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들이 아버지 토지 보상금을 노리고 있는데, 할머니는 지금도 삼촌 편에 서서 우리를 탓하고 있잖아요. 사과는 삼촌들이 우리에게 사과해야 해요. 은행 계좌를 풀고 싶으면 먼저 사과부터 하라고 하세요. 사과하지 않는 한, 저희는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어요. 절대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거예요.”남지훈이 소송을 걸겠다고 하자남용진과 그 일행은 마음이 급했다.'아직도 안 끝났어? 또 소송을 건다고?'남용진은 갑자기 태세전환해서 남지훈의 호감을 얻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삼촌이 사과할 테니, 법원에 우리 계좌를 풀어달라고 해 주지 않겠니? 겸사겸사 그 돈도 돌려주는 게 어때?가족끼리 서로 얼굴 붉힐 필요 없잖아."남지훈이 피식 웃었다."돈을 돌려달라고요? 그리고 제가 삼촌들을 난처하게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사과문을 올려서 우리의 결백을 돌려주면 끝나는 일이에요. 삼촌들이 제일 잘 하는 일이잖아요. 게시판에 글 올리는 거!"남용진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남세형과 남현동을 번갈아 보았다.그들이 모든 게시물을 올린 장본인 들이었다."아버지, 저를 보지 마세요."남세형 또한 난감했다."인기 게시글로 만들려면 댓글 알바들을 고용해야 해요, 그럼 비용도 많이 들어갈 텐데..."비용이 많이 든 다는 말을 듣고 남용진도 포기하고 말을 아꼈다.그는 초조한 눈빛으로 남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지훈아, 이것 봐봐! 비용이 많이 든다잖아, 이쯤에서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그만이요?"남지훈이 씩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그래요, 안 될 건 없어요."남지훈의 말 한마디에 남용진 과 그 일행들의 표정이 한 층 밝아졌다.은행 계좌 동결을 해제하고 계좌에서 빠진 돈을 돌려받을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더불어 남지훈 가족으로부터 토지 보상금까지 나누어 가질 수 있다고 뻔뻔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때 남지훈의 목소리 톤이 급변했다."공개사과는 없던 일로 할 수 있어요. 다만 세형 형이 말한 것처럼 돈이 필요해요! 우리에게 돈을
남용진과 그 일행들이 떠나면서 네일숍은 다시 평온함을 찾았다.남용걸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걸로 둘째 삼촌하고 셋째 삼촌이랑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게 됐네."그는 오늘 같은 상황을 원하지 않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은 일에 신경 쓸 여력이 부족했다.게다가 교통사고까지 겹치면서 그는 모든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남지훈은 남용걸의 심점을 이해했다."아버지, 삼촌들에게 교훈을 줬다고 생각해요. 피해 보상금 1억 원은 아직 손도 안 댔어요."그는 주머니에서 은행 카드를 꺼내 남용걸에게 건넸다.남용걸은 은행 카드를 다시 밀어내며 말했다."법원에서 1억 원의 배상금을 내라고 판결할 땐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삼촌들이 너무 심했던 건 맞으니까, 돈은 너랑 네 누나가 가지도록 해! 이 돈도 절대 돌려주지 말고! 혼나 바야 정신을 차리지..."그는 남용진과 남용민 둘 다 돈이 부족하지 않고 그들의 아들도 여유가 된다는 것을알고 있었다.남지훈은 결국 은행 카드를 돌려받았다. 남용걸이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유난히 그의 등이 더욱 위축되는 느낌을 받았다..한편, 남용진과 남용민 일행은 J 도시에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다.남지훈이 병원에서 환불받을 돈, 3,600만 원이 떠오른 그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화를 냈다. 결재가 끝나지 않았기에 환불받을 수 없었다.그들을 더 절망시킨 것은 그들의 계좌가 아닌 소연의 계좌로 환불받아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김옥자는 병원에서 계좌 이름이 소연임을 확인했고, 소연의 계좌로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그제야 남세형은 뒤늦게 깨달았다."그 개자식이 3,600만 원을 달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병원 쪽을 노린 거네!"남용진은 이를 빠득빠득 갈며 말했다."그 개자식은 정말 속이 썩었어!" 그는 자신이 남지훈에게 속았다고 생각하니, 극도로 화가 났다.남지훈과 소연이가 반격하기 시작해서부터 주도권은 그들에게 넘어갔고 남용진 일행이끌려다닌 꼴이 되었다.남용
