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화

우진경은 한숨을 쉬었다.

“다 도련님을 위해서 이러는 거잖아요.”

말을 마치고 그녀가 뒤돌아 가버리자 넓은 부엌에는 김하준만 남았고 천장에 드리워진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동그란 빛을 뿜어대며 그를 감쌌다. 그는 브로콜리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다음날, 김하준이 회사로 출근한 후 임서연도 따라나섰다. 회사에 출근하기로 했으니 레스토랑은 그만두어야 했기에 가서 말해야 했다.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던 중 우진경이 다가왔다.

“외출하세요?”

임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외박하지 말고 일찍 들어오세요. 결혼하신 유부녀잖아요.”

우진경이 상기시켜 주었다.

“네.”

임서연은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갔다.

거긴 버스가 없었기에 거리로 나가 택시를 잡고 레스토랑으로 갔다.

임서연이 입사하자마자 휴가에 그만두겠다는 말까지 하자 매니저는 당연히 못마땅해했다.

“일하기 싫으면 그때 왜 지원했어요? 우리도 일하는 데 문제 생기잖아요.”

임서연도 무척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매니저가 굳어진 표정으로 막 보내려는데 점장이 다가와 지금 너무 바쁘다고 말했다.

매니저는 임서연을 바라보았다.

“지금 먼저 도와주고 한가할 때 가요.”

“네.”

직업상 윤리에 따라 임서연은 그러겠다 답했고 유니폼을 갈아입으러 갔다. 오늘은 아주 바쁜 날인 것 같았다.

“이건 88번 방으로 갖다줘요.”

임서연이 음식을 가지러 왔을 때 요리사가 말했고 대답을 마친 임서연이 정교한 음식이 담긴 그릇을 룸으로 서빙하러 갔다.

한 손으로 음식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방문을 열자 밝고 넓으면서도 비밀이 프라이빗한 룸에 마호가니 원탁에는 두 사람만 앉아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은 아는 사람이었다.

김하준.

서로를 발견한 둘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헤븐은행 은행장이었던 단철호가 김하준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있다가 사람이 들어오니 대화를 멈췄다.

임서연은 고개를 숙인 채 들어와 음식을 테이블 위로 세팅했다.

“레몬가든에 점점 더 어린 여직원이 들어오네요.”

단철호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