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19화

작가: 고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5-29 19:00:00
상황을 보고 다가온 한 웨이터가 세 양아치를 몇 번 쳐다보더니 온하랑에게 물었다.

“여성분, 무슨 일이세요?”

“계산하고 싶은데 이 사람들이 저를 못 가게 해요.”

웨이터가 말했다.

“형님들, 비켜 주세요. 다른 분 힘들게 하지 마시고...”

“꺼져. 그쪽이 상관할 일이 아니야!”

밤톨 머리를 한 양아치가 고개를 돌려 웨이터의 말을 자르며 흉악한 눈빛으로 경고했다.

“형님, 진정하세요...”

“누가 네 형님이야?”

밤톨 머리의 남자가 말했다.

“괜히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

“저기요. 계속 이렇게 소란 피울 거면 여기서 나가 주시죠.”

밤톨 머리의 남자는 눈썹을 치켜들고 거들먹거렸다.

“왜? 날 쫓아내려고? 어디서 감히!”

왼쪽에 있던 남자가 씩씩대며 앞으로 걸어가 웨이터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이 자식이 감히 어디서 용수 형님한테 이딴 태도로 말해? 당장 매니저 불러와!”

오른쪽에 있던 남자도 말했다.

“너 새로 온 놈이야? 용수 형님을 몰라?!”

다른 웨이터가 상황을 무마하려고 나섰지만 세 명의 양아치는 여전히 으르렁거렸다. 온하랑은 그들이 비킨 틈을 타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금방 두 걸음을 내디뎠는데 밤톨 머리의 양아치가 돌아서서 온하랑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쁜이, 어딜 그리 급하게 가!”

“손 놔!”

온하랑은 벗어나려고 애 썼지만 도무지 벗어날 수 없었다. 반쯤 추한 상태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나랑 몇 잔 마시면 놔 줄게.”

“꿈 깨!”

밤톨머리 남자는 얼굴에 웃음기가 가셨다.

“오냐오냐하니까 이년이!”

그가 힘껏 잡아당기자, 하늘이 핑글핑글 돌며 온하랑은 머리가 어지러워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남자는 재빨리 술 한 잔을 따르더니 온하랑의 앞에 강압적으로 내밀었다.

“마셔!”

온하랑은 고개를 들어 남자를 보며 입술을 꾹 다물고 말하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분위기가 삽시에 싸해졌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일제히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위태로운 제안   제620화

    온하랑이 유학 중일 때 최동철은 확실히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를 특별히 신경 써줄 이유가 없었다.온하랑은 최동철의 취미가 사진 찍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최동철 또한 온하랑이 이 분야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촬영을 배울 생각이 없는지 물어봤지만, 그녀는 거절했다.나중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온하랑은 그를 멀리했고, 그가 소개해 준 아파트에서 이사했다. 그 후 온하랑은 귀국하여 그의 연락처를 모두 삭제하고 두 사람은 그렇게 연락이 끊겼다.그 약간의 호감은 최동철이 그녀를 따라 귀국하기에는 너무나 보잘것없었고 온하랑은 점점 최동철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갔다.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최동철은 단톡방을 열었고 우연히 익숙한 계정을 보았다. 그녀의 프로필 사진과 닉네임이 그대로였다.사실 풍경 사진 공모전 최초 창시자 중 한 사람이 최동철이었으며 그는 수년 동안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기도 했다.최동철은 두 사람이 사진 덕분에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더구나 온하랑이 자신의 사진 수업에 등록할 줄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그제야 그는 그녀가 기억을 잃고 그해의 유학 생활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최동철은 조금 씁쓸했다. 함께 풍경 사진을 찍자고 초대했을 때만 해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이복동생 부승민의 전처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바뀌었다. 최동철의 시선이 온하랑의 얼굴에 옮겨졌다. 그녀의 뺨은 약간 붉게 물들고, 두 눈은 촉촉하고 짙었으며 눈꼬리가 빨개져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요염함이 묻어났다.“가자, 데려다줄게.”“싫어, 더 마실 거야.”온하랑은 그녀 앞에 놓인 술잔을 집어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최동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고 액체가 반쯤 남은 잔을 빼앗으며 말했다.“마시지 마!”온하랑은 그를 흘겨보더니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놓인 술병을 집어 들었다.“더 마실 거라고!”빌어먹을 부승민! 몇 분간의 용서는 이제 없던 일이야

