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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당연히 아니지.”

부승민은 피식 웃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너 전에는 뭔가 알아내려고 일부러 민지훈과 사귀지 않았어? 그런데 지금은 왜 안 돼?”

온하랑은 얼굴이 굳더니 눈빛이 흔들리며 급히 시선을 피했다.

“그거야 다르지.”

“뭐가 다른데?”

부승민이 진지하게 물었다. 이 일만 생각하면 화가 나 속이 뒤집혔다. 마음에 찔리는 듯 온하랑은 눈을 내리깔고 입을 달싹였다.

“...그건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잖아...”

더욱 뻔뻔스럽게 말하자면 민지훈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이성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부승민은 달랐다. 그녀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이른바 약점 때문에 부승민과 재결합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버지 복수를 위해 어떤 요구든 들어줄 수 있단 말이야?! 하랑아, 하늘에 계신 장인어른도 너의 그런 모습은 원치 않으실 거야. 분명 네가 잘 살아가길 누구보다 바라실 거야.”

온하랑은 토라진 어린아이 같았다.

“...응.”

“다행히 네가 정보를 일찍 알아내 순조롭게 민지훈과 헤어졌으니 망정이지,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해 봤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면 되지...”

온하랑의 목소리는 점점 기어들어 갔다. 살며시 눈을 들어 부승민의 시선을 마주했다. 마지막 몇 마디는 순식간에 모깃소리만큼 가늘어졌다.

부승민은 얼굴빛이 푸르뎅뎅해서 말했다.

“흠, 난 아직도 네가 어느 날 밤인가 민지훈이 잘생기고 해맑은 데다 진취적이라서 좋아한다며 널 귀찮게 하지 말라던 말이 기억 속에 생생한데?”

눈을 깜박이던 온하랑은 대뜸 얼굴을 붉히며 둘러대느라 애썼다.

“어... 그러니까... 그건 의심할까 봐 진짜처럼 연기했을 뿐이지...”

“또 뭐랬더라. 내가 준 돈으로 민지훈을 먹여 살리겠다며 나 더라 주제넘게 행동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온하랑은 얼굴이 울긋불긋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거 다 농담이야... 농담...”

“하, 너 분명히 정보를 알아냈으면서 새해 전날 내가 너더러 민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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