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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주얼리샵에서 나올 때 낯익은 모습이 부선월의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그 모습은 이미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가게의 입구에서 사라진 뒤였다. 눈을 들어 가게 간판을 보니 술집이었다.

온하랑이 저 바에 간 건가?

부선월은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온하랑의 차를 발견했다. 설핏 어두운 빛이 눈동자에 스치더니 부선월은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했다.

대낮이라 바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몇 명의 직원이 상자를 나르며 물건을 채우느라 바삐 돌아쳤다. 바에 있던 젊은 남자 바텐더는 재료를 보충하고 있었다.

술을 몇 병 주문한 온하랑은 자리를 찾아 앉아 병뚜껑을 따서 술을 잔에 따른 후 고개를 젖히고 쭉 들이켰다.

씁쓸하고 매콤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체내에 흘러 들어갔다. 온하랑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마음 깊은 곳의 우울함과 고통은 전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온하랑은 몇 잔을 더 따라 마셨다.

아버지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익숙하면서도 아득하게 느껴지며 온하랑의 눈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가득 찼다. 마침내 아버지의 복수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강직하고 고상한 아버지는 자본가의 손에 살해당한 게 아니라 자신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음모에 연루되어 사망했다. 부씨 가문의 권력 싸움, 야심으로 가득 찬 추서윤의 자작극 납치 사건에 휘말려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려다가 살해당했다.

온하랑은 차라리 아버지가 부도덕한 자본가들에게 살해당하는 한 이렇게 헛되이 죽는 건 바라지 않았다. 도무지 마음속에서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녀는 술잔을 들고 몇 잔을 연달아 마셨다. 시야가 흐릿해지며 부승민의 그림자가 눈앞에 비친 것 같았다. 술잔을 들고 눈썹을 찡그린 채 손을 흔들며 그림자를 흩뜨렸다.

부승민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던가? 어떻게 추서윤의 거짓말도 눈치채지 못했을까?

어이없게도 추서윤에게 오랜 세월 속아왔다. 온하랑은 한심하고 불쌍하게 느껴졌다.

버젓한 BX 그룹의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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