    최신 업데이트 : 2024-05-29
  • 위태로운 제안   제621화

    온하랑은 검은 까마귀 털 같은 속눈썹을 깜빡거리더니 눈물이 테이블 위로 후드득 떨어졌다.아무 일도 없던 최동철의 마음을 갑자기 뭔가가 쿡 찌르는 것 같았다.그녀는 부승민을 정말 사랑했다.부승민이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온하랑은 눈가를 닦으며 잔에 담긴 술을 한 번에 다 마셨다.최동철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가 술을 더 마시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어느새 술에 취한 채 테이블에 엎드려 계속 술을 마실 거라며 주사를 부리고 있었다.그는 온하랑 손에 들린 컵을 빼앗은 뒤 계산을 마쳤다. 그러고는 온하랑을 안아 들고 바에서 나와 차 뒷좌석에 태웠다.온하랑은 이미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상태로 뒷좌석에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누워 있었다.최동철은 차를 돌아 조수석에 올라탔다.“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호텔로 가주세요.”기사는 시동을 걸고 최동철이 지내고 있는 호텔로 향했다.가는 도중에 최동철의 핸드폰이 울렸다. 비서의 전화였다.최동철이 전화를 받자마자 비서가 말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임씨 아가씨와 함께 강남시에 오셨다고 합니다. 지금 인더숲 호텔에서 묵고 계시는데 대표님을 뵙겠다고 하십니다.”사모님은 최동철의 아버지 최국환이 둘째 부인이자 최동림의 친엄마 그리고 최동철의 새엄마였다.“저녁에 보자고 그래.”“사모님께서 지금 대표님을 뵙겠다고 하시는데요. 급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최동철은 멈칫했다.“내가 조금 있다가 갈 테니까. 기다리라고 해.”“알겠습니다. 참 대표님 부민재가 자수했습니다.”최동철은 고개를 돌려 조용히 눈을 감고 잠이 든 온하랑을 바라보았다.“알겠어.”비서는 더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최동철은 핸드폰을 주머니 안에 넣으며 손가락을 튕겼다.부하가 장국호를 잡은 다음에 가장 먼저 그때의 일을 신문했기에 최동철은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었다.하지만 장국호는 아직 강남시에 도착하지 않았다.지금 생각해 보니 오늘 온하랑이 이렇게 슬퍼하는 이유가 부승민과 부민재를 통해 진실을 알게 되었

    최신 업데이트 : 2024-05-29
  • 위태로운 제안   제622화

    그는 소파에 앉아 앞에 노트북을 두고 일을 하는 듯했다.온하랑은 놀라서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더니 주변을 둘러보았다.이 방은 확실히 생활의 흔적 뚜렷했고 새로 체크인한 방처럼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궁금해서 물었다.“제가 왜 여기에 있어요?”최동철은 입꼬리를 씰룩이며 말했다.“네 생각에는 왜 여기 있을 것 같은데?”온하랑은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말했다.“오빠가 절 바에서 데려온 거예요?”그렇다면 그녀를 도와준 사람은 부승민이 아니라 최동철이었다. 그럼 그녀는 술을 마시고 사람을 잘못 본 것일까?최동철은 눈썹을 치켜뜨며 부정하지 않았다.“동철 오빠 어제 그 남자들한테서 구해줘서 고마워요.”온하랑은 미안한 듯 웃더니 머뭇거리며 물었다.“나 어제 좀 많이 마셨는데 혹시 실수한 건 없죠?”예를 들어 그를 부승민이라고 불렀다든가 하는 일은 없길 바랐다.비록 술김에 사람을 잘못 봤지만 이름을 잘못 불린 사람에게는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게다가 상대는 최동철이었다.최동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온하랑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실수 안 했으면 다행이에요.”“근데 너 나한테 토했어.”최동철이 바로 말했다.“네?”온하랑의 턱은 바닥에 떨어질 것 같았다.“네긴 뭐가 네야? 네 다운 재킷에도 토가 묻어서 내가 버렸어.”온하랑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이불을 들고 침대에서 내려왔다.“미안해요. 그 오빠 옷값은 제가 드릴게요.”“그건 됐어. 옷이 없는 것도 아니고.”최동철에게 옷 한 벌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온하랑은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럼 저녁에 제가 밥 사드릴까요?”최동철은 그녀를 도와 장국호도 잡아주었고 또 바에서 그녀를 구해줬으니 그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최동철은 고개를 들더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래.”그는 손가락으로 소파에 놓인 쇼핑백을 가리키며 말했다.“내가 사람 시켜서 네가 입을 다운 재킷 사 오라고 했어. 맞는지 봐봐? 마음에 들어?”“동철 오빠 눈썰미면 당연히 괜찮겠죠.”

