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4화

“음?”

목울대 깊은 곳에서 울리는 듯한, 짧고 간결하면서도 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래?”

묵직하고 매력적인 몸짓이 귓가를 스치더니 가까이에서 온하랑의 고막을 두드렸다. 한 줄기의 전류가 몸 안을 뚫고 흐르듯 뼈 사이 사이가 짜릿짜릿했다.

창밖에서 터지는 폭죽의 불꽃이 어두운 방을 환하게 비추었다.

몸을 뒤척인 온하랑의 눈에 들어온 것은 부승민의 섹시한 목울대와 각이 선명한 턱선이었다.

그대로 멈칫한 온하랑은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몸을 일으켰다.

“왜 내 이불 속까지 기어들어 온 거야?”

부승민은 비몽사몽 한 상태로 실눈을 뜬 채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랬어?”

온하랑은 덮고 있던 이불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그럼 아니야? 눈 크게 뜨고 한 번 봐…”

온하랑은 하던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그만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손에 쥔 이불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서 멍을 때리고 있었다.

이 이불… 아무래도… 부승민 것 같은데…

온하랑은 다급하게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다가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이불을 발견했다.

그 순간, 바닥에 발을 딛고 선 온하랑의 발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마음 같아서는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었다.

부승민은 침대에 누운 채 웃는 것 같으면서도 정작 웃음기는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뭘 봐?”

“… 아무것도 아니야…”

온하랑은 조용히 몸을 돌려 침대를 벗어나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이불을 끌어안고 다시 침대 위에 누웠다.

부승민이 낮게 웃음을 흘렸다.

온하랑은 생각할 수록 민망하고 수치스러워 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손을 뻗어 부승민을 한 번 내리치더니 말했다.

“웃지 마!”

온하랑은 표정을 굳힌 채 잔뜩 화난 모습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부승민의 귀에는 그저 귀여운 투정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웃고 싶은 걸 어떡해.”

부승민은 온하랑의 말에 더 크게 웃어 보였다. 일부러 정갈하고 새하얀 이빨까지 내보이며 해맑게 웃었다.

온하랑은 부승민의 웃음에 잠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