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하랑의 질문에 민지훈도 열심히 생각을 떠올렸다.두 집안은 다 평범한 집안이니 왕대운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렸을지는 정말 미지수였다.그때 그 시절에 누가 감히 그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려준 걸까. 돈을 들고 도망갈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말이다.이해가 되지 않은 민지훈은 고개를 들어 온하랑을 쳐다보았다.“누나, 혹시 아저씨가 이상한 곳에서 돈을 가진 거라고 생각해요?”온하랑은 담담하게 웃었다.“내가 괜한 생각을 한 거라는 걸 알아요. 그래도 음주운전으로 내 아버지를 죽인 사람한테 적대심을 갖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거든요.”“누나의 마음을 알아요. 아무리 아저씨가 실수라고 해도, 벌을 받았다고 해도 용서할 필요는 없어요. 어쨌든 아저씨 때문에 누나 아버님이 돌아가신 거니까요.”온강호가 죽지 않았다면 온하랑은 부승민 같은 쓰레기를 만날 일이 없었다.“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지훈 씨”온하랑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온하랑의 입에서 자기 이름을 들은 민지훈은 귀가 약간 빨개지고 마음이 설레였다.“아니에요. 누나는 내 여자친구니까 당연히 누나 입장에서 생각해야죠.”“하지만, 정말 저 아저씨한테 돈 많은 친구가 없어요?”온하랑은 밥을 먹으면서 신경 쓰지 않는 척 물었다.민지훈도 크게 의심하지 않고 열심히 기억을 떠올렸다.“정말 없는 것 같은데요.”온하랑은 실망한 표정으로 밥을 계속 먹었다.“그 사람이랑 지훈 씨 아버님이 사이가 좋으니 돈을 빌려주신 건 아닐까요? 혹은 돈 빌리는 걸 도와줬다거나. 혹은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준 사람을 소개해준 건 아니에요?”“우리 아버지는... 아마 돈을 안 빌려주셨을 걸요? 제 아버지한테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준 사람은 어릴 때 딱 한 번 봤는데 그 후로는 다시 본 적이 없어요.”예상하던 대로였다. 배후는 그들을 해외로 빼돌린 후 연락을 끊었다.“얼굴 기억나요?”온하랑이 넌지시 물었다.“강남에 돈 많은 사람이 거기서 거기인데. 내가 알지도 모르잖아요.”“돈 많은 사
하지만 경찰은 장국호와 민성주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장국호를 수배할 때 민성주를 가만히 뒀을 리 없었다.두 사람은 확실히 아는 사이다!하지만 민성주는 귀국할 수 있지만 장국호는 그럴 수 없었다.민지훈은 얼른 젓가락을 주워 옆에 놓은 후 온하랑에게 새로운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온하랑은 진정하고 대답했다.“고마워요.”그녀는 민지훈을 향해 웃어 보인 후 그에게 고기를 짚어주었다.“장국호? 강남 사람이에요? 이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아니요... 국내가 아니라 아마도 양강에 있을 거예요.”양강은 두 판이라는 나라의 도시였다. 인구도 많고 경제도 좋으며 매우 번화한 도시였다.“그렇군요.”온하랑은 심장이 느리게 뛰는 것 같았다. 얼른 주제를 돌렸다.“사실 저번에 시연이랑 두 판으로 여행을 가려고 하다가 결국 노르빈으로 갔거든요.”장국호가 해외에 있는 한, 국내 경찰들이 그를 잡기는 어려웠다. 그녀는 양강에 있는 장국호를 찾아서 잡은 후 국내 경찰에게 넘기고 싶었다. 하지만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었다.“양강으로 갔으면 우리는 못 만났을 거예요.”“장국호가 양강에 있으면 아버님이랑 아저씨랑은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온하랑은 민지훈의 플러팅에 신경 쓸 새도 없었다.그저 장국호의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민지훈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몰라요. 돌아가서 아버지한테 물어봐 줄까요?”온하랑은 뜨끔했다.민지훈이 돌아가서 민성주에게 묻는다면 위험했다. 민성주가 눈치챌 수도 있었다.경찰은 두 사람한테만 수배령을 내렸다. 다른 용의자는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만약 장국호와 민성주의 관계를 알고 토대로 조사한다면, 또 그녀 손의 사진과 더불어, 피해자까지 찾는다면 민성주를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온하랑은 생각하다가 얘기했다.“사람을 시켜서 왕대운 씨의 재산에 대해 조사할 거예요. 아버님은 그 사람이랑 친구니 내 편을 들어주지는 못하더라도 날 팔지는 말아줘요. 알겠죠?”“당연