    최신 업데이트 : 2024-05-29
  • 위태로운 제안   제623화

    온하랑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녀는 아직도 부승민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고민하던 온하랑은 핸드폰을 다시 열어 부승민에게 문자를 남겼다.[안전해요. 그러니까 방해하지 마요.]문자를 보 뒤 온하랑은 다시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최동철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최동철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번쩍였다.“왜 안 받아?”“중요한 전화는 아니에요.”온하랑은 대충 둘러댔다.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핸드폰이 또다시 울렸다. 다시 확인해 보니 또 부승민이었다.“그러지 말고 받아 봐. 중요한 일일 수도 있잖아.”최동철이 말했다.“오늘 오후에 장국호가 강남시에 도착했어. 심문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오전에 있었던 알게 된 진실이 떠올라 온하랑은 입술을 깨물며 전화를 끊었다.“괜찮아요. 안 받아도.”최동철은 눈빛이 빛나더니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식사를 마치고 나니 거의 7시가 되었다.“가자. 어디서 지내? 데려다줄게.”최동철이 말했다.온하랑은 아파트 이름을 말했고 최동철은 그녀를 태우고 아파트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온하랑은 차 문을 열며 최동철에게 손을 흔들었다.“고마워요 동철 오빠. 다음에 올라와서 커피 한잔하고 가요. 안녕.”“그래 다음에 봐.”온하랑에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최동철은 차를 몰고 떠났다.그녀는 핸드폰을 켜며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부재중 전화가 쏟아졌고 전부 부승민의 전화였다.엘리베이터 앞에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다. 온하랑은 손을 들어 버튼을 누르고서는 고개를 숙여 핸드폰에 뜬 전화번호를 바라보며 고민했다. 그래도 부승민에게 전화를 해줘야 할 것 같아 그녀는 다시 그의 전화번호를 눌렀다.몇 초 뒤 옆에서 익숙한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온하랑은 2초 정도 멍하니 있더니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부승민의 깊은 시선과 마주치고서는 깜짝 놀랐다.“승민 오빠? 오빠가 왜... 근데 왜 날 안 불렀어요?”그녀는 옆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그저 같은 건물에 사

    최신 업데이트 : 2024-05-29
  • 위태로운 제안   제634화

    부승민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온하랑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서는 고개를 돌려 그르 바라보았다.“오빠 왜 이래요?”부승민은 불타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너 설마.”‘설마 최동철하고 같이 있은 건 아니겠지?’말을 하다 말고 그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 뒤에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은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표정에서 다 드러났다.그녀는 혼자 있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는 그녀가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을까 봐 그녀를 찾아가려고 했다.하지만 도중에 부선월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부선월은 허약한 목소리로 차 사고를 당했는데 수술 동의서에 사인해 줄 친인척이 필요하다고 했다.부승민은 의심도 없이 바로 차를 돌려 병원으로 달려갔고 오랫동안 부선월에게 잡혀있었다.병원에서 나온 부승민은 온하랑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계속 걸어도 전화기는 꺼져있었다.그 뒤로 그는 호텔 문 앞에서 그녀의 차를 발견했고 들어가서 직원에게 물었다. 직원은 그녀가 술에 만취된 상태로 어떤 남자와 함께 떠났다고 얘기했다.그는 미친 듯이 온갖 곳을 돌아다니며 그녀를 찾았다.하지만 이때 그는 사진들을 받았다.처음 두 장은 온하랑이 최동철에게 업혀 차에 탄 뒤 호텔에 들어가는 사진이었다.세 번째 사진은 최동철의 비서가 여자 옷을 들고 호텔로 들어가는 사진이었고 네 번째 사진은 저녁쯤 온하랑이 최동철과 함께 퓨전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사진이었다.그 사진들에서 최동철의 옷은 호텔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달랐고 온하랑도 옷이 바뀐 채 회장은 지워졌고 머리는 풀어 헤치고 있었다.두 사람은 호텔 방에서 몇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이었다.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었다.이 사진들을 봤을 때 부승민은 심장이 마치 날카로운 칼에 찔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가슴이 아파 미칠 것 같았다.바로 그때 온하랑에게 전화는 통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고 안전하니 방해하지 말라는 문자만 한 통 와 있었다.그가 한걱정에 비해 너무나 인색

    최신 업데이트 : 2024-05-29
  • 위태로운 제안   제625화

    그는 마음이 더욱 불편했다.아무리 원망스럽고 또 원망스럽더라도 그녀는 이 이유로 부승민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그럼 최동철하고 더 만나지 않으면 안 돼?”부승민은 조금 기대하는 듯이 말했다.만약 그녀가 대답해 준다면 그는 오늘 있었던 일은 없었던 일로 생각할 수 있었다.온하랑은 그의 말을 듣고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안 되죠. 승민 오빠 왜 이렇게 억지를 부려요.”비록 부민재가 자수를 한 건 맞지만 최동철은 그녀를 도와 장국호를 잡아줬고 또 그녀의 사진 선생님인데 어떻게 만나지 않을 수가 있을까?부승민의 눈에 슬픔의 흔적이 번쩍였다.‘역시 하랑이는 만나지 않겠다고는 안 하네.’“다른 일은 없죠? 할 말 더 없으면 나 먼저 올라갈게요.”온하랑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에 탔다.부승민은 그 자리에 눈을 감은 채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온하랑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다.거실은 어두웠다.그녀는 슬리퍼로 바꿔 신고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확인했다. 그제야 그녀의 핸드폰에 꺼져 있는 동안 강시연에게서 문자가 온 것을 봤다. 강시연은 며칠 동안 출장을 가야 해서 이미 오늘 오후에 KTX를 타고 떠났다고 한다.온하랑은 강시연에게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문자를 남겼다.한밤중에 온하랑은 문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어둠 속에서 그녀는 너무 졸려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가 없었다.쾅쾅쾅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온하랑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서는 눈을 끔뻑거리며 누가 문을 두드리는지 확인했다.‘이 밤중에 누구지?’온하랑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폭탄이 터지는 소리처럼 아파트를 울려 어쩔 수가 없었다.그녀는 화를 내며 침대 옆의 무드등을 켜고 이불을 들어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방을 나와 현관문을 향해 걸어가는 김에 거실의 불도 켰다.“누구세요?”그녀는 문을 향해 외쳤다.하지만 그녀의 질문에 돌아오는 것은 계속 문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5-30
  • 위태로운 제안   제626화

