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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그를 사랑해요

유연서도 망설이지 않고 이진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한편 정희는 다리를 꼰 채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전혀 부잣집 아가씨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희는 이진이 유연서를 초대하는 것을 보자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야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단지 갑자기 변한 유연서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거다.

정희는 유연서가 했던 행동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진이 먼저 받아들였기에 그녀도 더 이상 말을 하기는 어려웠다.

해물죽 한 그릇이 배속에 들어가자 이진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네.’

기분이 조금 좋아지자 이진은 장난을 치려고 했다.

“자기야, 이렇게 쪼잔하게 나올 거야? 내가 야식 먹고 싶다고 했는데 어떻게 죽을 줄 수 있어?”

“이 계집애야. 연회에서 아무것도 안 먹었으면서 다짜고짜 술을 마시려는 거야? 너 그러다가 몸이 상하기라도 하면 어떡할래?”

정희가 화를 내자 이진은 더 환하게 웃었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만 같았다.

이진은 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마다 정희의 집으로 찾아갔었다.

두 사람은 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잠 푹 자기만 했다.

이진에게 있어서 정희는 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녀만의 피난처였다.

한편 정희는 욕을 하면서 일어나 아직 개봉하지 않은 와인을 가지러 갔다.

“이 와인이면 괜찮지?”

이진은 전혀 그 와인을 볼 필요가 없었다. 정희가 무조건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을 꺼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 개의 와인잔에 와인을 천천히 붓고 세 여자는 가볍게 컵을 맞대고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유연서가 있었기에 이진은 줄곧 자신과 윤이건의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희도 그것을 알아차리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뜻밖에도 유연서가 먼저 억울한 표정을 짓더니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했다.

“사실 제가 오늘 연회장을 떠난 후 다시 돌아온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어요.”

유연서는 말을 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숙였는데 곧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좀 우스운 일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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