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항의 센터에 위치한 승천 경매장, 거대한 부지면적과 30층에 달하는 빌딩 높이가 우선 기세를 압도하는 곳이다.경매뿐만 아니라 요식, 엔터 등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항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이곳은 오늘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상태다.페라리, 포르쉐를 비롯한 수많은 초럭셔리 외제차들만 봐도 오늘의 행사 레벨을 짐작할 수 있었다.“지환 씨, 내리시죠.”먼저 차에서 내린 진운이 직접 임지환을 위해 문까지 열어주었다.“아이고, 두 분 드디어 오셨네요.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부랴부랴 달려나온 안양인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회장님께서 오늘 호스트신데요. 인사는 저희가 먼저 가서 드려야 하는 게 맞는 건데.”그저 고개만 까딱한 임지환과 달리 진운은 친절하게 웃어보였다.‘성운호텔 안양인 회장이 오늘 경매를 연 거였어? 그래서 장 팀장을 시켜서 나한테 초대장을 보낸 거였어.’“별말씀을요. 두 분 다 귀한 손님이신데 제가 먼저 인사드리는 게 맞죠. 아... 임 선생님께서는 어느 소장품이 마음에 드시는지요?”‘하, 드디어 속셈을 드러내는군.’안양인의 아부에도 임지환은 단호했다.“글쎄요. 회장님께서 그것까지 아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어차피 곧 알게 되실 텐데요.“크흠, 크흠.”성운호텔 회장으로서 그래도 가는 곳마다 대접받고 살아온 안양인에게 이런 푸대접은 정말 오랜만이었으므로 어느새 얼굴에 아부 대신 불쾌함이 피어올랐다.“임 선생님은 참... 성격이 괴팍하신 것 같습니다.”“지환 씨는 워낙 신비로운 스타일이라서요. 쓸데없는 호기심은 화를 자초할 뿐입니다. 소원용의 끝을 잊으신 겁니까?”진운이 차갑게 되물었다.“아, 죄송합니다. 제가... 무례했네요. 아, 소원용 말이 나와서 그런데 소원표 말입니다. 어젯밤 갑자기 미쳐버렸다던데. 설마 그것도 임 선생님께서...”안양인이 넌지시 말끝을 흐렸다.“아, 그래요? 어제 임 선생님과 계속 함께 있었는데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소원표가 사고가 난 이상 바로 임지환이 의심
“오늘 경매는 총 5단계로 나뉩니다. 그리고 지환 씨가 원하는 불멸의 옥초는 하이라이트 상품으로서 마지막에 등장할 것입니다. 아, 물론 걱정하지 마십시오. 장씨 가문을 제외하곤 재력으로 저희와 대항할 만한 세력은 없을 겁니다.”VIP 통로를 통해 경매장에 들어서며 진운은 기본 정보를 설명해 주었다.“불멸의 옥초가 굉장히 희귀한 약초인 것은 맞습니다만 다른 영약과 함께 사용해야만 제 효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진그룹이 하필 불멸의 옥초에 눈독을 들이다니...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네요.”“그게 제가 알아본 바로는요.”“장진그룹의 배후에도 무예 고수 한 명이 있다는 말씀이시죠?”짐짓 신비로운 척 목소리를 낮추는 진운을 향해 임지환이 되물었다.“그...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애초에 불멸의 옥초는 일반인들에겐 아무 작용도 할 수 없는 약초입니다. 하지만 슬럼프에 빠진 무예 고수에게는 둘도 없는 보약이죠. 그런데 가 굳이 이렇게 나서면서까지 불멸의 옥초를 원하는 것 보면 분명 누군가를 두고 있는 거겠죠.”“정... 정말 대단하십니다.”임지환의 침착한 분석에 진운이 감탄했다.오늘 아침에서야 겨우 얻은 정보인데 임지환은 이미 진작 예측하고 있을 줄이야.‘역시... 지환 씨는 적으로 돌리지 않는 게 맞아.’“그래서 제 말이 맞습니까?”“네. 지환 씨 생각대로 장진그룹의 배후에는 무예 고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체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장진그룹 회장인 장도행 본인입니다.”참고 있던 비밀을 뱉어낸 장도행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아, 그렇군요. 장진그룹은 역시... 장도행 본인이 그 정도 능력이 있으니 소항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거군요. 뭐, 그렇다고 해도 전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불멸의 옥초는 반드시 손에 넣을 겁니다.”바로 그때, 저 멀리에서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온몸이 지방에 파묻힌 것 같이 뚱뚱한 남자와 얼핏 보면 늙은 승려 같은 모습의 깡마른 남자의 독특한 조합이었다.“누구신지...?”