    상체에 차가운 공기가 닿았고 온하랑은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막연하게 말했다.“오빠 그만해요.”다음 순간 부승민은 그녀의 몸 양쪽으로 무릎을 꿇고 상체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조금씩 조금씩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의 눈은 이상한 불꽃과 함께 점점 더 어두워졌다.온하랑은 너무 화가 나서 가슴이 격렬하게 오르락내리락했고 살짝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부승민의 눈빛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손목을 빼내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오빠 이거 놔요. 계속 이러면 나 정말 화낼 거예요.”부승민은 마치 온하랑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평온한 얼굴을 하고서는 한 손으로 넥타이를 풀었다.온하랑은 깜짝 놀란 얼굴로 부승민이 넥타이로 그녀의 손목을 묶는 것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몸부림치며 소리를 질렀다.“안 돼. 부승민 진정해.”부승민은 멈추지 않았고 온하랑의 손목을 넥타이로 두 번 감더니 리본으로 묶었다.“오빠 도대체 왜 이래요? 할 말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요. 오빠 먼저 푹 자고 내일 아침에 다시 얘기하자. 응?”그녀의 말이 끝나자 부승민은 큰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읍 읍 읍.”온하랑은 울고 싶었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살아 있는 늑대를 만난 것 같았다.지금 두 사람은 꼭 사냥감을 눈앞에 둔 늑대와 맹수 앞에서 겁을 먹고 덜덜 떨고 있는 토끼 같은 상황이었다.그녀는 문을 열지 말고 밖에서 그가 얼어 죽든 말든 상관하지 말았어야 했다.‘부승민 오늘 밤 정말 이상하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곧 잡아먹힐 것 같아.’그는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천천히 몸을 숙이며 코와 코가 닿을 정도로 점점 가까워졌다.그는 부드럽게 입술을 열었고 부드러우면서도 매혹적인 목소리로 오늘 밤 첫 마디를 내뱉었다.“힘 풀고 즐겨. 내가 널 즐겁게 해줄게.”온하랑은 부승민을 죽일 듯이 째려보았다.하지만 부승민은 그녀를 무시하고 코트를 벗었다. 한 손으로 셔츠의 단추를 풀어내고 강인한 가슴을 드러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5-30
  • 위태로운 제안   제627화

    “착하지 좀 더 열어 봐.”부드럽게 달래는 그의 목소리는 낮고 매력적이었다. 온하랑은 마치 홀린 것처럼 그가 말한 대로 했다.이때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온하랑은 그제야 반응했고 두 뺨이 붉어지며 재빨리 다리를 닫았다.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큰 손으로 그녀의 무릎을 눌렀다.거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남은 소리는 오직 부승민의 거친 숨소리뿐이었다.온하랑은 몸은 점점 더 긴장되어 살짝 떨렸다.비록 볼 수는 없었지만 그의 뜨거운 눈빛이 느껴지는 것 같아 온몸이 불편하게 느껴졌다.부승민은 갑자기 너무 능숙해진 것 같았다. 이제는 온하랑도 그에 의해 물이 들 것 같았다.‘모두 부승민 때문이야. 다 부승민이 강요한 거라고. 난 거부할 수 없었을 뿐이야.’이렇게 생각하며 온하랑은 스스로를 위로했다.물뱀은 갑자기 그녀의 허벅지를 휘어잡고서는 천천히 촉촉한 수원을 찾아 헤엄치고 있었다.우리나라 물뱀은 국내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강남의 야생 연못과 강에서도 볼 수 있고 일 년 내내 물속에서 산다.수원에 도달하자마자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롭게 회전하며 즐겁게 달아 다녔다.온하랑은 참지 못하고 온몸을 떨며 조용히 신음했다.그러자 온하랑은 그녀의 입을 막고 있던 부승민의 손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그녀는 이제 빠르게 불타올랐고 장작 하나를 떼어내도 소용이 없었다.그녀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몸은 이미 깊은 바닷물에 잠겨 파도와 함께 표류하는 것 같았고 아주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이미 절정을 느꼈지만 부승민은 끝낼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오빠 그만해. 여기서 끝내자. 이제 그만해.”“여기서 더 하는 것도 넌 좋아할 거야.”부승민은 그녀의 말을 막았다.“하지만.”“하지만은 없어.”바로 이때 웅웅 진동이 울렸다.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창밖의 하늘은 하얗게 변했다.부승민은 셔츠를 치우고 온하랑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몸을 굽혀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그녀의 빨갛게 달아오른

