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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작가: 고운
하지만 경찰은 장국호와 민성주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장국호를 수배할 때 민성주를 가만히 뒀을 리 없었다.

두 사람은 확실히 아는 사이다!

하지만 민성주는 귀국할 수 있지만 장국호는 그럴 수 없었다.

민지훈은 얼른 젓가락을 주워 옆에 놓은 후 온하랑에게 새로운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온하랑은 진정하고 대답했다.

“고마워요.”

그녀는 민지훈을 향해 웃어 보인 후 그에게 고기를 짚어주었다.

“장국호? 강남 사람이에요? 이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아니요... 국내가 아니라 아마도 양강에 있을 거예요.”

양강은 두 판이라는 나라의 도시였다. 인구도 많고 경제도 좋으며 매우 번화한 도시였다.

“그렇군요.”

온하랑은 심장이 느리게 뛰는 것 같았다. 얼른 주제를 돌렸다.

“사실 저번에 시연이랑 두 판으로 여행을 가려고 하다가 결국 노르빈으로 갔거든요.”

장국호가 해외에 있는 한, 국내 경찰들이 그를 잡기는 어려웠다.

그녀는 양강에 있는 장국호를 찾아서 잡은 후 국내 경찰에게 넘기고 싶었다.

하지만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양강으로 갔으면 우리는 못 만났을 거예요.”

“장국호가 양강에 있으면 아버님이랑 아저씨랑은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

온하랑은 민지훈의 플러팅에 신경 쓸 새도 없었다.

그저 장국호의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민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몰라요. 돌아가서 아버지한테 물어봐 줄까요?”

온하랑은 뜨끔했다.

민지훈이 돌아가서 민성주에게 묻는다면 위험했다. 민성주가 눈치챌 수도 있었다.

경찰은 두 사람한테만 수배령을 내렸다. 다른 용의자는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

만약 장국호와 민성주의 관계를 알고 토대로 조사한다면, 또 그녀 손의 사진과 더불어, 피해자까지 찾는다면 민성주를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온하랑은 생각하다가 얘기했다.

“사람을 시켜서 왕대운 씨의 재산에 대해 조사할 거예요. 아버님은 그 사람이랑 친구니 내 편을 들어주지는 못하더라도 날 팔지는 말아줘요. 알겠죠?”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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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훈은 고개를 들고 여자를 보고 웃었다.“수현 씨, 우연이네요?”서수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민지훈 곁의 온하랑을 무시해 버린 채 부드럽게 말했다.“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전 친구랑 놀러 왔거든요.”“전 회사 워크샵 때문에요.”“며칠 전, 그날 밤. 호텔까지 데려다줘서 정말 고마워요. 상처는 괜찮아졌어요?”민지훈은 온하랑의 눈치를 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많이 괜찮아졌어요. 수현 씨는 경찰에 얘기했어요?”온하랑은 밥을 먹다가 호기심에 두 사람한테로 시선을 돌렸다..호텔?“이미 진술을 기록했어요. 정말 너무 고마워요. 그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지훈 씨가 없었다면 전... 하...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서수현은 눈물을 글썽이며 민지훈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은 서수현이 민지훈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챘다.“보답할 필요 없어요. 해야 한 일인데요.”민지훈은 온하랑을 가리키며 얘기했다.“소개해 드릴게요. 여기는 제 여자친구인 온하랑이에요. 누나, 여기는 서수현 씨에요.”온하랑은 서수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서수현은 그제야 온하랑을 발견한 것처럼 눈썹을 치켜세웠다.“온하랑 씨, 안녕하세요. 지훈 씨 여자친구였군요. 전 지훈 씨 누나인 줄 알고...”“확실히 나이는 더 많긴 해요.”“아하, 요즘은 연하도 괜찮죠.”서수현이 웃으면서 민지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럼 이만할게요. 식사 계속하세요.”서수현은 돌아가면서 온하랑이 생각보다 카메라를 잘 안 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예뻤다. 그러니 부승민이 그녀한테 매달리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쓰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온하랑은 서수현의 뒷모습을 보다나 시선을 거두고 계속 밥을 먹었다.그러다가 그녀는 자기가 너무 담담한 것 같아서 질투는 하지 않더라도 민지훈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 떠올라 부드럽게 물었다.“며칠 전에 다쳤어요?”민지훈은 이런 관심을 좋아했다. 그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전에 깡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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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태로운 제안   제499화