손이 부서질 것만 같은 고통에 장이명은 어느새 얼굴까지 새빨개졌다.“뭐야. 이거 당장 안 놔?”그제야 손에 힘을 푼 임지환이 짐짓 모르는 척 어깨를 으쓱했다.“아, 죄송합니다. 풍문으로만 듣던 분을 실제로 뵙게 되어 제가 잠깐 흥분했나 봅니다.”“야, 너 진짜 죽고 싶어?”어느새 깡마른 중년 남자 뒤에 숨은 장이영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아저씨, 저 자식 하는 꼴 봤지? 어떻게 좀 해봐!”장이영의 소란에 지금까지 눈을 지그시 감고 있던 박군영이 스르륵 눈을 떴다.그리고 그 순간, 눈빛에서 뿜겨져나오는 기가 날카로운 칼날처럼 임지환의 얼굴을 스쳤다.깡마른 몸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에 나름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자부하는 진운도 저도 모르게 눈길을 피하고 말았다.‘아... 이번에야말로 지환 씨... 꽤 위험해지겠는걸...’이런 생각과 함께 조심스레 임지환을 돌아본 진운, 하지만 놀랍게도 임지환은 여전히 무덤덤한 모습이었다.‘뭐지? 내가 잘못 봤을 리가 없는데? 방금 그건 분명 공격이었어.’깜짝 놀란 건 박군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를 담은 눈빛 한 번에 나름 강자라고 자부하는 이들도 바로 첫 기싸움에서 밀리는 게 보통인데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이 청년에게는 조금의 타격도 입히지 못했으니 놀랄 만도 했다.‘설마... 종사급 고수인 건가?’박군영이 의아해 하던 순간, 천천히 한발 앞으로 내딛은 임지환이 온몸의 영기를 두 눈에 모았다.슈욱!그리고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기운이 박군영을 향해 날아갔다.게다가 놀랍게도 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그의 눈빛 한 번에 마치 수천, 수만 개의 바늘이 눈을 마구잡이로 찌르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으악!!”결국 기싸움에서 밀린 박군영이 눈을 감싸쥐며 비명을 내질렀다.“목격술이 이 정도라니 나름 대단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거 배우셨죠? 오늘 일로 큰 교훈을 얻으셨길 바랍니다.”무덤덤하게 한 마디 내뱉은 임지환이 발걸음을 옮기려하자 가만히 숨어있던 장이영이 그의 발목을 잡았
씁쓸한 미소와 함께 박군영이 손을 펼치자 섬뜩한 붉은 피가 그대로 드러났고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한 장이영이 기겁하며 비틀거렸다.‘아니... 서로 대놓고 공격을 한 적도 없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그래도 이렇게 물러날 거야? 그게 말이 돼?”박군영의 상태를 보고 임지환과 육체적으로 싸워선 승산이 없다는 걸 인지한 상황이었지만 이대로 물러난다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장이영이었다.“아까 대화하는 걸 들어보면 저쪽도 불멸의 옥초를 노리고 경매에 참석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그 약초를 낙찰받는다면 그거야말로 복수죠. 오늘 있었던 일은 제가 어르신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도련님, 불멸의 옥초는 어르신의 목숨이 달린 약초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낙찰받으셔야 합니다.”“아, 진짜. 나도 알아. 아저씨는 얼른 가서 보고나 드려.”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연신 당부의 말을 전하는 박군영을 향해 장이영은 귀찮다는 얼굴로 선을 저었다.이에 고개를 끄덕인 박군영이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얼른 치료를 받아야 해. 이러다간 정말 실명할지도 몰라.’한편, 경매장에 들어선 장이영은 주위를 쭉 둘러보았다.6번 방으로 들어가는 걸 임지환을 노려보던 장이영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소 대표, 대어가 미끼를 물었어.”“아, 장 대표님, 미끼를 물었다면 다 끝난 거나 마찬가지네요. 미리 축배라도 들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수화기 저편에서 소원용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건방 떨지 마. 상대는 종사급 고수야. 네 시체 거둬줄 자비 따윈 베풀지 않을 테니까 방심하지 말라고.”차가운 얼굴로 전화를 끊은 장이영은 굳게 닫힌 6번 방 문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두고 봐. 불멸의 옥초만 손에 넣으면 모든 치욕을 10배로 갚아줄 테니까!”말을 마친 장이영은 1번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경매장 꼭대기층 6번 방.“제가 예약한 방인데 마음에 드십니까?”아무 말도 하지 않는 임지환을 보고 있자니 어딘가 불안해지는 진운이었다.“잘하셨어요. 솔직히 말해서 기대 이
