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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가늘고 긴 목에 뜨거운 숨결이 닿자, 온하랑은 피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려고 최선을 다했다.

오랜 침묵 끝에 부승민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눈을 감고 감정을 추스르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천천히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온하랑을 놓아주었다. 온하랑은 그의 무겁게 가라앉은 마음을 예리하게 알아채고 눈을 들었다. 그녀는 가까이서 그의 붉고 퍼렇게 멍든 얼굴을 관찰했다.

“누구랑 싸웠어?”

“응.”

부승민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온하랑은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가서 구급상자 가져올 테니 먼저 앉아 있어.”

회장실에는 구급상자가 있었는데 안에는 몇 가지 기본 약이 들어 있었다.

부승민은 아무 말도 없이 코트를 대충 소파 등받이에 올려놓고 소파에 앉았다.

구급상자를 테이블에 올려놓은 온하랑은 뚜껑을 열어 연고를 찾으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오빠가 어떻게 다른 사람과 싸울 수 있어? 운전기사가 없었어?”

다시 말해, 누가 감히 부승민을 때리냐는 말이다.

누가 감히 부승민을 이렇게 때렸단 말이지?

부승민은 침묵했다. 한참 동안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온하랑은 그를 힐긋 쳐다보더니 연고를 열어 면봉에 짜냈다.

“얼굴 내밀어.”

그가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아 온하랑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기꺼이 약을 발라주는 이유는 단지 그가 그녀를 위해 추서윤과 거래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부승민은 순순히 온하랑의 옆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온하랑이 면봉을 가져다가 누르자 시원한 촉감이 전해져왔다.

온하랑은 그를 흘긋 쳐다보며 물었다.

“아파?”

“괜찮아.”

부승민은 그윽한 눈빛으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눈동자에는 애틋함이 가득 담겨있었다. 온하랑은 심장이 두근대더니 등에 소름이 돋았다. 얼른 시선을 피하고 그에게 약을 발라주었다.

“얼굴 빼고 다른 부위는 안 다쳤어?”

“다쳤어.”

온하랑은 반사적으로 부승민을 이리저리 살폈다. 부승민은 온하랑의 작은 손을 가슴에 가져다 누르며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여기, 여기에 상처가 났어. 너만 치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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