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화

가슴 밑바닥에서 주체할 수 없는 불길이 치밀어 올랐지만 본인도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사랑놀이라도 하는 거야?”

이 목소리는...

오랜만에 만났지만 임서연은 누구의 목소리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역시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섬뜩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내가 한 말을 귓등으로 들었어?”

임서연은 무의식적으로 하윤재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아까는 선주영을 걱정하느라 하윤재와의 신체 접촉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난...”

임서연이 해명하려는데 하윤재가 손목을 잡으며 김하준을 바라보았다.

“고작 한 달뿐인 결혼이고 각자 원하는 것만 얻어가면 그만인 거래인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서연이 사생활에 간섭하는 거죠?”

임서연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알고 있는 하윤재는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워 이제는 그녀를 소중히 여기고 지켜주고 싶었다.

김하준의 시선이 임서연의 손목을 움켜쥐고 있는 하윤재에게 고정되고 순간 그의 목구멍에서 조롱 섞인 비웃음이 흘러나왔다.

“자기 애를 임신한 여자를 다른 남자에게 시집 보내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건가?”

그의 입가에 남아있던 비릿한 웃음마저 사라진 채 매서운 눈길은 예리한 검이 되어 하윤재를 마구 난도질했다.

“당신이 그러고도 남자야?”

임서연의 가슴이 철렁하며 모욕감과 허무함에 심장이 심하게 요동쳤다.

그는 배 속에 있는 아이가 하윤재의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윤재는 그저 고맙고 존경하는 상대인데 그런 그를 어떻게 모욕할 수 있겠나.

그녀는 하윤재의 꽉 잡은 손을 뿌리치고 김하준을 향해 말했다.

“날 탓하고 싶으면 나한테만 얘기해요, 다른 사람한테 뭐라고 하지 말고.”

김하준은 임서연의 반박을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서로에 대한 사랑이 넘치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우스꽝스럽고 화가 날 뿐이었다.

자기 아내면서 보란 듯이 눈앞에서 애정행각을 보여주니 왠지 모를 분노가 가스에 들끓었다.

하지만 하윤재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그들의 결혼은 단지 거래일뿐이고 그는 탓할 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