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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온하랑은 그 말을 듣고 살짝 당황했다.

그렇게 부시아와 한참 얘기를 나누다가 저녁 준비할 시간이 되자 내려가서 일손을 거들었다.

둘째 숙모와 소청하는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부승민과 부현승, 부민재도 안에서 새우를 손질하고 갈비를 잘랐다.

거실에는 할머니와 두 아이만 남았다.

온하랑은 소청하를 쳐다보고는 다시 닭 다리를 재우고 있는 부민재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한마디도 교류가 없는 것을 보니 부부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

소청하는 아예 부민재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고, 부민재는 소청하를 힐끔 보다가도 곧바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식탁에 음식을 가득 차려놓았다. 식사 시간이 되자 가족들은 하나둘씩 원형 테이블 앞에 둘러앉았다. 자리에 앉을 때 소청하는 일부러 온하랑 옆자리를 짚으며 말했다.

“여기에 어린이 의자 두 개 추가하고 윤민이랑 시아 앉혀요.”

온하랑은 그녀가 부민재와 같이 앉기 싫어서 그러는 것이란 걸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부선월이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부시아는 이미 온하랑 옆에 앉아서 부윤민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부선월의 표정은 몹시 언짢아 보였는데 할머니 옆자리에 앉으며 부시아에게 말했다.

“시아야, 할머니 옆으로 와!”

부시아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할머니, 저는 숙모 옆에 앉고 싶어요.”

온하랑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청하가 먼저 말했다.

“고모님, 시아 여기 앉아서 윤민이랑 같이 놀게 해요.”

소청하는 아이를 핑계로 옆자리에 앉았으니 이때 당연히 온하랑 대신 나서서 말해야 했다.

부선월이 다시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 할머니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명절인데 적당히 해.”

그러자 부선월은 차가운 눈빛으로 온하랑을 바라보며 입을 꾹 다물었다. 식사할 때 부민재는 소청하에게 음식을 집어주었지만 소청하는 못 본 척하며 그에게 음식을 집어주지 않았다.

식사가 끝난 후 부씨 가문 사람들은 거실에서 윷놀이도 하고 체스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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