날 때려? 당신들은 오늘 내 손에 죽을 거예요! 여봐라, 저 인간들 싹 다 처리해!”

여동남이 고함을 지르며 그를 말렸다.

“그만!”

이내 ‘털썩’ 하고 한복 입은 어르신을 향해 무릎을 꿇었고 겁에 질린 채 입을 열었다.

“어르신! 저희의 어떤 무례한 행동이 심기를 상하게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번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아빠! 미쳤어요? 왜 저 인간한테 무릎 꿇어요?”

여호준은 승산이 있는 싸움인데 갑자기 무릎 꿇고 사과하는 여동남이 이해되지 않았다.

“네가 뭘 알아! 이분들은 우리가 건드릴 만한 사람이 아니니까 얼른 너도 무릎 꿇어!”

여동남은 눈치 주며 말했으나 여호준은 무서운 줄 몰랐다.

“싫어요! 못 건드릴 게 뭐 있어요? 저쪽은 세 명밖에 없고 우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이 정도면 누워서 떡 먹기죠!”

“야... 너... 이 빌어먹을 자식아! 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기는 해? 눈앞의 이분은, 그 유명한 인간 도살자란 말이야!”

여동남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도살이고 뭐고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으니까 저 인간들은 오늘 내 손에 죽을 거예요!”

여호준은 여전히 건방졌다.

“하하하...”

그의 말에 한복 입은 어르신은 웃음을 터뜨렸다.

“참 재밌네요. 이대로 죽이기 아까울 정도로.”

“날 죽인다고요? 고작 당신 같은 인간들이? 참 주제도 모르고 덤비시네요.”

여호준은 사악하게 웃었다.

하룻밤의 고문 끝에 그의 마음은 이미 심하게 뒤틀려졌고 격하게 분풀이할 상대가 필요했다!

“망했다... 이제 다 끝났어...”

여동남은 잿빛이 된 얼굴로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여호준을 바라보며 멍청한 자식을 낳은 자신을 원망했다.

“인원수가 많다고 느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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