"말해봐요."이현수가 차근차근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우리 둘이 파트너인 만큼, 서로 내색은 안 해도 갈등은 어쩔 수 없이 생길거예요. 그런데 가현 씨와 제가 잘 되면 대부분의 갈등도 해소되지 않을까요?"'이 녀석 입만 번지르르해서 말은 잘하네!' 남지훈은 이현수를 힐끗 쳐다보았다.이현수와의 사이는 제법 돈독한 사이였다. 거기에 '가족'이라는 더 깊은 관계를 더 쌓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그래도 누나의 마음이 더 중요해요."남지훈이 말을 이어갔다."모든 건 누나에게 달렸어요. 누나는 이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마음이 많이 다쳤을 텐데 당분간은 새로운 상대를 만날 생각을 하지 않을 거예요.”이현수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전 신경 안 써요. 인내심 하나만은 자신 있어요."남지훈은 어안이 벙벙했다.그 자신도 이미 한 번 실패했던 탓에 남녀 사랑에 대해선 조언해 줄 게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남가현이 돌아왔다 그녀는 이현수가 가게에 온 것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가현 씨."이현수가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자, 남가현은 시선을 돌린 채 무뚝뚝하게 말했다."요즘 체리가 꽤 비싸던데 다시 가져 가요."이현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가현 씨가 좋아하면 저는 매일 사다 줄 수 있어요. 아이들도 체리를 좋아하잖아요."남가현은 이현수에게 눈길 한 번 안 주고 남지훈에게 말을 걸었다."지훈아, 오면서 해산물을 좀 사 왔어. 소연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해. 오늘 여기서 저녁 먹고 가!""알았어!"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도 집에 돌아가서 저녁을 할 생각이 없어서 마침 잘 됐다 싶었다.이현수도 뻔뻔하게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남지훈은 평소와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 격투기 연습을 시작했다.그는 이미 숙련된 솜씨로 펀치와 킥을 날릴 수 있었다.심지어 연습에 사용하던 나무 기둥도 남지훈에 의해 부러졌다.소연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잠시 멍해 있었다.'이 녀석 무술 실력이 언제 이렇게
소연은 남지훈의 다급한 마음을 헤아렸지만 아직 남지훈을 스승님께 데려갈 수는 없었다.'아직 스승님께 사실을 말씀드리지도 않았는데, 들통이 나면 또 나만 골치 아픈 거 아냐?'그녀는 스승님이 경기 대회에 나갔다는 핑계를 대며 남지훈을 만류했다.남지훈은 소연을 소씨 저택으로 데려다 주었다.그녀의 스승은 소씨 저택에서 오랜 시간 머물면서 격투기를 연구했고, 소씨 집안 남매들에게 격투기를 가르치며 가족들을 부양했다.황급히 돌아오는 소연을 바라보던 주옥금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소연아, 또 싸웠어?"결혼한 3개월 동안, 소연은 남지훈과 다툼이 있을 때마다 본가로 돌아온 탓에 어머니는 익숙하게 그녀를 반겼다.소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난감해했다."어머니! 여긴 내 집이에요, 다투지 않더라도 올 수 있잖아요."주옥금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됐어, 지난 석 달 동안 네가 집에 돌아온 횟수는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야. 신혼생활이 너무 깨알이 쏟아져서 집이 그립지도 않을텐데… 됐다, 엄마도 더는 말 안 할게! 다투지 말고, 서로 양보하면서 살아! 이 엄마는 하루라도 젊었을 때 손주를 안아보고 싶단 말이야. 네 세 오빠들은 이제 글러 먹었어."소연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그녀는 소리를 낮추어 중얼거렸다."오빠들은 재촉하지 않으면서 맨날 나한테만 뭐라 그래."그녀는 집안에서의 결혼 압박이 없었다면, 송 어르신이 그룹 총괄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남지훈과의 결혼을 서두르지도 않았을 것이다.다 가족들의 계략에 넘어갔던 것이었다.주옥금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희들이 서둘러야 엄마가 더 늙기 전에 너희 아이를 돌봐 줄 거 아냐."소연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어머니, 요즘 한가하신 것 같은데 아버지와 함께 해외여행이나 다녀오시지 그래요. 난 스승님 찾으러 갈게요."주옥금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별장 뒤 정원으로 뛰어갔다.그녀의 스승님은 매일 아침 정원에서 격투기를 연습하곤 했고,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스승님의 이름은