    온하랑이 멈춰 섰다.“...그래.”“따라와.”부승민은 그 말을 남기고 온하랑을 스쳐지나 앞장서서 걸어갔다.온하랑은 그를 흘겨본 후 그를 따라갔다.방 입구에 와서 부승민이 문을 열자 부시아의 목소리와 애니메이션 소리가 들렸다.“삼촌, 왔구나! 숙모는?”“뒤에 있어.”부승민은 문앞에 서서 부드러운 표정으로 온하랑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은 그를 노려본 후 앞으로 걸어가 미소를 지으며 시아를 불렀다.“시아야, 숙모 왔어!”“숙모! 나 숙모랑 같이 온천욕 할래요!”부시아는 눈을 둥글게 말고 양말을 신은 채 온하랑 앞으로 달려왔다.“그래, 숙모랑 같이 온천욕 하자.”온하랑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차갑게 부승민을 쳐다보았다.“내 옷은?”부시아가 있으니 부승민도 그녀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부승민은 소파 위의 종이가방을 건네주면서 여유롭게 말했다.“온하랑, 이제 보니까 어디서 얼굴 바꾸는 법을 배운 거야? 공연해도 되겠네.”“얼굴을 바꿔요? 숙모가 얼굴을 바꿔요?”부시아는 고개를 들고 호기심 가득해서 물었다.온하랑은 부승민의 말에 코웃음 치고 얘기했다.“아니, 할 줄 몰라. 삼촌이 헛소리하는 거야. 저 말 듣지 마. 가자. 우리는 온천욕 해야지.”“네!”부시아는 자기 수영복을 챙기고 부승민에게 얘기했다.“삼촌 혼자 놀아요. 우리는 온천욕 하러 갈래요.”온하랑은 부시아를 데리고 거실을 지나 뒷문을 열고 온천 방과 온천을 쳐다보았다.열기가 느껴져 온하랑은 얼른 문을 닫고 부시아를 도와 옷을 갈아입혀 주었다.수영복을 입은 부시아는 온천 옆에 앉아 발을 대었다가 또 움찔거렸다.“앗 뜨거워!”온하랑은 튜브를 들고 와서 부시아에게 끼워준 다음 말했다.“처음에는 뜨거울 수 있는데 일단 발을 넣고 나면 천천히 적응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조심해.”“네.”온하랑은 옷을 벗고 종이가방에서 샤워 가운 아래 있는 수영복을 꺼내 들었다.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미친 부승민 같으니라고.그래, 부승민

  • 위태로운 제안   제500화

    온하랑은 옆의 부시아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물었다.“안 먹으면 안 돼?”부시아는 고개를 젓고 눈을 깜빡였다.“시아 배고파요.”온하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의 작은 배를 아프지 않게 꼬집고 온천을 나갔다.그녀는 먼저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샤워가운을 입고 대충 끈을 묶은 후 머뭇거리다가 들어갔다.부승민은 일을 하고 있는 건지 고개도 들지 않고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집중한 채 앞의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온하랑은 소파 위의 간식을 보고 간식을 가진 후 물었다.“패드는 어디 있어?”부승민은 그녀를 무시한 채 여전히 노트북만 보고 있었다.미간을 찌푸린 온하랑은 손을 뻗어 부승민 눈앞에서 손을 저었다.“정신 차려봐, 부승민. 패드 어디 있냐니까? 시아가 놀겠대.”부승민은 시선을 들고 말했다.“패드는 옷장 속 가방에 있어.”온하랑은 걸어가서 가방에서 패드를 꺼냈다. 이윽고 부승민의 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합니다. 집에 조카가 말썽이라...”그녀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패드를 들고 돌아가면서 얘기했다.“부승민, 이제는 사과도 하고, 정말 예전 같지 않아진 거 알아?”부승민은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화상 회의 중이야.”그 말에 온하랑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표정마저 어두워졌다.그녀는 입 모양으로 말했다.“정말이야?”“널 왜 속이겠어.”온하랑은 의심스레 옆에서 지켜보았다. 정말 화상 회의 중이었다.그러니까 아까 한 말과 부승민 앞에서 손을 저은 것도 다 봤다는 거겠지?온하랑은 얼굴이 붉어져서 당장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책상 귀퉁이에 샤워가운의 벨트가 걸려버렸다.빨리 떠나려고 했던 그녀는 벨트가 풀려서 샤워 가운이 벌어져 버렸다.가리고 싶어 했던 몸매가 고스란히 부승민 눈앞에 펼쳐졌다.놀란 온하랑은 바닥에 떨어진 끈을 보고 또 고개를 들어 부승민이 그녀를 뚫어지라 쳐다보는 것을 발견했다.“아!”그녀는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회의 중인 것을 생각하고 얼른 입을 닫은 후 입 모양으로 말했다.“부승민, 보지 마!”