    최신 업데이트 : 2024-05-30

최신 챕터

  • 위태로운 제안   제1272화

    수화기 너머로 임가희는 잠시 멍해 있다가 임연지가 충동적으로 행동했을까 봐 걱정하며 바로 물었다.“오늘 센트럴 백화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아? 모르셨어요?”간하림은 간단하게 사건의 경과를 설명했다.“따귀를 맞은 일로 설윤은 굉장히 화가 났어요. 그래서 지금 사모님께 복수할 생각만 하고 있다니까요.”그 말을 듣자 임가희는 안심했다.뺨 한 대 맞고 참지 못해 도망가는, 겨우 스무 살짜리 감정적인 계집애 따위는 신경 쓸 가치도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무심하게 말했다.“이틀 후에 너희 가게로 갈 거야. 그때까지 설윤을 잘 부추겨서 나한테 덤비게 만들어.”간하림은 곧바로 그녀의 의도를 알아챘다.“알겠습니다. 사모님,”설윤이 임가희에게 대드는 장면은 반드시 녹화되어 최국환에게 전달될 것이다.하지만 어떻게 하면 설윤이 임가희에게 대들도록 만들 수 있을까?리우 그룹.최국환은 회의를 마치고 몇몇 오랜 친구들과 식사를 하러 갔다.모임이 끝나고 나서야 비서가 그에게 말할 기회를 찾았다.“오전에 사모님과 설윤 씨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설윤 씨는 가방을 사지 않겠다고 하시며 환불해 달라고 하셨습니다.”“갑자기 왜?”“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전화에서 설윤 씨 목소리가 이상했어요. 울먹이는 것 같았습니다.”최국환은 한창 젊은 애인에게 푹 빠져 있던 터라 설윤에게 전화를 걸었다.거의 끊어지려는 순간, 전화가 연결되었다. 설윤의 목소리는 살짝 쉰 듯했다.“국환 씨.”“김 비서 말로는 가방 환불해 달라고 했다던데. 그렇게 갖고 싶어 하더니 왜 갑자기?”설윤은 잠시 말이 없다가 작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싫어졌어요. 이유는 없어요.”“이유가 없어? 그럼 목소리는 왜 그래? 누가 괴롭혔어? 누군지 말만 해. 감히 내 여자를 괴롭히다니!”“묻지 마세요. 저 때문에 국환 씨와 사모님 사이가 나빠지는 건 싫어요.”“오? 내 마누라와 관련된 일이야?”“말했잖아요, 묻지 마시라고요. 더 물으면 저 진짜 삐질 거예요.”“아이고, 또 어린애

  • 위태로운 제안   제1271화

    “정말... 어이가 없어...”설윤은 시선을 피하며 돌아서려 했다.“어딜 가요? 방금 구매 기록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이제 와서 못 보여주는 건데요?”임연지는 설윤의 길을 막아서며 그녀 손에 든 선물 상자를 잡고 비꼬듯 말했다.“젊은 아가씨가 왜 이렇게 뻔뻔해요? 유부남인 거 뻔히 알면서 끼어들다니. 내 고모부가 그쪽 아빠보다 나이도 많은데, 역겹지도 않아요? 몸 팔아서 얻은 가방을 들고 다니니까 좋아요?” 마침 가게에 들어오던 손님 몇 명이 임연지의 말을 듣고 문 앞에서 수군거렸다.설윤은 수치심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인 채 임연지를 밀치고 가게를 나서 황급히 도망쳤다.간하림은 그 모습을 보고 재빨리 뒤따라갔다.“저기요. 설윤 씨, 가방은...”점원은 임연지의 손에 들린 선물 상자를 보고 두 번 불렀다.그러나 설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이게 다 무슨 일이래!“그만 불러요. 안 올 거예요.”임연지는 웃으며 손에 든 선물 상자를 내려다봤다.“저 여자가 싫다고 두고 갔으니 이 가방 저 주세요.”“임연지 씨, 죄송하지만 설윤 씨는 그런 말씀이 없으셔서...”“걱정 마세요, 분명히 환불할 거예요. 환불하면 이 가방 저한테 남겨 두세요.”임연지는 선물 상자를 점원에게 건넸다.점원은 임연지의 배경을 생각하며 마지못해 대답했다.“설윤 씨가 환불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네.”가방을 못 사서 한진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했는데 상황이 반전되고 내연녀까지 혼내주고 나니 임연지는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윤아, 괜찮아?”마침내 매장 근처를 벗어나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사라지자 설윤은 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간하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넋이 나간 채 앞으로 걸어갔다.“윤아, 어디 가서 좀 앉을까?”설윤은 마침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근처 카페의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간하림이 그녀를 위로했다.“윤아, 너무 속상해하지