남지훈이 격투를 시작한 시기는 소연이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는 남지훈이 처한 환경때문에 격투를 배울 수 있는 조건이 충족하지 않았다. 남지훈이 진정한 고수였다면 진작에 그녀를 이겼을 것이다."그럼 이건 어때?"정보성이 말했다."이따 네가 지훈 씨를 데리고 와봐, 스파링을 한 번 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소연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정보성과 얘기를 끝내고 S 그룹으로 돌아와 남지훈을 불러 함께 공원으로 향했다.공원의 아침 분위기는 비교적 한산하여 정보성과 남지훈이 운동을 하기에는 매우 적합했다.남지훈은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스승님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자연스레 감탄이 나왔다.소연이가 앞장서서 정보성을 남지훈에게 소개를 했다."저분이 내 스승님이셔, 너도 스승님이라고 불러."남지훈은 늠름한 자태로 고개를 끄덕였다.정보성과 가까워질 때쯤, 남지훈이 스승님께 먼저 인사를 드리려고 했으나 뜻밖에도 정보성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남지훈을 향해 펀치를 내리꽂으면서 준비가 덜 됐던 남지훈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격투를 시작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남지훈은 아직 제대로 된 스파링을 해 본 적이 없었다.유일한 실전마저 소연과의 스파링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동작 몇 번 만에 소연에게 패했었다.남지훈은 다시 심기일전해서 연습을 토대로 몇 발자국 후퇴한 후 침착하게 펀치를 날리며 맞받아쳤다.'슉! 슉!'한 번의 펀치가 나가자, 정보성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 녀석 보게!"그는 속으로 크게 숨을 내뱉으며 70 프로의 힘을 발휘해 펀치를 날렸다.충격이 가해질 때마다 남지훈은 철판에 부딪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의 펀치도 꽤 강력했지만 노련한 복서인 정보성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했고, 몇 분간의 격투 끝에 그는 뒤로 쓰러졌다."스승님, 정말 대단하십니다!"남지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서 인정의 표시를 보냈다.반면에 정보성은 세속적인 모습으로 흰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좋아, 좋아. 젊은이, 조금만 더 연마하면 크
남지훈은 차 안에서도 스승님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스승님의 주먹은 역시나 기가 막혀! 약점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어!"소연은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녀가 보기에 남지훈은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었지만 격투 기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뿐이라고 생각했다.스승과 더 많은 교감을 나눈다면, 남지훈의 실력은 분명히 급진적으로 향상될 거고 소연이가 패배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남지훈과 소연이 S 그룹으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찾아왔다.남지훈은 다소 놀란 눈치였다.'사건에 중대한 돌파구라도 생긴 거야?'그중 한 경찰이 입을 열었다."당신이 제공한 단서를 토대로 지문을 채취한 결과, 그날 당신 차를 들이받은 사람은 바로 셋째 삼촌인 남용민이에요.""뭐... 뭐요?"남지훈은 충격에 휩싸이면서 얼굴까지 새파랗게 질릴 정도였다.둘째 삼촌 남용진이라면 그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셋째 삼촌 남용민이 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의 기억으로는 남용민은 매우 소심한 사람이었다.'어떻게 셋째 삼촌이 그런 위험한 일을 할 수 있지?'남지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 경찰이 말을 이어갔다."아버님을 들이 받은 차량도 어제 오후에 한 금속 재활용 회사에서 찾았어요. 지금 차량의 지문을 확인 중에 있어요. 아마 2, 3일 뒤면 밝혀질 겁니다."사건에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두차례의 사고가 한 사람의 소행이라면 살인 미수는 확실했다.남지훈은 머릿속이 복잡했다.아버지의 교통사고는 제외하더라도 그와 소연의 교통사고는 셋째 삼촌이 벌인 짓이 확실했다. 사고 장소도 매우 특이했다.시야도 좁고 급 커브길이라 분명히 치밀하게 계획된 사고가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지훈아."다소 침울해 보이는 남지훈을 본 소연은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어찌 됐든 남용민은 아버지의 친 동생이자 가족이었다.아무리 매정한 사람이라도 가족이 감옥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여기에 너무 많은