민지훈은 고개를 들고 여자를 보고 웃었다.“수현 씨, 우연이네요?”서수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민지훈 곁의 온하랑을 무시해 버린 채 부드럽게 말했다.“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전 친구랑 놀러 왔거든요.”“전 회사 워크샵 때문에요.”“며칠 전, 그날 밤. 호텔까지 데려다줘서 정말 고마워요. 상처는 괜찮아졌어요?”민지훈은 온하랑의 눈치를 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많이 괜찮아졌어요. 수현 씨는 경찰에 얘기했어요?”온하랑은 밥을 먹다가 호기심에 두 사람한테로 시선을 돌렸다..호텔?“이미 진술을 기록했어요. 정말 너무 고마워요. 그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지훈 씨가 없었다면 전... 하...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서수현은 눈물을 글썽이며 민지훈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은 서수현이 민지훈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챘다.“보답할 필요 없어요. 해야 한 일인데요.”민지훈은 온하랑을 가리키며 얘기했다.“소개해 드릴게요. 여기는 제 여자친구인 온하랑이에요. 누나, 여기는 서수현 씨에요.”온하랑은 서수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서수현은 그제야 온하랑을 발견한 것처럼 눈썹을 치켜세웠다.“온하랑 씨, 안녕하세요. 지훈 씨 여자친구였군요. 전 지훈 씨 누나인 줄 알고...”“확실히 나이는 더 많긴 해요.”“아하, 요즘은 연하도 괜찮죠.”서수현이 웃으면서 민지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럼 이만할게요. 식사 계속하세요.”서수현은 돌아가면서 온하랑이 생각보다 카메라를 잘 안 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예뻤다. 그러니 부승민이 그녀한테 매달리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쓰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온하랑은 서수현의 뒷모습을 보다나 시선을 거두고 계속 밥을 먹었다.그러다가 그녀는 자기가 너무 담담한 것 같아서 질투는 하지 않더라도 민지훈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 떠올라 부드럽게 물었다.“며칠 전에 다쳤어요?”민지훈은 이런 관심을 좋아했다. 그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전에 깡패
“괜찮아요. 부현승 씨가 지훈 씨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것도 기회니까 얼른 가봐요.”민지훈은 친구들이 여자친구와 이런 문제로 싸우는 것을 자주 보았다. 하지만 그들에 비하면 온하랑은 그의 업무를 지지해 주었다.“고마워요, 누나. 먼저 온천까지 바래다줄까요?”그는 온하랑을 보면서 자기 안목을 칭찬했다.젊고 예쁘고 성숙하고 사람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여러 방면에서 도와줄 수 있는 누나를 만나서 기쁠 따름이었다.“안 갈래요. 여기 좀 앉아있으려고요.”“그래요. 난 먼저 갈게요.”민지훈은 먼저 정자를 떠났다.온하랑은 그 자리에 서서 앞에 핀 꽃들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온하랑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왜 다시 왔어요?”대답은 들리지 않았고 발걸음 소리만 점점 더 커졌다.온하랑은 수상함을 느끼고 돌아서려고 했다. 그때 누군가가 그녀를 꽉 안았다.커다란 손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껴안았다.“이거 놔요!”놀란 그녀는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얼른 반항하며 벗어나려고 했다.뒤의 남자는 코웃음 치더니 큰 손으로 그녀의 두 손을 잡은 채 앞으로 걸어가 그녀를 난간으로 몰아붙였다.“움직이지 마.”“부승민?”“왜? 민지훈이 아니라 실망했어?”부승민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녀가 이곳에 온 목적을 떠올리면 부승민은 속이 타들어 갔다.게다가 아까, 부현승이 전화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이미 키스했을 것이다.이런 젠장!온하랑은 대답하지 않고 차갑게 그를 쳐다보았다.“왜 여기 있는 거야. 부현승이 알려줬어?”“응. 그럼 넌 여기 와서 뭐 하려고.”“온천욕 하러 왔지.”“온천욕? 민지훈이랑 같이?”부승민의 목소리는 점점 차가워졌다.“민지훈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할까 봐 일부러 부현승한테 워크샵에 가족 동행을 가능하게 만들어서라도 온천욕이 하고 싶어? 정말 계획적이야. 이제 며칠이 지났다고 그렇게 몸이 달아올라?”온하랑은 그제야 부현승이 그 소식을 부승민에게 보냈다는 것을 깨달았다.민지
