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따라 이진의 머리는 하루 종일 팽이처럼 돌기만 했다.한편 윤이건도 가만있지만은 않았다.아침에 민시우는 이진과의 전화를 끊은 뒤 강제로 윤이건을 깨웠다.다년간의 친구로서 민시우는 윤이건의 성격과 그를 일찍 깨운 결과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윤이건을 깨우는 동시에 백정아에 관한 뉴스를 열어 그의 눈앞에 놓았다.아니나 다를까, 윤이건은 차가운 눈빛으로 뉴스를 보고는 민시우의 핸드폰을 빼앗아갔다.민시우는 방금까지 떨리던 마음을 그제야 가라앉힐 수 있었다.“그래서 이게 백정아가 어제 클럽에 들어갔을 때 파파라치한테 찍힌 사진이야?”민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윤이건은 마음을 졸였다.“이진은 알고 있어?”두 사람이 어제 처음으로 싸웠던 이유가 바로 백정아 때문이었다.지금 만약 이진이 이 뉴스를 보게 된다면 반드시 오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그러자 민시우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나도 형수님이 이 일을 알고 있는지는 몰라. 근데 방금 형수님께서 나한테 조사를 도와달라고 전화가 왔어.”윤이건은 그 말을 듣자 마음이 아팠다.이진은 이문권의 회사를 인수한 후부터 부쩍 야위기 시작했다.그녀가 무척 바빠서 어쩔 줄 모르는 시기에 자신이 스캔들 따위를 처리해야 된다고 생각하자 그는 이를 악물며 핸드폰을 열어 백정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사실 어젯밤 시간이 늦었을 때 백정아가 아무리 떼를 써도 윤이건은 부하를 시켜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냈다.지금 이 시각 백정아는 스캔들의 여주인공답지 않게 자신의 별장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이건 오빠? 이 시간에 왜 갑자기 연락하신 거예요?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오늘 오후, 매니저를 데리고 S-Club의 지하실 통로로 꼭대기 층으로 오시죠.”윤이건은 백정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침대 위에 누워있던 백정아는 아직 잠이 덜 깼지만 자신이 뉴스에 나왔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얼른 핸드폰을 열어보자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에는 온통 그녀가 찍힌 사진이었다.백정아는 가볍
백정아가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윤이건은 기분이 불쾌하여 미간을 찌푸렸다.결국 어르신들의 친분을 생각했기에 백정아에게 화를 내지 않은 것이다.백정아는 눈을 비비며 책상 앞의 윤이건을 보았는데 그가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자신을 의심하진 않은 지 보려고 했다.윤이건은 백정아를 상대하지 않고 그녀가 서명을 하는 것만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잠시 사무실 안이 조용해졌는데 백정아는 바로 가볍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이건 오빠, 제가 도울만한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반드시 최선을 다할 게요!”“그저 이진 씨께서 저희를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백정아는 몰래 입꼬리를 올리며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제발 좀 오해를 했으면 좋겠네. 두 사람이 사이가 틀어진다면 내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 딱 좋잖아.’백정아의 말에 윤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는데 그녀의 이런 가식적인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그녀를 사무실에서 내보냈다.“자, 별일 없으니 이제 그만 가시죠. 나머지 일은 제가 처리할 테니까 돌아가서 쉬도록 해요.”윤이건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하며 백정아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그가 이렇게 분명하게 말하자 백정아는 민망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천천히 윤이건의 사무실을 떠났다.그녀는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매니저한테 연락했다.“내가 나가자마자 파파라치들을 돌려보내. 절대로 들키지 않게 잘 마련해!”매니저는 백정아의 말을 듣고는 그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왜 지금이 아니라 굳이 백정아가 떠난 후에 그들을 돌려보내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백정아는 지하 차고 문을 빠져나가던 와중에 잠시 차를 멈추었다.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는 모습을 보인 뒤 속상한 표정으로 주차장을 빠져나갔다.이때 어두운 곳에서 숨어있던 파파라치들은 이 장면을 찍었다.-이때 AMC 지부 회의실.이진과 하 총감독, 정 총감독 및 그들 두 사람의 부인은 자료 유출 사건으