  • 위태로운 제안   제501화

    부시아는 온천 옆에 앉아 작은 발을 물에 담근 채 옆에는 간식을 놓고 아이패드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오후의 절반은 온천에 몸을 담갔다. 부시아는 더 있고 싶지 않아 수건으로 몸을 감싼 후 패드를 안고 나갔다. 온하랑은 온천 가장자리에서 고민했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나니 온몸이 개운하여 곧바로 옷을 입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목욕 가운만 입고 나가자니 변태 부승민이 또 그녀를 놀려먹으려고 할 것 같았다. 그녀는 결국 옷을 입고 나갔다. 그러나 부승민은 외출했는지 거실에 없었다.온하랑은 목욕 가운을 빨래통에 넣었다. 그러면 이곳의 청소부가 수거하여 씻고 소독해서 가져다준다. 그러나 온하랑은 언짢은 표정으로 비키니를 흘끗 보고는 쓰레기통에 버렸다.식사 시간이 되자 부승민이 밖에서 세 사람이 먹을 저녁을 사 들고 돌아왔다. 그는 온하랑이 이미 옷을 갈아입은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그럭저럭 화기애애하게 저녁 식사를 마쳤다. 부시아는 졸린 듯 눈을 비비더니 머리를 온하랑의 품에 파묻고 중얼거렸다.“숙모랑 같이 자고 싶어요.”그러자 부승민이 말했다.“오늘 밤 저 방에서 시아랑 같이 자.”이 스위트 룸은 방이 2개 있었다. 침실은 독립적이었고 안에서 문을 잠글 수 있었다. 게다가 부시아도 곁에 있으니 온하랑은 부승민이 허튼짓할 걱정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동의하고 부시아를 달래서 씻겨준 뒤 시아와 함께 침실로 들어갔다. 부시아가 잠들자 그녀는 침대에 기대어 앉아 휴대폰을 보았다. 민지훈이 그녀에게 밥을 먹었는지 묻자 온하랑이 대답했다.[먹었어요. 지훈 씨는요?]민지훈은 난처한 표정의 이모티콘을 보냈다.[먹고 있어요... 그런데 저 분들이 계속 술만 마시고 있어요. 아마 저도 도망갈 수 없을 것 같아요...][적당히 마셔요. 몸에 안 좋아요. 정 힘들면 핑계를 찾아서 빠져나가요.][네.]한 시간쯤 지나자 온하랑은 민지훈에게 다시 톡을 보냈다.[밥 다 먹었어요?][아직요... 이따가 또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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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어이가 없어...”설윤은 시선을 피하며 돌아서려 했다.“어딜 가요? 방금 구매 기록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이제 와서 못 보여주는 건데요?”임연지는 설윤의 길을 막아서며 그녀 손에 든 선물 상자를 잡고 비꼬듯 말했다.“젊은 아가씨가 왜 이렇게 뻔뻔해요? 유부남인 거 뻔히 알면서 끼어들다니. 내 고모부가 그쪽 아빠보다 나이도 많은데, 역겹지도 않아요? 몸 팔아서 얻은 가방을 들고 다니니까 좋아요?” 마침 가게에 들어오던 손님 몇 명이 임연지의 말을 듣고 문 앞에서 수군거렸다.설윤은 수치심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인 채 임연지를 밀치고 가게를 나서 황급히 도망쳤다.간하림은 그 모습을 보고 재빨리 뒤따라갔다.“저기요. 설윤 씨, 가방은...”점원은 임연지의 손에 들린 선물 상자를 보고 두 번 불렀다.그러나 설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이게 다 무슨 일이래!“그만 불러요. 안 올 거예요.”임연지는 웃으며 손에 든 선물 상자를 내려다봤다.“저 여자가 싫다고 두고 갔으니 이 가방 저 주세요.”“임연지 씨, 죄송하지만 설윤 씨는 그런 말씀이 없으셔서...”“걱정 마세요, 분명히 환불할 거예요. 환불하면 이 가방 저한테 남겨 두세요.”임연지는 선물 상자를 점원에게 건넸다.점원은 임연지의 배경을 생각하며 마지못해 대답했다.“설윤 씨가 환불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네.”가방을 못 사서 한진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했는데 상황이 반전되고 내연녀까지 혼내주고 나니 임연지는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윤아, 괜찮아?”마침내 매장 근처를 벗어나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사라지자 설윤은 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간하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넋이 나간 채 앞으로 걸어갔다.“윤아, 어디 가서 좀 앉을까?”설윤은 마침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근처 카페의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간하림이 그녀를 위로했다.“윤아, 너무 속상해하지