“변태야?”온하랑은 앞으로 가면서 엉덩이를 그한테서 떼어냈다. 부승민은 얼른 다시 몸을 겹쳐오면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너도 하고 싶잖아.”“아니야!”온하랑은 정신을 차리고 바로 부인했다.“날 놓아줘!”“아니라고?”부승민이 낮은 소리로 되물었다. 매력적인 보이스가 온하랑의 귀를 두드려 그녀를 유혹하려 했다.하지만 온하랑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었다.“응.”뒤의 부승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온하랑은 약간 긴장했지만 이내 벗어나기 위해 약간 움직여 보았다.부승민이 갑자기 얘기했다.“확인해 보자.”온하랑이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놀라서 뛰었다.“어떻게 확인하겠다는 거야!”“내기하자. 만약 내가 진다면 앞으로 너한테 매달리지 않을게.”부승민은 이어서 얘기했다.“물론 내가 이기면 오늘 밤 넌 내꺼야. 어때?”“싫어! 내가 왜 내기를 해?”“못하는 건 네가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지. 안 그래?”“아니야! 그냥 너랑 내기하고 싶지 않아서야!”“겁쟁이. 나한테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데 안 할 거야?”“몇 번이나 매달리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약속 안 지켰잖아. 이제는 안 믿어.”부승민이 흠칫했다.이제 온하랑은 그의 조건을 믿지 않는다.“그럼 바꾸자. 내가 지면 오늘 저녁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움직이지 않을게. 어때?”온하랑은 숨을 멈췄다. 3년 동안, 침대에서는 부승민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그녀는 부승민을 침대에 눕혀 하고 싶은대로 하는 상상을 잠깐 해보았다.‘함정이다!’온하랑은 고개를 붕붕 저었다.“싫어!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난 너랑 내기하지 않을 거야, 얼른 날 놔줘! 안 그러면 화낼 거야!”부승민은 한숨을 내쉬었다. 온하랑이 함정에 들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놓아주었다.“시아도 왔어. 너랑 온천욕 하고 싶대.”부승민의 품에서 벗어난 온하랑은 뒤로 물러나서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부승민을 쳐다보았다.“정말? 날 속이는 거 아니지?”“못 믿겠으면 전화 쳐봐.”“
온하랑이 멈춰 섰다.“...그래.”“따라와.”부승민은 그 말을 남기고 온하랑을 스쳐지나 앞장서서 걸어갔다.온하랑은 그를 흘겨본 후 그를 따라갔다.방 입구에 와서 부승민이 문을 열자 부시아의 목소리와 애니메이션 소리가 들렸다.“삼촌, 왔구나! 숙모는?”“뒤에 있어.”부승민은 문앞에 서서 부드러운 표정으로 온하랑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은 그를 노려본 후 앞으로 걸어가 미소를 지으며 시아를 불렀다.“시아야, 숙모 왔어!”“숙모! 나 숙모랑 같이 온천욕 할래요!”부시아는 눈을 둥글게 말고 양말을 신은 채 온하랑 앞으로 달려왔다.“그래, 숙모랑 같이 온천욕 하자.”온하랑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차갑게 부승민을 쳐다보았다.“내 옷은?”부시아가 있으니 부승민도 그녀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부승민은 소파 위의 종이가방을 건네주면서 여유롭게 말했다.“온하랑, 이제 보니까 어디서 얼굴 바꾸는 법을 배운 거야? 공연해도 되겠네.”“얼굴을 바꿔요? 숙모가 얼굴을 바꿔요?”부시아는 고개를 들고 호기심 가득해서 물었다.온하랑은 부승민의 말에 코웃음 치고 얘기했다.“아니, 할 줄 몰라. 삼촌이 헛소리하는 거야. 저 말 듣지 마. 가자. 우리는 온천욕 해야지.”“네!”부시아는 자기 수영복을 챙기고 부승민에게 얘기했다.“삼촌 혼자 놀아요. 우리는 온천욕 하러 갈래요.”온하랑은 부시아를 데리고 거실을 지나 뒷문을 열고 온천 방과 온천을 쳐다보았다.열기가 느껴져 온하랑은 얼른 문을 닫고 부시아를 도와 옷을 갈아입혀 주었다.수영복을 입은 부시아는 온천 옆에 앉아 발을 대었다가 또 움찔거렸다.“앗 뜨거워!”온하랑은 튜브를 들고 와서 부시아에게 끼워준 다음 말했다.“처음에는 뜨거울 수 있는데 일단 발을 넣고 나면 천천히 적응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조심해.”“네.”온하랑은 옷을 벗고 종이가방에서 샤워 가운 아래 있는 수영복을 꺼내 들었다.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미친 부승민 같으니라고.그래, 부승민
