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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온하랑은 뭔가 마음이 허무하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면서 아주 복잡했다.

수년간의 짝사랑이 마침내 확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너무 늦어버렸고 이미 이혼했다...

부승민은 항상 그녀와 재결합하고 싶어 했다.

온하랑은 그날 연회에서 김시연이 그녀에게 했던 질문을 떠올렸다.

‘아직도 부승민을 사랑해요?’

아직도 사랑하는 걸까?

온하랑은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며 대답할 수 없었다.

이혼한 지 꽤 오래지났지만, 그녀는 지금도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사실은 이미 답을 가지고 있었다.

온하랑은 여전히 부승민을 좋아했다. 좋아하기 때문에 그의 도움을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에게 가볍게 보이고 싶지 않았고, 그의 앞에서 당당하고 싶었다.

다만 그 애정이 10대와 스무 살 때처럼 순수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을 뿐이다. 과거에 부승민은 그녀의 정신적 지주였고, 그녀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잡기 위해 공부하고 일했다.

그러나 현재 그를 좋아하는 것은 그저 삶의 일부분일 뿐이고, 있어도 없어도 되는 그런 존재였다. 그녀에게는 다른 할 일이 생겼다. 아직 그녀는 재결합할 계획이 없었다. 그냥 자연의 순리에 맡기기로 했다.

온하랑은 몸을 뒤척이며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정월 17일 아침 부승민의 운전기사가 7시 30분에 온하랑의 집 아래에 도착했다. 온하랑이 뒷좌석 문을 열자 부시아는 작은 책가방을 가운데로 옮기고 있었다.

“숙모, 빨리 타요.”

반대편에 앉아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문서를 보고 있던 부승민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온하랑은 차 문을 닫았다.

“시아야.”

“네?”

“강남에서의 첫 등원이라 긴장돼?”

“아니요!”

부시아는 작은 얼굴을 쳐들며 말했다.

“그럼 됐어. 어린이집에 가면 친구들이랑 잘 지내야 해. 무슨 일이 생기면 삼촌과 고모한테 바로 전화해. 알았지?”

“네, 숙모.”

“물건은 다 챙겼어?”

온하랑은 부시아의 작은 책가방을 보며 물었다. 온하랑을 흘긋거리던 부승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지금 그녀가 부시아를 챙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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