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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소형차 주인은 차에서 내린 뒤, 허리를 굽힌 채 차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용성수님?"

배지수는 의아함에 빠졌다. 강한시에 무슨 큰 인물이 오길래 이씨 집안 가주께서 직접 마중까지 가는 것일까?

......

"엄마, 누나가 뭐래요?"

배준영이 입을 막은 채 물었다.

"아들, 걱정하지 마. 네 누나가 너 일단 병원으로 가라고 했어, 자기 일 끝나면 너 보러 오겠대. 그리고 너 이렇게 억울함 당하게 하지 않을 거라고 했어."

유옥진이 배준영을 위로했다.

"네, 이번에 임지환 그놈한테 제대로 배상하라고 할 거예요. 그 잡종 새끼 죽여달라고 빌게 만들어 줄 거예요. 강한시에서 발붙이고 살 수 없게 해줄 거예요."

배준영의 눈빛은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

"아…"

그러다가 상처를 다친 것인지 그가 다시 소리를 질렀다.

"아들, 엄마랑 당장 병원으로 가자."

그 모습을 본 유옥진이 얼른 말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한수경이 유옥진을 말렸다.

"이모, 저희 너무 급하게 병원 갈 필요 없어요."

"왜?"

유옥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저희가 돈 되는 물건 몇 개 가지고 가면 임지환이 물건을 훔쳤다는 거 진짜가 되는 거잖아요. 그렇게 되면 그놈도 아무 말 못 할 거예요. 지수도 그놈 진짜 모습을 알게 되면 미련도 싹 다 버릴 거고요."

한수경의 계획을 들은 유옥진이 멈칫하더니 입이 찢어질 것처럼 웃었다.

"그래, 그럼 네 말대로 하자! 우리가 돈 되는 물건 좀 가지고 가서 전부 그놈한테 뒤집어 씌우는 거야. 수경아, 너 정말 똑똑하다. 이번 일 네 공로가 커!"

"누나 대박인데."

배준영이 한수경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런 비열한 방식은 임지환을 완전히 도둑으로 만들 수 있었다.

......

구르미 빌리지 밖, 임지환이 상자를 든 채 서 있었다.

3년 동안 살았던 곳을 보고 있자니 마치 모든 것이 꿈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 그 어떠한 미련도 없었다.

어차피 그는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을 전부 했기에 찔리는 것이 없었다.

"끼익!"

그때, 화려한 차들이 구르미 빌리지 앞에 연속으로 멈춰 섰다.

그리고 차 문이 열리더니 슈트를 입은 사람들이 내려 자동으로 일렬로 섰다.

올곧은 그들의 몸만 보면 양호한 훈련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용성수님!"

그들이 임지환 앞에 서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건넸다.

질서 있는 목소리가 하늘을 가르고 울려 퍼졌다.

문 앞을 지나가던 구르미 빌리지 주민들은 그 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신분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임지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저 담담하게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바라봤다.

머지않아 리무진의 차 문이 열리더니 이성봉이 차에서 내렸다.

"저 사람 누구야? 포스 죽인다."

"이씨 집안 가주 아니야?"

"이씨 집안 가주? 그게 누군데?"

"이성봉, 강한시 최고 재벌 이성봉."

"그런 신분 고귀하신 분이 왜 이런 곳에 온 거지?"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의아한 기색을 드러냈다.

구르미 빌리지도 별장에 속했지만 안에 사는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재벌들이었다.

이성봉급의 사람이 이런 곳에 나타났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이성봉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재빠르게 달려와 임지환 옆에 섰다. 그리고 허리를 굽힌 채 공손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용성수님, 저는 이성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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