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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그 끈이 달린 심플한 천 쪼가리는 텅 빈 베란다에서 유독 눈에 확 띄었다. 온하랑은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르며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부승민! 너...”

“내가 뭐?”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던 부승민은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다 알면서 굳이 되물었다. 온하랑은 이를 악물고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부시아의 앞에서 다투고 싶지 않았고, 이 일로 부승민과 싸우고 싶지 않았던 온하랑은 곧바로 베란다로 달려가 비키니를 거두었다.

온하랑이 얼른 비키니를 접어 주머니에 넣으려고 하는데 부승민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그는 온하랑의 손에 들린 비키니를 낚아챘다.

“뭐 하는 거야?”

“내가 뭐 하는 것 같아?”

온하랑은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비키니를 뺏으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부승민이 긴 팔을 번쩍 들어 올리자 온하랑은 손이 닿지 않아 화가 나서 옆구리에 손을 짚고 서서 그를 노려보았다.

“당장 돌려줘!”

“이건 내 건데 왜 너한테 줘야 해?”

부승민이 당당하게 말했다. 온하랑은 그의 이런 뻔뻔스러운 모습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뭐가 오빠 거야? 그건 내 거야...”

“네가 버린 걸 내가 주웠으니 이제 내 거야!”

어안이 벙벙해서 입을 허 벌린 온하랑은 갑자기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만 뭐?”

부승민이 되물었다.

“내 말 틀렸어?”

얼굴이 금세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는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작은 얼굴은 붉어지고 눈가는 촉촉해졌다. 몹시도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끓어오르는 분노를 차마 터뜨릴 수 없었다. 그 모습은 마치 부풀어 오른 복어 같았다.

부승민은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비키니를 코끝에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너무 좋아!”

“!!!”

온하랑은 온몸에 닭살이 돋아 오르고 두 귀는 빨개지다 못해 피가 터져 나올 것 같았다. 허파는 분노로 당장이라도 폭발해 버릴 것만 같았다.

“부승민! 너... 너 어쩜 이렇게 유치해?”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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