  • 위태로운 제안   제1270화

    한진은 큰 도움을 주고도 단지 가방 하나 사달라는 부탁만 했을 뿐인데 실망을 안겨주게 생겼으니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심지어 가방을 선물해주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는데 무슨 생각 할지 걱정되었다. 설마 공짜로 주기 싫어서 쪼잔하다고 오해하면 어떡하지?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임연지가 물었다.“다음번에 언제 입고되나요?”점원은 임연지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회원 가입하시면 나중에 재고를 확보할 때 연락드리고 있어요.”“그래요. 할게요.”임연지는 마지못해 동의했다.“연락처가 어떻게 돼요?”점원이 키보드를 두드리며 물었다.임연지는 전화번호를 말하며 머릿속으로 한진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했다.“설윤 씨, 어서 오세요. 가방 찾으러 오셨죠? 잠깐 앉아 계시면 금방 가져다드릴게요.”다른 점원의 반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네, 고마워요.”소리의 출처를 따라 고개를 돌린 임연지는 젊은 여자 두 명을 발견하고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윤아, 여기 점원이랑 아는 사이야? 물건을 엄청 많이 샀나 보네? 부러워.”나지막이 속삭이는 여자 목소리가 임연지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이내 경멸이 담긴 표정으로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았다.‘세상 물정 모르는 촌년들. 잠깐! 왼쪽에 있는 여자가 낯이 좀 익은데?’그리고 고개를 돌려 찬찬히 뜯어보았다.분명 어딘가 본 듯한 얼굴이다.기억을 되짚어보던 찰나 점원이 정교한 선물 상자를 들고나와 두 여자 앞에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뚜껑을 열고 안에 든 가방을 보여주었다.“설윤 씨가 구매한 가방이에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설윤은 가방을 꺼내 꼼꼼히 살펴보았다.“확인했어요. 고마워요. 먼저 가볼게요.”점원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려던 순간 불쾌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대뜸 울려 퍼졌다.“재고가 없다면서요? 분명 제가 먼저 왔는데 왜 저 사람한테 주는 거죠?”싸늘한 표정으로 따지는 임연지를 보자 점원이 서둘러 해명했다.“이 가방은 손님께서

