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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이 여자, 표정이 참 순식간에 바뀐다.

아까는 상처받아 무너진 모습이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쏘아붙이고 있었다.

그녀는 도대체 어떤 여자일까?

김하준의 태도는 늘 그의 곁을 따르는 강지우조차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절대 저 두 여자를 같은 공간에 둬선 안 된다는 건 분명하게 알았다.

강지우는 앞뒤 상황을 다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똑똑한 그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처세술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백재아의 어깨를 두드렸다.

“가요.”

백재아는 주저했다.

김하준의 마음속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김하준이 정말 임서연을 선택하면 완전히 끝장이고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김하준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김하준이 잘해주는 것도 그날 밤 일과 그동안 따라다닌 정성 때문이었지 호감도 애정도 없었다.

감히 도박할 수는 없지만 지고 싶지도 않았다.

“난 하준 씨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이겼어요.”

백재아는 마지막까지 사람 좋은 소리를 하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패배를 인정하는 게 아니라 김하준이 난처한 걸 원하지 않는단다.

참 착하고 너그러운 여자다.

이내 집안은 적막감이 감돌아 아주 작은 숨소리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이런 분위기가 3분 가까이 이어지자 임서연의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한참 후 그녀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먼저 방으로 가볼게요.”

조금 전엔 단지 백재아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것이고 그녀가 갔으니 자신도 여기 더 남아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가 막 발걸음을 떼는 순간 김하준이 손목을 낚아채더니 힘껏 당기자 임서연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그대로 핑 돌아 품에 안겼다.

임서연은 본능적으로 저항했지만 손목이 붙잡힌 채 상대가 단단히 옭아매고 있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뭐 하는 거예요?”

임서연은 당황했다.

허.

“뭐 하긴? 아까는 그렇게 날카롭게 쏘아붙이더니?”

김하준이 그녀의 턱을 그러쥐었다.

“내가 널 과소평가했어.”

백재아가 아니었다면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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