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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그래, 좋아.”

송재열은 기뻐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대본을 가져와 재빨리 넘기며 구미호 출연 장면을 찾았다.

“여기로 하지. 한 번 봐봐.”

온하랑은 대본을 건네받아 열심히 읽었다. 이 장면은 거의 끝날 때 구미호가 남자 주인공에게 맞아 심각한 상처를 입고 죽기 직전에 남자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며 구미호 성격의 유래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대화가 끝날 무렵 구미호는 눈을 감고 과거를 회상한다.

구미호, 소민은 어렸을 때 비극적인 일을 겪었다. 그녀는 여인으로 둔갑한 백 년 묵은 여우와 평범한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여우 귀를 가진 인간 모습의 반인반수였다. 인간 세상에 살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괴물로 취급되어 학대당하고 마을에서 쫓겨나 4, 5살까지 밖에서 떠돌다가 한 할아버지에게 입양되었다.

할아버지 집은 몹시 가난했고, 소민은 마르고 약해 또래 친구들로부터 자주 따돌림과 조롱을 당했다. 누구도 그녀와 함께 놀려고 하지 않았다. 한번은 괴롭힘을 당한 후 혼자 연못가로 달려가서 펑펑 울 때였다. 그녀와 비슷한 또래인 같은 마을의 한 소녀가 다가왔다.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그 소녀는 그들과 함께 괴롭히지 않고 항상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 소녀가 곁으로 다가와 사탕을 건네자 소민은 고마워서 어쩔 바를 몰랐다. 그때부터 소녀에 대한 소민의 마음은 점점 달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선계의 거대한 악당 조직이 갑자기 인간 세상에 내려와 마을 사람들을 전부 죽이고 소민과 아이들을 잡아갔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를 몇 명 죽이자 나머지 아이들은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

아이들을 잡아가는 도중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숲에서 쉬기 위해 소민을 비롯한 다른 아이들을 다 같이 나무에 묶어버렸다.

갑자기 소민의 여우 귀가 움직이며 멀리서 들려오는 발소리를 예리하게 포착했다. 그녀는 오감이 예민해서 보통 사람보다 멀리 보고 들을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소민은 소변을 보러 가겠다고 했다. 만약 다른 아이였다면 악당은 짜증이 났을지도 모르지만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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