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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온하랑은 검은 까마귀 털 같은 속눈썹을 깜빡거리더니 눈물이 테이블 위로 후드득 떨어졌다.

아무 일도 없던 최동철의 마음을 갑자기 뭔가가 쿡 찌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부승민을 정말 사랑했다.

부승민이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온하랑은 눈가를 닦으며 잔에 담긴 술을 한 번에 다 마셨다.

최동철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가 술을 더 마시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어느새 술에 취한 채 테이블에 엎드려 계속 술을 마실 거라며 주사를 부리고 있었다.

그는 온하랑 손에 들린 컵을 빼앗은 뒤 계산을 마쳤다. 그러고는 온하랑을 안아 들고 바에서 나와 차 뒷좌석에 태웠다.

온하랑은 이미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상태로 뒷좌석에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누워 있었다.

최동철은 차를 돌아 조수석에 올라탔다.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

“호텔로 가주세요.”

기사는 시동을 걸고 최동철이 지내고 있는 호텔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최동철의 핸드폰이 울렸다. 비서의 전화였다.

최동철이 전화를 받자마자 비서가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임씨 아가씨와 함께 강남시에 오셨다고 합니다. 지금 인더숲 호텔에서 묵고 계시는데 대표님을 뵙겠다고 하십니다.”

사모님은 최동철의 아버지 최국환이 둘째 부인이자 최동림의 친엄마 그리고 최동철의 새엄마였다.

“저녁에 보자고 그래.”

“사모님께서 지금 대표님을 뵙겠다고 하시는데요. 급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최동철은 멈칫했다.

“내가 조금 있다가 갈 테니까. 기다리라고 해.”

“알겠습니다. 참 대표님 부민재가 자수했습니다.”

최동철은 고개를 돌려 조용히 눈을 감고 잠이 든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알겠어.”

비서는 더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최동철은 핸드폰을 주머니 안에 넣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부하가 장국호를 잡은 다음에 가장 먼저 그때의 일을 신문했기에 최동철은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장국호는 아직 강남시에 도착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오늘 온하랑이 이렇게 슬퍼하는 이유가 부승민과 부민재를 통해 진실을 알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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