“네, 배우고 싶습니다!”진운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눈빛 하나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니. 저것만 마스터하면 웬만한 적은 문제도 아니지.’“목격술은 수련기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수행을 하려면 무예 실력이 일정 경지에 올라야 하죠.”잠깐 멈칫하던 임지환이 진운을 쭉 훑어보았다.“진운 씨는 근골이 너무 약해 무예 수련에 적합한 몸이 아닙니다.”“근골이 약하다... 그럼 따로 이를 보완할 방법은 없는 겁니까?”진운이 집요하게 물어왔다.솔직히 임지환을 알기 전까지만 해도 진운에게 무예 수련자들은 육체만 튼튼하고 머리는 단순무식한 작자들일 뿐이었다.하지만 초능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임지환의 실력을 직접 목격한 뒤에는 강함에 대한 열망이 점차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방법이야 있지만 굉장히 어렵습니다.”애초에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기에 진운은 오히려 활짝 미소를 지었다.털썩.어느새 털썩 무릎을 꿇은 진운이 말했다.“부디 제게 무예 수련의 길을 알려주십시오. 평생 지환 씨를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단단한 눈빛의 진운을 빤히 바라보던 임지환은 그를 부축하여 일으킨 뒤 어깨를 토닥여주었다.“좋습니다. 지금은 일단 불멸의 옥초를 손에 넣는 데 집중하도록 하죠.”“걱정하지 마십시오. 가산을 탕진하는 한이 있어도 낙찰받을 테니까요.”말을 마친 진운은 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오늘 이 경매를 위해 정말 전 재산을 동용한 진운을 바라보던 임지환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경매장 입구.“아니, 초대장도 진짜라면서 왜 입장 불가인거죠?”오프숄더 스타일의 블랙드레스를 입은 배지수가 다급하게 물었다.“설명은 충분히 드렸잖습니까. 귀하께서 소지하신 건 1인용 초대장이라 1장에 한 명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경매장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지만 유옥진은 여전히 억지를 부렸다.“우린 진운 대표가 초대한 귀빈이야. 우릴 이렇게 문전박대 해도 정말 괜찮겠어?”“그러니까. 초대장이면 초대장이지 뭐 따로 레벨을 나
“1인용 초대장? 살다 살다 그딴 소리는 처음 들어보네. 보아하니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어디서 어른한테 눈을 동그랗게 뜨고.”유옥진의 앙칼진 목소리에 경매장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들에게 쏠렸다.“엄마.”쪽팔린 마음에 배지수가 엄마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뭐 그런 말씀까지 하세요.”한편, 그제야 배지수의 얼굴을 확인한 안양인은 두 눈을 번뜩이더니 침까지 꿀꺽 삼켰다.‘하아... 이런 미인이. 내가 이렇게 예쁜 여자를 놓칠 리가 없는데 말이지. 희한하구만. 몸매며, 얼굴이며... 연예인 못지 않아.’특히 배지수 특유의 여리여리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안양인이었다. ‘저런 여자를 품을 수 있다면... 내 수명 몇 년 정도 내줘도 괜찮을 것 같은데...’이런저런 생각끝에 안양인이 한발 앞으로 나섰다.“아, 전 승천 경매장 안양인 회장입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 들어봐도 될까요? 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사람 좋은 친절한 미소에 배지수의 경계심도 어느 정도 풀렸다.“아, 왕 회장님. 저는 진운 대표님 초대로 경매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 초대장도 그분이 보내주신 거고요.”안양인에게 해명하면서도 배지수의 시선은 경매장 입구 쪽을 향했다.진운이 먼저 다가온 건 이번이 처음인데 나름 첫 데이트부터 지각하는 꼴은 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진운 대표 친구라고요?”진운의 초대를 받고 왔다는 말에 주책맞은 설렘으로 부풀어올랐던 마음이 추욱 꺼져버렸다.“그런 거면 진 대표님께 전화 한 통 하면 될 텐데요.”“아... 그게. 제가 그분 연락처가 없어서요. 회장님께서 대신 걸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방금 전까지 친구라고 해놓고 연락처가 없다는 말을 하자니 왠지 얼굴이 뜨거워졌다.“아, 별일도 아닌데요 뭐.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배지수를 힐끗 바라보던 안양인이 휴대폰을 꺼냈다.‘진운... 어쩐지 웬만한 여자들은 쳐다도 안 보더라니. 저 정도 여자는 되어야 눈에 들어온다 이건가? 응? 통화중이네?’전화를
