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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쿠당탕,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의 목소리는 어렴풋이 멀어졌다. 온하랑은 눈썹을 구겼다.

“지훈 씨, 지금 어딘데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한참 동안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지훈 씨?”

민지훈의 황폐하고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어쩔 줄 몰라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 누나... 누나... 난... 나도 모르겠어요, 나...”

그의 목소리는 건조하고 무기력했으며 심지어 약간 떨리고 있었다. 옆에서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온하랑은 민지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침착하게 말했다.

“지훈 씨는 남자잖아요. 무슨 일이 생기면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생각해요. 일단 옷부터 입고 방문에 적힌 방 번호를 알려줘요.”

몇 초 후 민지훈이 입을 열었다.

“305호에요.”

“알았어요. 금방 갈 테니 진정하고 무슨 일인지 잘 생각해 봐요.”

회사에서 단체로 예약한 방은 4층에 있었고, 305호의 사람은 회사 직원이 아니었다. 마침, 회사에서 민지훈에게 배정한 방은 405호였기에 아마도 민지훈이 술을 마시고 방에 잘 못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온하랑은 305호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2분 정도 기다리자 문이 열렸다. 옷차림새가 어수선하고 얼굴이 초췌해진 민지훈은 온하랑을 보니 마치 구세주라도 본 것처럼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또 무언가 생각난 듯 민지훈의 눈동자에 생기가 이내 시들어버렸다.

“... 누나.”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힘없이 말했다. 온하랑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괜찮아요. 들어가서 얘기해요.”

온하랑은 민지훈이 자신과 헤어질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직 민지훈에게서 민성주의 말도 듣지 못했는데 어떻게 헤어질 수 있을까?

방으로 들어간 온하랑은 문을 닫았다. 방안은 어느 정도 깔끔했고, 침대 옆만 유난히 지저분하고 옷가지가 사방에 널려 있었다.

여자는 침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무릎에 머리를 묻은 채 흐느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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