  • 위태로운 제안   제1270화

    한진은 큰 도움을 주고도 단지 가방 하나 사달라는 부탁만 했을 뿐인데 실망을 안겨주게 생겼으니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심지어 가방을 선물해주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는데 무슨 생각 할지 걱정되었다. 설마 공짜로 주기 싫어서 쪼잔하다고 오해하면 어떡하지?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임연지가 물었다.“다음번에 언제 입고되나요?”점원은 임연지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회원 가입하시면 나중에 재고를 확보할 때 연락드리고 있어요.”“그래요. 할게요.”임연지는 마지못해 동의했다.“연락처가 어떻게 돼요?”점원이 키보드를 두드리며 물었다.임연지는 전화번호를 말하며 머릿속으로 한진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했다.“설윤 씨, 어서 오세요. 가방 찾으러 오셨죠? 잠깐 앉아 계시면 금방 가져다드릴게요.”다른 점원의 반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네, 고마워요.”소리의 출처를 따라 고개를 돌린 임연지는 젊은 여자 두 명을 발견하고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윤아, 여기 점원이랑 아는 사이야? 물건을 엄청 많이 샀나 보네? 부러워.”나지막이 속삭이는 여자 목소리가 임연지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이내 경멸이 담긴 표정으로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았다.‘세상 물정 모르는 촌년들. 잠깐! 왼쪽에 있는 여자가 낯이 좀 익은데?’그리고 고개를 돌려 찬찬히 뜯어보았다.분명 어딘가 본 듯한 얼굴이다.기억을 되짚어보던 찰나 점원이 정교한 선물 상자를 들고나와 두 여자 앞에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뚜껑을 열고 안에 든 가방을 보여주었다.“설윤 씨가 구매한 가방이에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설윤은 가방을 꺼내 꼼꼼히 살펴보았다.“확인했어요. 고마워요. 먼저 가볼게요.”점원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려던 순간 불쾌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대뜸 울려 퍼졌다.“재고가 없다면서요? 분명 제가 먼저 왔는데 왜 저 사람한테 주는 거죠?”싸늘한 표정으로 따지는 임연지를 보자 점원이 서둘러 해명했다.“이 가방은 손님께서

  • 위태로운 제안   제1269화

    일과를 마친 설윤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돌아갔다가 간하림과 다시 마주쳤다.이내 먼저 입을 열었다.“하림아, 내일 쉬는 날인데 같이 쇼핑하러 가지 않을래?”임가희가 부탁한 일을 떠올리자 간하림은 흔쾌히 동의했다.다음 날, 두 사람은 약속 시간에 맞춰 센트럴 백화점 근처의 카페에 도착했다.일단 만나자마자 설윤은 밀크티 두 잔을 주문했고, 백화점으로 걸어가면서 쪽쪽 빨아 마셨다.간하림이 말했다.“여긴 명품밖에 없을 텐데? 지난번에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발견했다가 가격 보고 기겁했잖아. 그나저나 꽤 익숙한 곳인가 봐? 여기 자주 와?”“내가 무슨 재주로? 국환 씨 따라 몇 번 다녀갔을 뿐, 며칠 전에 가방 하나 주문했는데 오늘 픽업하러 가는 거야.”“헐! 회장님 너무 근사하잖아.”설윤을 바라보는 간하림의 눈빛에 부러움이 가득했다.“그러니까 얼른 행동 개시해야 한다고. 사모님과 이혼시키고 너랑 결혼할 방법을 찾아야 해.”비록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질투심이 활활 타올랐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정이었다.사실 그녀는 속으로 뻔했다. 최국환과 임가희는 결혼 전에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설윤에게 준 돈은 부부의 공동 재산에 속하지 않는지라 다시 빼앗아 갈 자격이 없었다. 물론 최국환이 직접 개입하면 회수가 가능했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설령 나중에 임가희가 설윤에게 본때를 보여주거나 최국환의 마음이 식는다고 해도 그동안 받았던 값비싼 선물은 여전히 가져갈 것이며 현금화하면 그래도 두둑이 챙길 수 있다.결국 임가희가 손을 쓰는 이상 설윤은 곧 최국환에게 찬밥 신세 당하므로 얼추 비슷한 액수의 보수를 받을뿐더러 임가희라는 인맥까지 확보하기에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였다.그제야 간하림은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설윤의 표정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어젯밤에 돌아가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네 말이 맞아. 국환 씨 아내와 적이 된 이상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봐주는 건 아니지. 고작 돈 몇 푼

  • 위태로운 제안   제1268화

    “자, 이제 그만하고 출근하자. 아니면 매니저한테 또 혼날라.”설윤은 옷매무새를 다듬고 탈의실을 나가려고 했다.“먼저 가. 나 립스틱만 바르고.”“알았어.”설윤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간하림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사모님이 부탁한 일이 어려운 것도 아니군.’...병원에 도착한 최동철은 올라가는 대신 온하랑에게 전화를 걸었다.온하랑은 부승민과 작별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섰다.유치원 확인하러 직접 다녀온다고 하는데 굳이 말릴 이유가 없었다.차에 타고 나서 메이슨을 데리러 갈 줄 알았던 그녀의 예상과 달리 최동철이 말했다.“별장에 계신 이모님이 연락이 와서 오늘 메이슨이 일어나자마자 발이 아프다고 했다네. 아마도 어제 강행군이었나 봐. 그래서 집에서 쉬겠다고 해서 우리 둘만 가면 돼.”온하랑은 미안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어제 많이 걸어 다니긴 했죠. 메이슨을 말렸어야 했는데...”“네 탓 아니야. 내가 너무 바빠서 녀석이랑 놀아주지 못하는 바람에 무리한 거지.”이에 온하랑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동철 오빠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메이슨도 철이 들었고.”최동철이 피식 웃었다.“우리 사이에 남사스럽게 뭔.”이동하는 동안 두 사람은 담소를 나누면서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했다.동언 국제 유치원에 도착하자 젊은 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하며 소개와 함께 내부를 구경시켜주었다.“우리 유치원은 총 3개의 반으로 나뉘는데 최대 학생 수를 각각 20명 이내로 확보하여 교사들이 모든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게끔 노력하죠. 교실에는 멀티미디어 교육 장비가 구비되어 있으며 전용 독서 공간, 놀이 공간, 수공예 공간, 실내외 감시 카메라, 그리고...”꼼꼼하게 알아본 결과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온하랑은 꽤 만족했다.이내 유치원을 나서고 최동철에게 의견을 물었다.최동철이 말했다.“몇 군데가 노후한 것만 빼고 기본적인 인프라는 괜찮네. 시설 개조 명목으로 2억을 기부할 생각이야. 게다가 메이슨도 특별한 케이스라

