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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임서연은 그런 그가 당황스러웠다.

그도 백재아를 만나고 있지 않나.

게다가 그녀와 하윤재는 그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도 아닌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간섭하는 걸까?

“난 그쪽 신경 안 쓰니까 그쪽도 내 사생활에 간섭...”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무언가 입을 막았고 온갖 말이 혀끝에서 맴돌았지만 밖으로 뱉을 수가 없었다.

“읍...”

정신을 차린 임서연이 그를 밀어냈고 이성을 되찾은 김하준도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눈앞에 여자를 응시했다.

지금 뭐 한 거지?

백재아가 아무리 적극적으로 들이대도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눈앞에 이 여자가 핑크빛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하는 걸 보고 있자니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자제력을 잃고 본인조차 놀랄 행동을 저질렀다.

임서연은 그날 밤을 제외하고는 어떤 남자와도 이렇게 친밀한 행동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수치스럽고 충격적이었다.

“당, 당신이 뭔데!”

임서연은 자신이 더럽혀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를 팔았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대해도 되는 가벼운 여자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가 무슨 자격으로?

김하준은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등진 채 말했다.

“넌 내 아내야.”

그러니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지!

임서연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이런 억지가 어디 있나!

“우린 부부가 아니고 단지 거래일 뿐이에요!”

임서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남자와의 접촉이 무서웠다.

악몽 같은 그날 밤을 겪은 이후 임서연은 남녀 사이의 스킨십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다.

임서연은 너무 화가 나서 평소와 다른 김하준의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의 침착함과 덤덤함은 전부 그녀에게 보여주는 가면이었고 만약 임서연이 조금이라도 침착했다면 붉게 달아오른 김하준의 귀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아무리 거래라도 부부로 지내는 동안 부부로서 해야 할 일을 못 한다는 말은 없었잖아.”

그는 천천히 돌아서서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인 임서연을 바라보며 미간이 찡그려졌다.

저렇게 무너질 만큼 그의 키스가 싫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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