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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천천히 비닐을 열어본 후에야 남지훈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남용걸이 남지훈의 친 부모님을 찾기 위해 신문사를 찾아 게재했던 광고문이었다.

30년 가까이 되는 광고를 정성그럽게 잘라서 모아둔 것이었다.

남용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몇 년 간, 우리도 너를 낳아준 부모님을 찾는 데만 열중했었다. 신문에도 내고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찾아봤지만 아무 결과도 없었어. 나랑 네 엄마도 어쩔 수 없이 포기한 거야."

"네 엄마랑 나를 미워하지 말아 줘, 우리도 찾으려고 노력 많이 했어..."

"아버지..."

부모님들이 그를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한 것을 알게 된 남지훈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30년 전 광고에 적힌 휴대폰 번호를 아버지가 지금까지도 사용 중인 것을 보고 그는 아버지의 고된 노력을 깨달았다.

그 당시 1년 수입으로 휴대폰을 살 형편이 안 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용걸은 그를 찾기위해 휴대폰을 샀고, 혹시나 올지 모르는 연락을 기대하며 그 번호를 지금까지 사용 중이었다.

남용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우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찾고 싶어도 찾을 힘이 없다. 너한테 숨기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빠가 미안하다. 이 물건들은 이제 네가 갖고 있거라.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SNS에 올리면 네 부모님이 보시고 찾아올지도 모르잖아."

남용걸은 물건을 남지훈 앞에 내밀었다.

곰 공갈젖꼭지를 물고 있는 귀여운 아기 사진이 있었다.

아마도 남지훈의 아기 때 사진인 것 같았다.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소연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힐끔 쳐다봤다.

흑백 사진에서 레트로 감성이 물씬 느껴졌고, 화질도 꽤나 선명했다.

남지훈은 사진을 건네받은 후, 말 없이 탁자에서 라이터를 찾아 바로 사진에 불을 붙였다.

"지훈아, 뭐 하는 거야?"

남용걸이 황급히 불길을 끄기 위해 발로 밟으려하자 남지훈이 그를 막았다.

남지훈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이제 안 찾아요, 두 분이 제 친부모님이에요."

남용걸은 수십 년 동안 간직해 온 물건이 잿더미가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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