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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말을 마친 부선월은 쿵쿵, 걸어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부선월의 뒷모습이 계단에서 사라지자, 김정숙은 온하랑을 위로했다.

“하랑아, 고모의 헛소리를 듣지 마. 내가 너무 오냐오냐해서 성격이 아주 제멋대로야. 조금만 맘에 안 들면 소란 피우는 건 몇 년이 지나도 고쳐지지 않으니, 원...”

“괜찮아요, 할머니. 저도 알고 있어요.”

온하랑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큰 은혜를 입었으니, 부선월의 아무런 타격도 없는 욕설을 기꺼이 감내할 수 있었다. 어차피 일 년에 몇 번 밖에 만나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럼 저 이제 숙모랑 같이 못 놀아요?”

부시아는 작은 팔로 부승민의 목을 끌어안은 채 빨개진 커다란 눈망울로 아쉬움을 가득 담고서 온하랑을 바라보며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아니지.”

부승민이 얼른 대답했다.

“네가 숙모랑 놀고 싶으면 숙모랑 놀면 돼. 누구도 널 제지할 수 없어.”

“그랬다가 할머니가 또 화를 내면 어떡해요?”

“할머니는 잠깐 화나셨을 뿐이야. 게다가 삼촌도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네...”

부승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부시아는 그에게 매우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얼굴까지 닮아서 정말 친아버지와 딸 같았다.

김정숙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과 부선월의 태도를 떠올리더니 표정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머릿속에는 믿을 수 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설마 시아가 정말 부승민의 친딸인 걸까?

부선월은 오랫동안 혼자 살았는데 왜 갑자기 아이를 입양할 생각을 하게 된 거지?

우연이라고 하기에 이 아이는 부승민을 너무 많이 닮아 있었다. 게다가 부시아는 아주 건강한데 부모가 왜 버렸을까?

이렇게 건강한 아이가 어떻게 독신인 부선월한테 입양할 차례가 주어질 수 있을까?

그러나 김정숙은 부승민이 절대 밖에서 아무 여자나 만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부승민이 아이의 아버지라면 아이의 어머니는 누구란 말인가?

아마도 허무맹랑한 생각이겠지?

김정숙은 속으로 오만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겉으로 나타내지 않았다.

점심때 다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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