이진이 일어나자 하 총감독은 그녀가 뭔가를 하려는 줄 알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이진은 회의실 안을 몇 바퀴 돌면서 자리에 앉은 네 사람을 훑어보았다.갑자기 그녀는 하 부인의 곁에 멈춰 서더니 조용히 그녀를 훑어보다가 곁에 다가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하 부인은 이진이 자신을 이렇게 쳐다보자 기분이 언짢아 조금 화가 난 표정으로 이진을 쳐다보며 말했다.“이 대표님, 이건 좀 무례한 것 아닌 가요?”하 부인의 말투가 조금 거칠었지만 이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어깨만 으쓱거렸다.이진의 이런 태도를 보자 하 총감독이 폭발하고 말았는데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바닥으로 내던졌다.물컵이 지면과 접촉하자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온 바닥에 유리 조각이 가득했다.이진은 하 총감독의 이런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고 옆에 서 있던 해란은 앞으로 나가 뭔가를 말하려고 했으나 이진에게 가로막혔다.“이진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시는 거 아니에요? 저희를 이곳에 여태까지 두시면서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것도 모자라 지금 제 부인한테 이런 무례한 행동까지 하시는 거예요? 도대체 원하시는 게 뭐예요?”하 총감독은 이진을 쳐다보며 노발대발했는데 그는 정말 이상할 정도로 흥분을 했다.그러나 이진은 그의 질문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눈썹을 찡긋거리며 하 부인을 살펴보았다.그러고는 다시 옆에서 화를 내며 아내를 보호하는 듯한 하 총감독을 쳐다보았는데 정말 이진이 그들 부부를 괴롭힌 것만 같았다.이때 이진은 갑자기 하 부인의 곁으로 발걸음을 옮겨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하 부인께서는 정말 평소에도 이렇게 소박하신 가요?”하 부인은 이진의 말을 듣자 무척 당황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침착함을 되찾고는 태연하게 이진을 쳐다보았다.“그럼요.”하 부인은 말을 마치고는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이진과 거리를 두었다.한편 이진은 그녀의 반응에 자신이 원하는 답안을 얻게 되어 마음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
이진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녀는 당연히 S-Club이 윤이건의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백정아가 그곳을 두 번 들어선 가운데 어젯밤도 포함되었다…….두 사람 사이의 일과 윤이건에 대한 백정아의 마음을 생각하자 이진은 참지 못하고 손에 든 핸드폰을 내던졌다.한편 임만만은 전화 너머에서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화가 끊기자 이진이 화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회의실 사람들은 화가 잔뜩 난 이진을 보더니 더욱 무서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원래 간담이 서늘했던 하 부인과 하 총감독은 이진의 이런 태도에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옆에 서서 지켜보던 해란은 이진이 이렇게 화를 내자 얼른 다가가 그녀의 마음을 달랬다.“이 대표님, 진정하세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화가 나신 거예요?”해란은 혹시나 이진을 화나게 할까 봐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다.이진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해란 씨, 핸드폰 좀 빌려주시죠.”이진의 명령에 해란은 조금 어리둥절했지만 자신의 핸드폰을 이진에게 건넸다.이진은 핸드폰을 받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려고 했다.그러자 하 부인은 갑자기 당황하며 이진의 앞으로 달려가 그녀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손을 꼭 잡았다.“이 대표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하 부인이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는데 그녀의 눈빛은 엄청 당황하고 초조해 보였다.그러자 이진은 하 부인을 보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 부인님, 당신이 지금 입고 계신 치마는 전국을 통틀어 한 체인점에만 있는 상품이에요. 하 총감독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가격이니 분명 이건 불법 수단을 통해 얻으신 거겠죠? 저는 그저 하 총감독님을 위한 것이에요.”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하 총감독을 향해 웃었는데 오히려 이진이 매우 무고해 보였다.“게다가 전 검소한 하 부인께서 이렇게 비싼 치마를 사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믿어요. 제가 곧 CCTV와 영수증을 조사할 겁니다. 괜히 착한 분들에게 누명을 씌우면
