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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그의 눈을 마주한 백재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싸늘한 그의 눈빛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

“난...”

문득 평소 얌전하고 단아하던 그녀의 표정이 다소 일그러졌다.

“무서워서요, 무서워서 그래요!”

그녀는 김하준의 품에서 벗어나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통스럽게 울먹였다.

“당신이 이 땅을 임서연 씨에게 줄까 봐, 임서연 씨가 아내라는 이유로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될까 봐 무서워서 그래요. 그래서 날 버릴까 봐...”

백재아는 너무 슬픈 표정으로 서럽게 울면서 말했고 이는 김하준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눈을 질끈 감고 미간을 찌푸린 김하준의 복잡한 표정은 속내를 알 수 없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백재아는 울음에서 흐느낌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참을 땐 꾹 참지만 때로는 눈물과 호소로 남자의 마음을 흔들어야 한다는 걸 잘 알았다.

눈을 뜬 김하준은 침착함을 되찾고 손을 뻗어 그녀를 다시 품에 안았다.

“그렇게 속상해?”

백재아는 그의 품에 기댄 채 흐느꼈다.

“그냥 당신을 잃을까 봐 무서워서 그래요.”

김하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

그녀는 조금은 수작을 부리고 계산적이며 겉보기만큼 순수하지 않을지라도 몇 년 동안 그의 곁을 지킨 건 사실이라 김하준도 더 캐묻지 않았다.

방안에서 임서연은 휴대폰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하윤재가 보낸 메시지였는데 자신이 살던 동네 이웃들 사진이었고 사진을 보니 어떤 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이 뒷모습은...

임서연은 어딘가 익숙한 것 같았지만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았고 뒷모습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속이 울렁거렸다.

“욱...”

그녀는 안방을 뛰쳐나가 화장실로 달려간 뒤 세면대 앞에 엎드려 헛구역질했다.

거실에 있던 강지우는 임서연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굳어버렸고 화장실 문도 닫히지 않아 엎드린 채 토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 괴로워 보였다.

“임서연 씨 임신했어요.”

백재아는 구토하는 임서연을 바라보다가 김하준이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일부러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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