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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식사를 마친 세 사람은 나란히 음식점을 나섰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추서윤은 배가 더부룩해 토하고 싶었다. 마침내 룸에서 빠져나와서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음식점을 나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부시아는 가운데에 서서 부승민과 온하랑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듯이 걸었다. 세 사람의 모습은 마치 한 가족 같았다.

부승민이 부드럽게 온하랑과 말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집에 데려다줄게.”

표정이 한껏 일그러린 추서윤은 세 사람이 모퉁이를 돌아 눈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부승민이 왜 아직도 온하랑과 같이 있는 거지? 이미 온하랑의 실제 모습을 알았잖아?

설마 좋아하다 못해 온하랑이 걸레처럼 몸을 굴리고 심지어 아이까지 낳았는데도 불구하고 참을 수 있단 말이야?

그래서 지난번에 일부러 온하랑을 신경 쓰지 않는 척하며 그녀의 경계를 풀어 손에 있는 사진을 전부 가져간 거였다.

부승민! 교활한 자식!

추서윤은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 손톱이 살갗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왜?!

무슨 근거로?!

그녀는 매장당해서 느끼하고 음란한 노인네의 비위나 맞춰주며 겨우 오락프로에 출연할 기회를 얻어야 하는데, 왜 온하랑은 아무 노력을 안 해도 부승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그런 짓까지 저질렀는데 부승민한테 용서받을 수 있단 말인가?

추서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

돌아가는 길에 온하랑은 부승민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아파트 아래에 도착하자 부시아와 함께 차에서 내린 온하랑은 무표정한 얼굴로 부승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 왔으니까, 돌아가.”

온하랑의 손을 그러잡은 부승민은 처량한 눈빛으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하랑아, 네가 믿든 안 믿든 난 너한테 거짓말하지 않았어. 나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을 뿐이야...”

“무슨 사정?”

온하랑이 눈을 치켜뜨며 묻자 부승민은 입술을 감쳐물고 시선을 피했다.

“아직은 말해줄 수 없어.”

“한 번만 기회를 줄 테니 말해 봐. 그럼 믿을게.”

침묵하는 부승민을 보며 온하랑은 인내심을 갖고 말했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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