이렇게 늦게까지 파파라치와 기자에게 막힌 것은 이진도 생각지 못한 것이다.눈앞의 많은 기자들을 보며 이진은 눈썹을 비틀고 얼굴에 약간의 불쾌함이 있었다.바쁜 하루를 보내고 이렇게 기자들에게 막히면 누구라도 불쾌할 것이다. 이진도 마찬가지이다.어디 가지도 못하고 이런 상황에서 그녀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수밖에 없었다.“이 질문에 대해 아무것도 답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 둘 사이 어떤 관계인지는 백정아한테 물어보시죠, 왜 저한테 묻는 겁니까?”“이거 잘못된 거 아닌가요?”이진은 기자들의 질문에 비웃는 듯이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그 기자들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진이가 여지없이 맞받아쳤다.“그리고 인터넷에 뜬 기사 윤이건 씨가 인정했나요? 모두 다 당신들의 추측 아닌가요?”“게다가 정말 무엇을 했더라 해도 우리 개인사이니 굳이 알려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계속 물어보겠다면 변호사 부를 겁니다.”“실례하겠습니다.”이진은 단숨에 말을 마치고, 아무 말도 못하는 파파라치와 기자를 냉정하게 한 번 보고는 몸을 돌려 GN 그룹을 떠났다.이진의 강경한 맞대응은 기자들로 하여금 말을 하지 못하게 했다. 다만 멍하니 이진의 떠나는 모습을 보고 있을 뿐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기자들을 멀리한 다음 이진은 GN 그룹 근처의 카페에서 멈춰 가방에서 다른 휴대폰을 꺼냈다.평상시 업무 때문에, 그녀는 두 개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고, 하나는 업무용이고, 하나는 개인용이다.이때 그녀는 개인용 핸드폰을 들고 임만만에게 전화를 걸었다.“만만아, 나야, 나 지금 회사 근처의 카페에 있어, 여기서 기다릴게.”간단하게 말을 마친 후 이진은 또 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지금 회사 근처인데 좀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이진이 가볍게 말했다. 목소리에는 다소 피곤함을 드러냈다.전화 한편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보고 이진에게 전화를 걸려던 정희가 급히 일어났다.“알았어! 금방 갈게.”그녀도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알고 싶었는데 마
“나 이집 떠날 거예요, 나도 조용해지고 싶어요.”이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윤이건의 귓가에서 울렸다.잠시 반응이 늦은 윤이건이 다시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이진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내가 전에 얘기했던 이혼, 가능한 빨리 처리해요.”이 말을 들은 윤이건은 더욱 당황하였고 평소 침착함은 어디로 사라져버렸다.“내 말 좀 들어봐, 이거 인터넷에서 말하는 그런 거 아니야!”이진은 그냥 캐리어를 끌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윤이건이 무엇을 말하던 듣고 싶지 않았다.한편 상황을 지켜보던 민시우도 자기 친구가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이 정말 헤어질 가봐 옆의 정희를 당겨 도움을 청했다.“정희야, 내 말 좀 들어봐, 정말 네가 생각했던 그런 거 아니야. 인터넷 그거 다 헛소리야.”“그날 밤, 윤이건은 기분 나빠 클럽에 간 거야, 그저 중간에 백정아가 갑자기 전화 와서 누가 자기를 미행한다고 하기에 윤이건이 아랫사람을 시켜 일을 처리한 거고, 백정아가 클럽에 온 거는 걔가 혼자 집에 가는 게 무섭다고 하기에 클럽에 따라왔어, 그래서 찍혀버린 거야.”민시우는 매우 빠른 속도로 그날 밤 일을 설명하고는 정희를 보고 도움을 요청하였다.일의 경과를 들은 정희는 여전히 윤이건 때문이라고 느꼈다.이진도 당연히 민시우의 말을 들었다. 그러나 일이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아무런 해명도 힘없다.게다가 백정아가 한번은 찾아간 것은 그렇다 치고 앞뒤 두 번 드나드는 것은 충분히 문제라고 생각되었다.‘정말 걔가 아무도 모른 줄 알아?’구수가 생각하며 비웃었다.“허, 그만해요, 나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으니 빨리 마무리합시다.”상처받은 이진을 보고 정희는 자기 팔을 잡은 민시우를 뿌리치고는 화낸 얼굴로 민시우와 윤이건을 보았다.“백정아가 미행이라면 미행인 거야? 그리고 사진 찍힌 것도 그렇고, 우연이라고, 그 말 누가 믿겠어.” “그건 백정아가 그렇다고 하기에…….”민시우가 불쾌하며 말했다.민시우의 말을 듣고 정희는 더욱 화가 나서 바로 반박하였다.