  • 위태로운 제안   제1269화

    일과를 마친 설윤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돌아갔다가 간하림과 다시 마주쳤다.이내 먼저 입을 열었다.“하림아, 내일 쉬는 날인데 같이 쇼핑하러 가지 않을래?”임가희가 부탁한 일을 떠올리자 간하림은 흔쾌히 동의했다.다음 날, 두 사람은 약속 시간에 맞춰 센트럴 백화점 근처의 카페에 도착했다.일단 만나자마자 설윤은 밀크티 두 잔을 주문했고, 백화점으로 걸어가면서 쪽쪽 빨아 마셨다.간하림이 말했다.“여긴 명품밖에 없을 텐데? 지난번에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발견했다가 가격 보고 기겁했잖아. 그나저나 꽤 익숙한 곳인가 봐? 여기 자주 와?”“내가 무슨 재주로? 국환 씨 따라 몇 번 다녀갔을 뿐, 며칠 전에 가방 하나 주문했는데 오늘 픽업하러 가는 거야.”“헐! 회장님 너무 근사하잖아.”설윤을 바라보는 간하림의 눈빛에 부러움이 가득했다.“그러니까 얼른 행동 개시해야 한다고. 사모님과 이혼시키고 너랑 결혼할 방법을 찾아야 해.”비록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질투심이 활활 타올랐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정이었다.사실 그녀는 속으로 뻔했다. 최국환과 임가희는 결혼 전에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설윤에게 준 돈은 부부의 공동 재산에 속하지 않는지라 다시 빼앗아 갈 자격이 없었다. 물론 최국환이 직접 개입하면 회수가 가능했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설령 나중에 임가희가 설윤에게 본때를 보여주거나 최국환의 마음이 식는다고 해도 그동안 받았던 값비싼 선물은 여전히 가져갈 것이며 현금화하면 그래도 두둑이 챙길 수 있다.결국 임가희가 손을 쓰는 이상 설윤은 곧 최국환에게 찬밥 신세 당하므로 얼추 비슷한 액수의 보수를 받을뿐더러 임가희라는 인맥까지 확보하기에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였다.그제야 간하림은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설윤의 표정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어젯밤에 돌아가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네 말이 맞아. 국환 씨 아내와 적이 된 이상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봐주는 건 아니지. 고작 돈 몇 푼

  • 위태로운 제안   제1268화

    “자, 이제 그만하고 출근하자. 아니면 매니저한테 또 혼날라.”설윤은 옷매무새를 다듬고 탈의실을 나가려고 했다.“먼저 가. 나 립스틱만 바르고.”“알았어.”설윤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간하림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사모님이 부탁한 일이 어려운 것도 아니군.’...병원에 도착한 최동철은 올라가는 대신 온하랑에게 전화를 걸었다.온하랑은 부승민과 작별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섰다.유치원 확인하러 직접 다녀온다고 하는데 굳이 말릴 이유가 없었다.차에 타고 나서 메이슨을 데리러 갈 줄 알았던 그녀의 예상과 달리 최동철이 말했다.“별장에 계신 이모님이 연락이 와서 오늘 메이슨이 일어나자마자 발이 아프다고 했다네. 아마도 어제 강행군이었나 봐. 그래서 집에서 쉬겠다고 해서 우리 둘만 가면 돼.”온하랑은 미안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어제 많이 걸어 다니긴 했죠. 메이슨을 말렸어야 했는데...”“네 탓 아니야. 내가 너무 바빠서 녀석이랑 놀아주지 못하는 바람에 무리한 거지.”이에 온하랑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동철 오빠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메이슨도 철이 들었고.”최동철이 피식 웃었다.“우리 사이에 남사스럽게 뭔.”이동하는 동안 두 사람은 담소를 나누면서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했다.동언 국제 유치원에 도착하자 젊은 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하며 소개와 함께 내부를 구경시켜주었다.“우리 유치원은 총 3개의 반으로 나뉘는데 최대 학생 수를 각각 20명 이내로 확보하여 교사들이 모든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게끔 노력하죠. 교실에는 멀티미디어 교육 장비가 구비되어 있으며 전용 독서 공간, 놀이 공간, 수공예 공간, 실내외 감시 카메라, 그리고...”꼼꼼하게 알아본 결과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온하랑은 꽤 만족했다.이내 유치원을 나서고 최동철에게 의견을 물었다.최동철이 말했다.“몇 군데가 노후한 것만 빼고 기본적인 인프라는 괜찮네. 시설 개조 명목으로 2억을 기부할 생각이야. 게다가 메이슨도 특별한 케이스라