  • 위태로운 제안   제1267화

    설윤은 그녀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봤어? 다른 사람한테 절대 얘기하면 안 돼.”“당연하지.”간하림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나 몰라? 걱정 붙들어 매.”그리고 다정하게 설윤의 팔짱을 끼고 클럽 탈의실로 향했다.아직 아무도 없었고, 간하림은 옷을 갈아입으며 궁금한 듯 물었다.“윤아, 최 회장님과 어떻게 알게 되었어?”딱히 언급하고 싶지 않은 설윤은 대충 둘러댔다.“우연한 기회에 마주쳤어. 전에 일하던 곳에 놀러 왔다가 마침 내가 접대를 담당했거든.”그러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간하림은 부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내 손을 뻗어 설윤의 잘록한 허리를 꼬집었고, 뽀얀 피부에 선명한 붉은 자국을 바라보았다.“최 회장님이 네가 진짜 마음에 드나 봐. 직접 출근하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정말 좋겠네.”설윤은 피식 웃으며 옷을 갈아입었다.“너도 든든한 지원군이 있잖아.”“든든하긴 개뿔! 하늘과 땅 차이거든?”간하림이 툴툴거렸다.“가게에 오면 지명할 뿐이지 너처럼 최 회장님 전속 담당이 아니야.”심지어 손님마저 감히 설윤에게 집적거리지 못했고, 누가 봐도 사전에 단단히 경고한 게 분명했다. 반면, 그녀는 치근덕거리는 사람이 있어도 꾹 참아야만 했다.설윤은 웃으면서 아무 말 없이 거울을 보며 헤어스타일을 다듬었다.“윤아, 나중에 사모님이 되면 날 잊지 마.”“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우리가 뭐 하는 사람인지 정녕 몰라?”이내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바르더니 간하림을 흘겨보았다.“국환 씨가 싫증이 나기 전에 돈이라도 두둑이 챙기면 땡큐고, 사모님은 감히 넘보지도 않아.”간하림은 납득할 수 없는 듯 바짝 다가갔다.“우리가 뭐 어때서? 최 회장님 와이프도 결국에는 사모님 자리에 오르는 데 성공했잖아. 그리고 며칠 전 기사 못 봤어?”“무슨 기사?”곧이어 출입구를 힐끗 쳐다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누군가 최 회장님 와이프의 얼굴을 칼로 난도질해서 끔찍한 상처를 입었대.”“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 위태로운 제안   제1266화

    임연지는 집에 도착하자 거실 소파에 앉아 굳은 얼굴로 손에 든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는 임가희를 발견했다.테이블에 놓인 등기 전용 서류 봉투 위에 여러 장의 사진이 널브러져 있었다.“고모, 왜 그래요?”말을 마치고 나서 사진 한 장을 들여다보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고모부가...”이내 나머지 사진도 확인했는데 전부 어떤 젊은 여자와 다정한 스킨십을 하는 최국환의 모습이 담겨 있었고, 결코 가벼운 사이는 아닌 듯싶었다.“왜 이렇게 소란스러워?”임가희가 싸늘한 얼굴로 그녀를 흘겨보았다.임연지는 목을 움츠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임가희를 올려다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고모, 이제 어떡해요?”“어떡하긴?”임가희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모른 척해야지. 지금 네 고모부 덕분에 우리가 먹고 사는 거야. 괜히 추궁했다가 홧김에 쫓아내기라도 한다면 더 손해이지 않겠어?”그렇다고 마냥 당할 수는 없었다.지금껏 비슷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하나같이 머리가 텅 빈 여자들이라 그녀의 도발에 넘어가서 부랴부랴 찾아와 따지기 급급했다. 나중에 울면서 최국환에게 하소연하면 정이 떨어진다며 다시는 만나주지 않았다.또한 최국환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신분과 집안, 그리고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다.어쨌거나 그 나이 먹고 결혼을 3번이나 하면서 웃음거리로 전락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본처의 자리를 위협받지 않은 이상 고작 여자 문제로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뭐 있겠는가? 뒤에서 몰래 처리하면 그만이었다.“그냥 넘어가려고요?”비록 고모의 말도 맞지만 그래도 왠지 꺼림칙했다.“넌 신경 쓰지 마. 고모부 앞에서도 티 내지 말고.”임연지는 사진 속 여자를 힐끗 쳐다보며 속으로 ‘여우 년’이라고 욕하고 마지못해 대답했다.“알았어요.”임가희는 사진을 모두 치웠다.무언가를 떠올린 듯 임연지가 다시 입을 열었다.“참, 고모, 만약 이 여자가 임신하면 어떡해요?”“네 고모부의 컨