스승님이 보여 준 모든 권법을 남지훈은 매우 즐겁게 지켜보았다."서브미션!"정보성은 숨을 몰아쉬며 힘껏 외치면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친 것 같았다."서브미션은 상대방을 제압하고 항복 시키기 위해 관절을 공격하거나 숨을 막는 기술이야. 예를 들어, 팔꿈치 굴절, 골반 관절 잠금, 목 조이기 등 여러 가지가 있어. 잘 봐!"'쾅!'그는 번개처럼 빠른 기세로 인테리어용 나무를 바닥으로 쓰러트렸다.남지훈도 스승님의 빠른 속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환갑이 넘은 나이에 이렇게 속도가 빠르다니! 이 기술을 사람에게 적용한다면 갈비뼈 몇 군데는 바로 나가겠는데?'펀치를 날린 정보성의 이마에서 구슬땀을 흘렀다.그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나이가 드니 힘이 달려. 내가 알기론 권법은 젊음을 필요로 한다는데, 정말 자네 같은 젊은 피가 부럽네, 부러워!"아무리 오랫동안 격투를 연마했고, 지금도 손쉽게 건장한 체구의 남자를 넘어뜨릴 수 있지만, 그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어쩔 수없이 인정해야만 했다.젊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이 정도 주먹질로 땀이 흐르진 않았을 것이다.소연이가 옆에서 아부를 떨며 서둘러 말했다."스승님은 아직 늙지 않으셨어요, 스승님 같은 이런 솜씨는 전국에 몇 명이나 될까요?""아이고!"정보성은 급히 손을 들고 말을 이어갔다."권법을 연마하는 사람은 제일 피해야 될 게 교만하게 행동하는 거야! 이 세상에는 수많은 고수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돼. 이 스승님은 배운 것은 많지만 엄청나게 잘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런 최고의 고수들을 만나면 나도 승산이 없어."그는 자신에게 경고를 주는 것뿐만 아니라 소연과 남지훈에게도 충고를 해주었다.정보성이 보기에 남지훈의 격투 실력은 이미 충분히 인상적이었다.그는 격투기를 접한 지 고작 3개월인데도 펀치와 킥 만으로 대다수의 무술 연습자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이 남지훈을 교만하게 만들지 않을까 두려웠다.무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에게 교만함은 가장 금기시되는 것이었다.교만한 사람은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기세는 완전히 달랐다! 정보성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이펀치는... 내가 직접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난 절대로 다른 사람이 두 번 만에이런 펀치실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걸믿지 않을 거야.” “소연아! 어디서 이런 보배둥이를 데려왔어?” 정보성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J 도시 무술계의 대부로 불리는 그는 남지훈의 실력이 무엇을 의미함을 알고 있었다. 지금 같은 성장세로는 10여 년 뒤, 남지훈은 무술계를 뒤흔들 고수로 될 것이 분명했다! 소연은 웃음을 띠며 말했다. “스승님, 잘 부탁드릴게요.” 그녀는 무술을 연습하고 있는 남지훈을 뚫어지게 보며 말했다. 이것이야말로 남지훈의 몇 안 되는 장점이지 않을까? 이 녀석 어쩌면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남지훈은 마지막 한 방을 날렸다. 짧은 순간에 엄청난 살상력을 발생시켰다. 팔뚝만 하던 나뭇가지가 한순간에 부러졌다. 사람을 향해 휘둘렀더라면 큰 인명사고가 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스승님, 한두 판 어떠신가요?” 남지훈은 고개를 돌려 정보성을 바라보았다. 나무를 향해 휘두르는 것에는 흥미가 떨어졌고 고수랑 붙어봐야 재밌을 것 같았기때문이다.정보성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늘은 처음이니 아직 서툴어. 익숙해지고 나서 그때 겨뤄보자고!” 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지금은 사부님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조금 더 연습하고 나서 다시 겨뤄보겠다고 결심했다. 정보성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지훈아, 너 무술에 아주 소질이 있어! 그러나 한마디는 꼭 명심해. 어디나 잘하는 사람은 넘쳐나! 교만해서는 안 돼.” 남지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고작 몇 개월을 연습했기에 교만해할 명분도 없었다. 정보성은 계속하여 말했다. “너의 무술 실력으로 봤을 때 다양한 스타일을 참고하면서 장점들을 배우고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너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을 거야.하지만 진정한 고수는 스타일이 없는 법이지. 자연으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