오늘 이 경매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소항에서 으뜸가는 재벌가들과 정치가들이다.그 누구의 명함을 꺼내 들어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들이다.안양인은 내색을 하지 않고 머리를 빠르게 굴리기 시작했다."차라리 이렇게 합시다. 먼저 이분들을 응접실에 가서 기다리도록 안배할게요. 이따가 배지수 씨가 둘째 도련님을 만나고 난 뒤 다시 이분들을 데리고 가도 늦지 않았어요.""자, 가시죠!"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수하의 직원들에게 눈짓을 했다.이 사람들은 모두 안양인이 직접 훈련시켰기에 당연히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유옥진과 배준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들은 두 사람의 곁으로 다가갔다.모신다고 했지만 사실 반은 위협적인 뜻도 있었다.이 장면을 보고 두 사람이 어찌 감히 입을 열겠는가. 결국 달갑지 않게 응접실로 이끌려갈 수밖에 없었다."따라오세요!"안양인이 손을 휘저으며 앞장섰다."그래요!"그가 더 이상 지나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배지수는 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양인의 뒤를 따라 경매장에 들어갔다.앞에서 걷고 있는 안양인은 다른 사람이 알아채지 못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가 배지수를 데리고 경매장에 들어간 것은 당연히 선의를 베풀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녀가 진운과 정말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만약 그녀가 정말 진운이 초대한 귀한 손님이라면.그가 이렇게 하는 것도 진운이 자신에게 신세를 지게 한 셈이다.만약 배지수가 얼렁뚱땅 지어낸 것이라면... 그 뒤에는 어떻게 그녀를 처리하든 모두 안양인의 손끝에 달려 있지 않은가?어떻게 하든 그는 이길 것이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둘째 도련님께 말씀을 드리고 난 후, 도련님께서 직접 데리러 오게 할 겁니다."안양인은 배지수를 꼭대기 층에 비어있는 룸으로 데리고 가서 바로 떠났다."꼭대기 층의 룸은 역시나 으리으리하네!"배지수는 투명한 천막 앞으로 걸어갔다.고개를 숙이고 내려다보기만 하면 그녀는 경매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이런 V
"별일 없으면 저는 먼저 갈게요!"안양인은 비록 지금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얼굴에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지금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경매장에 쏠려있다.위층의 배지수가 둘째 도련님이 초대한 사람이 아니라면...그때가 되면 문만 닫으면 이 여자는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가 있다!"온 김에 좀 이따 가시죠. 잠시 후 안양인 씨가 힘을 써야 할 때가 있을지도 몰라서요!"임지환이 담담하게 말했다.안양인은 임지환이 이곳에 머무르라는 말을 듣고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그는 원래 이 기회를 틈타 미녀와 함께 스킨십을 가지려 했다."임 선생님. 이건 조금 타당하지 않은 것 같네요! 저는 아무래도 주최측이니 이유 없이 자리를 비우면 아마도..."안양인은 애써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임지환은 그를 힐긋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가고 싶으면 가셔도 됩니다. 그러나 성의는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안양인은 멍해졌다."임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오늘의 경매에는 내가 원하는 물건이 있어요. 만약 안 회장님이 경제적으로 10억 원 정도를 도우신다면 아주 감사할 것입니다."임지환은 웃어 보였다."10억 원이요?"안양인의 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솟구쳤다.‘이 녀석, 아주 단단히 한몫 떼려는 거구나?’그리고 이내 진운이 웃는 듯 마는 듯 말을 이었다."안 회장, 천향각에서 임 선생님에게 부탁했던 일을 잊은 건 아니죠?""그건... 당연히 잊지 않았죠. 하지만 10억 원이라니 너무 많지 않나요?"안양인의 얼굴을 조금 일그러졌다.그는 비록 몇백억에 달하는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호텔이나 경매장, 그리고 고급차와 같은 고정 자산이다.카드의 유동 자금은 모두 합쳐 30억 원 정도다.그가 단번에 10억을 내놓으라 하는 것은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 괴롭다!명의상은 체당금이라 경매가 끝나면 그대로 돌려줘야 하지만 이곳에서 진운은 제외하고 임지환의 내력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소항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 임 선생에 대해 안양인은 정말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