  • 위태로운 제안   제1267화

    설윤은 그녀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봤어? 다른 사람한테 절대 얘기하면 안 돼.”“당연하지.”간하림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나 몰라? 걱정 붙들어 매.”그리고 다정하게 설윤의 팔짱을 끼고 클럽 탈의실로 향했다.아직 아무도 없었고, 간하림은 옷을 갈아입으며 궁금한 듯 물었다.“윤아, 최 회장님과 어떻게 알게 되었어?”딱히 언급하고 싶지 않은 설윤은 대충 둘러댔다.“우연한 기회에 마주쳤어. 전에 일하던 곳에 놀러 왔다가 마침 내가 접대를 담당했거든.”그러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간하림은 부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내 손을 뻗어 설윤의 잘록한 허리를 꼬집었고, 뽀얀 피부에 선명한 붉은 자국을 바라보았다.“최 회장님이 네가 진짜 마음에 드나 봐. 직접 출근하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정말 좋겠네.”설윤은 피식 웃으며 옷을 갈아입었다.“너도 든든한 지원군이 있잖아.”“든든하긴 개뿔! 하늘과 땅 차이거든?”간하림이 툴툴거렸다.“가게에 오면 지명할 뿐이지 너처럼 최 회장님 전속 담당이 아니야.”심지어 손님마저 감히 설윤에게 집적거리지 못했고, 누가 봐도 사전에 단단히 경고한 게 분명했다. 반면, 그녀는 치근덕거리는 사람이 있어도 꾹 참아야만 했다.설윤은 웃으면서 아무 말 없이 거울을 보며 헤어스타일을 다듬었다.“윤아, 나중에 사모님이 되면 날 잊지 마.”“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우리가 뭐 하는 사람인지 정녕 몰라?”이내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바르더니 간하림을 흘겨보았다.“국환 씨가 싫증이 나기 전에 돈이라도 두둑이 챙기면 땡큐고, 사모님은 감히 넘보지도 않아.”간하림은 납득할 수 없는 듯 바짝 다가갔다.“우리가 뭐 어때서? 최 회장님 와이프도 결국에는 사모님 자리에 오르는 데 성공했잖아. 그리고 며칠 전 기사 못 봤어?”“무슨 기사?”곧이어 출입구를 힐끗 쳐다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누군가 최 회장님 와이프의 얼굴을 칼로 난도질해서 끔찍한 상처를 입었대.”“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 위태로운 제안   제1266화

    임연지는 집에 도착하자 거실 소파에 앉아 굳은 얼굴로 손에 든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는 임가희를 발견했다.테이블에 놓인 등기 전용 서류 봉투 위에 여러 장의 사진이 널브러져 있었다.“고모, 왜 그래요?”말을 마치고 나서 사진 한 장을 들여다보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고모부가...”이내 나머지 사진도 확인했는데 전부 어떤 젊은 여자와 다정한 스킨십을 하는 최국환의 모습이 담겨 있었고, 결코 가벼운 사이는 아닌 듯싶었다.“왜 이렇게 소란스러워?”임가희가 싸늘한 얼굴로 그녀를 흘겨보았다.임연지는 목을 움츠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임가희를 올려다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고모, 이제 어떡해요?”“어떡하긴?”임가희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모른 척해야지. 지금 네 고모부 덕분에 우리가 먹고 사는 거야. 괜히 추궁했다가 홧김에 쫓아내기라도 한다면 더 손해이지 않겠어?”그렇다고 마냥 당할 수는 없었다.지금껏 비슷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하나같이 머리가 텅 빈 여자들이라 그녀의 도발에 넘어가서 부랴부랴 찾아와 따지기 급급했다. 나중에 울면서 최국환에게 하소연하면 정이 떨어진다며 다시는 만나주지 않았다.또한 최국환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신분과 집안, 그리고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다.어쨌거나 그 나이 먹고 결혼을 3번이나 하면서 웃음거리로 전락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본처의 자리를 위협받지 않은 이상 고작 여자 문제로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뭐 있겠는가? 뒤에서 몰래 처리하면 그만이었다.“그냥 넘어가려고요?”비록 고모의 말도 맞지만 그래도 왠지 꺼림칙했다.“넌 신경 쓰지 마. 고모부 앞에서도 티 내지 말고.”임연지는 사진 속 여자를 힐끗 쳐다보며 속으로 ‘여우 년’이라고 욕하고 마지못해 대답했다.“알았어요.”임가희는 사진을 모두 치웠다.무언가를 떠올린 듯 임연지가 다시 입을 열었다.“참, 고모, 만약 이 여자가 임신하면 어떡해요?”“네 고모부의 컨

