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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그날 임서연은 그와 껴안고 있었다.

그가 아니라면 누구 아이겠나.

하윤재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교통사고 당일에 그녀가 자신을 찾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하지만 김하준의 눈에는 하윤재가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처럼 보여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겨우 열여덟인데...”

“당신이 뭘 알아요!”

하윤재는 김하준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두 눈을 붉히며 소리쳤다. 임서연이 자기 몸 하나 챙기지 못해서 18살에 이혼하는 방탕한 여자라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

그녀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고나 하는 말일까?

하윤재는 김하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비싸 보이는 정장은 아마 보통 사람들의 1년 치 월급일 거다.

“당신 같은 귀공자가 한낱 평범한 인간의 고통을 알아요? 굶주리고 막다른 길에 버려진 기분을 알아요? 당신은 몰라요! 얘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임서연은 하윤재를 붙잡고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의 동정도, 연민도 필요 없이 그저 열심히 노력해서 엄마와 배 속의 아기를 돌보면 된다.

“병원으로 데려다줘요.”

그녀는 이제 서 있기도 힘들었다.

“알았어.”

하윤재가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았고 임서연은 하윤재의 말에 당황했는지 멍하니 있는 김하준을 보며 말했다.

“미안해요, 난 일해야 해요. 하지만 걱정 마요. 절대 사람들이 그쪽이랑 내 사이 모르게 해서 당신 체면 안 상하게 할게요.”

김하준의 미간이 구겨지며 번뜩이는 시선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이 여자...

남들은 지금 임서연의 상태를 모르지만 그녀를 안고 있는 하윤재는 지금 그녀의 몸이 계속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차로 그녀를 데려가며 다독였다.

“무서워하지 마. 하혈만 안 하면 괜찮을 거야.”

하윤재는 최대한 빨리 차에 올라타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간다.

김하준은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하윤재의 말을 되새겼다. 임서연에게 대체 무슨 비밀이 있다는 걸까.

그녀의 행동이 여러모로 이상하기는 했다.

그는 무슨 일인지 알아내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강지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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