윤이건은 말을 듣고 머리를 돌려 음침한 눈빛으로 민시우를 쳐다보았다. 그는 지금 민시우를 부른데 후회하고 있다.그를 돕기는커녕 불을 붙이고 있다. 윤이건의 죽음의 응시를 느끼고 민시우는 더욱 억울해졌다. 정말 누구한테 그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싶었다.할 말 다 한 이진은 더는 뭐라고 윤이건과 말하고 싶지 않았다.몸을 돌려 왼손으로 캐리어를 끌고 오른손으로 정희를 자고 집을 나섰다.더 오래 있으면 정서가 더욱 불안정해질 것 같았다.차를 몰고 있는 임만만은 뒷좌석의 이진과 정희를 보고 정희 집인지 아니면 다른 곳인지 목적지를 물었다.“대표님, 어디로 갈까요?”임만만의 말을 듣고 이진은 미간을 만졌다. 잠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기분전환으로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그렇게 생각하고 임만만에게 방향을 바꾸게 했다.“공향으로 가, 해변 리조트에서 쉬고 싶은데 정희 너도 갈래?”말하며 그녀는 정희를 떠올리고 동행여부를 물었다.정희는 이진의 피곤한 모습을 보고 또 아까 별장에서의 민시우 침묵을 생각하고는 아무 말없다가 시원스럽게 답했다.“당연히 가야지! 나도 쉬고 싶어, 요즘 너무 귀찮아, 나가 노는 것도 좋은 것 같아.”정희의 대답을 받고 이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음을 지었다.정희가 곁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녀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뒷좌석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임만만은 차를 돌려 정희의 집으로 향했다.신분증도, 물건도 챙기지 않았으니 먼저 돌아가 정리부터 해야 하였다.임만만은 그들을 도와 티켓을 예약하고 짐 정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그러나 뜻밖에도 정희 집문 앞에서 한 사람을 만났다.그 사람은 이진과 정희를 보고 천천히 다가왔다.“무슨 일이예요?”얼굴에 상처를 입은 유연서를 보고 의문을 품었다.이진의 놀란 표정을 보고 유연서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의 상처를 가렸다.“이거…….”유연서는 억울함과 괴로움으로 가득 찬 한숨을 내쉬었다.이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비록 그녀는 유연서를 좋아하지 않지만 눈앞에 있
그녀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호텔은 임만만이 이미 예약한 것인데 지금 왜 입주 못하게 하는 건지?잠시 생각에 잠긴 후 이진은 답을 알았다.아마도 로비 매니저가 그녀들이 거기에 들어갈 신분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그렇게 말한 것이 분명하다이진은 담담하게 로비 매니저를 살펴보았다. 정장을 입고 얼굴에 거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이 호텔이 자기 집인 것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한참 쳐다본 후 이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차림새는 사람 모양이지만, 사람 눈높이는 너무 낮네요.”이진은 입가에 냉소를 띠고 눈에는 더욱 차가운 빛이 스쳤다.이진의 풍자를 들은 로비 매니저는 순간 화를 냈다.“좋은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가 봐요. 경비원! 재들 다 쫓아내! 우리 호텔 환영하지 않아.”말을 마치자 마자 이진을 향해 눈을 흘겼다.경비원은 원래 문 앞에 있었고 프런트 데스크에서 멀지 않아 로비 매니저의 외침 소리를 듣고 2분 만에 달려왔다. 달려오는 경비원을 보며 로비 매니저는 기개가 오른 듯 씩씩거리며 명령을 내렸다.“저 3사람이야, 얼른 내쳐.”경비원이 명령을 받자 어길수 없어 바로 구수 그녀들을 향해 걸어왔다.눈앞의 세 여자를 보고 경비원도 망설이지 않고 가장 연약해 보이는 유연서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바로 끌고 나가려는 모습이다.이진은 경비원이 내미는 손을 보며 다가가 경비원의 손목을 잡고 가볍게 힘주었고 손이 움직이지 않자 경비원의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누가 감히!”말을 마치고 바로 경비원을 옆으로 뿌리쳤다.이진의 냉담한 기세에 놀란 듯 로비 매니저는 이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이진은 로비 매니저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임만만에게 전화를 걸었다.“저를 모르면, 당신이 아는 사람하고 말해요.”잠시 후, 임만만은 호텔 로비에 도착했다.이진은 임만만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임만만에게 처리하라는 눈짓을 했다.임만만을 본 순간 로비 매니저가 기뻐하였다.“아니고, 임 비서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