  • 위태로운 제안   제1265화

    “침착해.”임연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호텔에서 제공한 가운을 느긋하게 껴입었다.“샤워했어? 나랑 같이 씻을래?”“꿈 깨.”이내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면서 문을 열자 알몸으로 나타나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으려는 오재원을 발견했다.“연지야.”그녀는 남자의 손길을 슬쩍 피했다.“호텔에서 푹 쉬어. 먼저 가볼게.”“아직 이른데? 좀 더 있다 가.”“안돼.”임연지는 단호하게 거절하며 오재원을 스쳐 지나가 침대 옆으로 걸어가서 바닥에 떨어진 옷을 집어 들었다.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쌀쌀맞은 얼굴을 보자 오재원은 꼬리를 내렸다.“알았어. 그럼 언제 다시 올 거야? 그리고 원하는 집이 있으면 알려줘. 부동산에 물어볼게.”“방 3개, 풀옵션. 나머지는 알아서 해.”“그래.”임연지는 옷매무새와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방을 나갔다.그리고 문이 닫히는 순간 뒤돌아보며 혀를 찼다.‘역겨운 놈.’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몸을 싣고 한진에게 답장을 보냈다.[호텔을 벗어나니 공기마저 상쾌한 기분이야.]한진이 대답했다.[하하하! 참,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우리 오빠가 인맥을 동원해서 각 언론사에 수시로 주시하라고 했잖아. 그중에서 제보받은 회사가 있는데 편집장이 이메일을 보자마자 오빠한테 연락했대.]그러고 나서 이메일의 스크린샷을 보내주었다.본문의 첫 마디가 온하랑이 필라시에서 유학할 때 최동철과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었다.임연지는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대박인데? 고마워, 한진아. 오빠한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해줘. 네가 아니었다면 진짜 아프리카로 쫓겨났을지도 몰라.]그동안 한진의 오빠가 사전에 뉴스를 차단하지 못하고 자칫 폭로라도 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이제 결과를 확인한 이상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하지만 대체 누가 제보했단 말이지?한진이 다시 문자를 보냈다.[물론 메일 주소를 역추적한 결과 여전히 너희 집으로 되어 있어. 아마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가상 주소를 사용한 것 같아.][미친놈.]임연지는 화가 나서 머리카락을

  • 위태로운 제안   제1264화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임연지는 그 틈을 타서 오재원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오재원은 그녀를 따라 나가려고 했지만 잠시 뒤 자신이 들고 있던 캐리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끌며 엘리베이터를 나왔다.방에 들어가자 오재원은 서둘러 캐리어를 한쪽으로 밀어두고 임연지를 끌어안고는 침대 쪽으로 밀어붙였다. “연지야, 빨리 나 주라고. 더는 참을 수 없어.”“오재원! 이거 놔! 먼저 일어나!”“안 돼. 연지야,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그냥 즐기기만 하면 돼.” 그녀는 그를 힘껏 밀쳤고 마음속에서 강한 반감을 느꼈다. 그녀는 그의 억제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오재원의 힘이 너무 강해 벗어나기 힘들었다. “오재원, 내 말 들어봐. 우리 얘기 좀 해야 해.” 임연지는 차분하게 말하며 그가 자신의 말을 듣길 바랐다.하지만 오재원은 이미 욕망에 눈이 멀어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임연지에게 입을 맞추려 했고 손은 그녀의 몸을 함부로 만지기 시작했다.“얘기할 필요 없어. 네가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걸 알아. 우리는 지금 중요한 일을 하는 거야.” 그는 말을 마친 후 임연지의 입술을 막았다. “연지야, 잘 생각해. 네가 만약 나를 밀어내면 난 바로 나갈 거야.” 임연지는 속에서 역겨움이 밀려왔지만 그녀의 밀치는 손길은 결국 멈춰 섰다.“그래 이거지.”오재원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는 충분히 즐겼다. 모든 일이 끝난 후 오재원은 임연지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너 너무 향기로워. 연지야. 어쩌면 이제 우리 아이가 여기 있을지도 모르겠네.”임연지는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더 이상 그를 피하지 않으면 정말로 오재원에게 뺨을 갈길 것만 같았다.화장실에 들어간 임연지는 핸드폰을 꺼내 한진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진아, 살려줘. 진짜 그 사람이 너무 싫어!][돌아오자마자 나랑 자려고 하고 역겨워 죽겠어!][내가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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