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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이때 종업원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잇달아 음식을 테이블에 올렸다.

부승민은 젓가락을 들더니 화제를 바꿨다.

“먹자.”

테이블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가득했다. 양고기스튜는 온하랑의 앞에 놓았는데 여러 가지 음식의 냄새에 섞여 양고기 냄새가 선명하지 않았다.

부승민은 온하랑이 수시로 양고기슈트를 향해 젓가락을 뻗는 것을 보며 호기심에 물었다.

“정말 그렇게 맛있어?”

“가능하면 한번 먹어볼래?”

그러자 부승민은 젓가락을 뻗어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입에 가까이 가져가자마자 심한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났다.

그는 억지로 한입 베어 물고는 한참을 꼭꼭 씹은 다음 눈을 감고 삼켰다.

“어때?”

온하랑은 그의 표정을 보며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

“뭐 나쁘지 않네.”

부승민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입에 안 맞으면 억지로 먹지 마.”

온하랑이 말했다. 이 말은 어딘가 부승민의 예민한 신경을 건드린 듯했다. 그는 다시 한 조각을 집었다.

식사하던 도중에 온하랑은 입술을 감쳐물더니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오빠.”

“응?”

부승민이 고개를 들었다.

“고마워.”

온하랑은 진심으로 말했다.

“뭐가 고마운데?”

“비록 오빠가 나서서 나와 추서윤의 거래를 막아 내가 알 권리를 박탈했지만, 그래도 감사해...”

부승민은 멈칫하더니 눈을 내리깔았다. 그가 온하랑의 정체를 숨긴 건 그녀를 위해서였지만,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숨긴 데에는 나름의 사심이 들어가 있었다.

그는 그녀가 그 사실을 떠올리고, 아이의 아버지가 마침 그녀가 좋아하는 남자의 아이여서 그를 떠나갈까 봐 두려웠다.

가능하다면 이 사실을 평생 숨기고 싶었다. 그녀가 이 사실을 안다면 아이가 행방불명인 채로 계속 밖에서 떠돌게 했다고 그를 비난할지도 모른다. 부승민은 그녀가 진짜 알게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천만에.”

부승민은 화제를 돌렸다.

“너 아까는 그런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어? 이제 또 믿는 거야?”

“안 돼?”

부승민은 온하랑의 뾰로통한 표정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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