온하랑은 옆의 부시아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물었다.“안 먹으면 안 돼?”부시아는 고개를 젓고 눈을 깜빡였다.“시아 배고파요.”온하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의 작은 배를 아프지 않게 꼬집고 온천을 나갔다.그녀는 먼저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샤워가운을 입고 대충 끈을 묶은 후 머뭇거리다가 들어갔다.부승민은 일을 하고 있는 건지 고개도 들지 않고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집중한 채 앞의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온하랑은 소파 위의 간식을 보고 간식을 가진 후 물었다.“패드는 어디 있어?”부승민은 그녀를 무시한 채 여전히 노트북만 보고 있었다.미간을 찌푸린 온하랑은 손을 뻗어 부승민 눈앞에서 손을 저었다.“정신 차려봐, 부승민. 패드 어디 있냐니까? 시아가 놀겠대.”부승민은 시선을 들고 말했다.“패드는 옷장 속 가방에 있어.”온하랑은 걸어가서 가방에서 패드를 꺼냈다. 이윽고 부승민의 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합니다. 집에 조카가 말썽이라...”그녀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패드를 들고 돌아가면서 얘기했다.“부승민, 이제는 사과도 하고, 정말 예전 같지 않아진 거 알아?”부승민은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화상 회의 중이야.”그 말에 온하랑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표정마저 어두워졌다.그녀는 입 모양으로 말했다.“정말이야?”“널 왜 속이겠어.”온하랑은 의심스레 옆에서 지켜보았다. 정말 화상 회의 중이었다.그러니까 아까 한 말과 부승민 앞에서 손을 저은 것도 다 봤다는 거겠지?온하랑은 얼굴이 붉어져서 당장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책상 귀퉁이에 샤워가운의 벨트가 걸려버렸다.빨리 떠나려고 했던 그녀는 벨트가 풀려서 샤워 가운이 벌어져 버렸다.가리고 싶어 했던 몸매가 고스란히 부승민 눈앞에 펼쳐졌다.놀란 온하랑은 바닥에 떨어진 끈을 보고 또 고개를 들어 부승민이 그녀를 뚫어지라 쳐다보는 것을 발견했다.“아!”그녀는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회의 중인 것을 생각하고 얼른 입을 닫은 후 입 모양으로 말했다.“부승민, 보지 마!”
부시아는 온천 옆에 앉아 작은 발을 물에 담근 채 옆에는 간식을 놓고 아이패드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오후의 절반은 온천에 몸을 담갔다. 부시아는 더 있고 싶지 않아 수건으로 몸을 감싼 후 패드를 안고 나갔다. 온하랑은 온천 가장자리에서 고민했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나니 온몸이 개운하여 곧바로 옷을 입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목욕 가운만 입고 나가자니 변태 부승민이 또 그녀를 놀려먹으려고 할 것 같았다. 그녀는 결국 옷을 입고 나갔다. 그러나 부승민은 외출했는지 거실에 없었다.온하랑은 목욕 가운을 빨래통에 넣었다. 그러면 이곳의 청소부가 수거하여 씻고 소독해서 가져다준다. 그러나 온하랑은 언짢은 표정으로 비키니를 흘끗 보고는 쓰레기통에 버렸다.식사 시간이 되자 부승민이 밖에서 세 사람이 먹을 저녁을 사 들고 돌아왔다. 그는 온하랑이 이미 옷을 갈아입은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그럭저럭 화기애애하게 저녁 식사를 마쳤다. 부시아는 졸린 듯 눈을 비비더니 머리를 온하랑의 품에 파묻고 중얼거렸다.“숙모랑 같이 자고 싶어요.”그러자 부승민이 말했다.“오늘 밤 저 방에서 시아랑 같이 자.”이 스위트 룸은 방이 2개 있었다. 침실은 독립적이었고 안에서 문을 잠글 수 있었다. 게다가 부시아도 곁에 있으니 온하랑은 부승민이 허튼짓할 걱정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동의하고 부시아를 달래서 씻겨준 뒤 시아와 함께 침실로 들어갔다. 부시아가 잠들자 그녀는 침대에 기대어 앉아 휴대폰을 보았다. 민지훈이 그녀에게 밥을 먹었는지 묻자 온하랑이 대답했다.[먹었어요. 지훈 씨는요?]민지훈은 난처한 표정의 이모티콘을 보냈다.[먹고 있어요... 그런데 저 분들이 계속 술만 마시고 있어요. 아마 저도 도망갈 수 없을 것 같아요...][적당히 마셔요. 몸에 안 좋아요. 정 힘들면 핑계를 찾아서 빠져나가요.][네.]한 시간쯤 지나자 온하랑은 민지훈에게 다시 톡을 보냈다.[밥 다 먹었어요?][아직요... 이따가 또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