  • 위태로운 제안   제1265화

    “침착해.”임연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호텔에서 제공한 가운을 느긋하게 껴입었다.“샤워했어? 나랑 같이 씻을래?”“꿈 깨.”이내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면서 문을 열자 알몸으로 나타나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으려는 오재원을 발견했다.“연지야.”그녀는 남자의 손길을 슬쩍 피했다.“호텔에서 푹 쉬어. 먼저 가볼게.”“아직 이른데? 좀 더 있다 가.”“안돼.”임연지는 단호하게 거절하며 오재원을 스쳐 지나가 침대 옆으로 걸어가서 바닥에 떨어진 옷을 집어 들었다.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쌀쌀맞은 얼굴을 보자 오재원은 꼬리를 내렸다.“알았어. 그럼 언제 다시 올 거야? 그리고 원하는 집이 있으면 알려줘. 부동산에 물어볼게.”“방 3개, 풀옵션. 나머지는 알아서 해.”“그래.”임연지는 옷매무새와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방을 나갔다.그리고 문이 닫히는 순간 뒤돌아보며 혀를 찼다.‘역겨운 놈.’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몸을 싣고 한진에게 답장을 보냈다.[호텔을 벗어나니 공기마저 상쾌한 기분이야.]한진이 대답했다.[하하하! 참,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우리 오빠가 인맥을 동원해서 각 언론사에 수시로 주시하라고 했잖아. 그중에서 제보받은 회사가 있는데 편집장이 이메일을 보자마자 오빠한테 연락했대.]그러고 나서 이메일의 스크린샷을 보내주었다.본문의 첫 마디가 온하랑이 필라시에서 유학할 때 최동철과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었다.임연지는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대박인데? 고마워, 한진아. 오빠한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해줘. 네가 아니었다면 진짜 아프리카로 쫓겨났을지도 몰라.]그동안 한진의 오빠가 사전에 뉴스를 차단하지 못하고 자칫 폭로라도 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이제 결과를 확인한 이상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하지만 대체 누가 제보했단 말이지?한진이 다시 문자를 보냈다.[물론 메일 주소를 역추적한 결과 여전히 너희 집으로 되어 있어. 아마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가상 주소를 사용한 것 같아.][미친놈.]임연지는 화가 나서 머리카락을

  • 위태로운 제안   제1264화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임연지는 그 틈을 타서 오재원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오재원은 그녀를 따라 나가려고 했지만 잠시 뒤 자신이 들고 있던 캐리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끌며 엘리베이터를 나왔다.방에 들어가자 오재원은 서둘러 캐리어를 한쪽으로 밀어두고 임연지를 끌어안고는 침대 쪽으로 밀어붙였다. “연지야, 빨리 나 주라고. 더는 참을 수 없어.”“오재원! 이거 놔! 먼저 일어나!”“안 돼. 연지야,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그냥 즐기기만 하면 돼.” 그녀는 그를 힘껏 밀쳤고 마음속에서 강한 반감을 느꼈다. 그녀는 그의 억제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오재원의 힘이 너무 강해 벗어나기 힘들었다. “오재원, 내 말 들어봐. 우리 얘기 좀 해야 해.” 임연지는 차분하게 말하며 그가 자신의 말을 듣길 바랐다.하지만 오재원은 이미 욕망에 눈이 멀어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임연지에게 입을 맞추려 했고 손은 그녀의 몸을 함부로 만지기 시작했다.“얘기할 필요 없어. 네가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걸 알아. 우리는 지금 중요한 일을 하는 거야.” 그는 말을 마친 후 임연지의 입술을 막았다. “연지야, 잘 생각해. 네가 만약 나를 밀어내면 난 바로 나갈 거야.” 임연지는 속에서 역겨움이 밀려왔지만 그녀의 밀치는 손길은 결국 멈춰 섰다.“그래 이거지.”오재원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는 충분히 즐겼다. 모든 일이 끝난 후 오재원은 임연지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너 너무 향기로워. 연지야. 어쩌면 이제 우리 아이가 여기 있을지도 모르겠네.”임연지는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더 이상 그를 피하지 않으면 정말로 오재원에게 뺨을 갈길 것만 같았다.화장실에 들어간 임연지는 핸드폰을 꺼내 한진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진아, 살려줘. 진짜 그 사람이 너무 싫어!][돌아오자마자 나랑 자려고 하고 역겨워 죽겠어!][내가 기다리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