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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의 손가락은 옷소매를 꽉 쥔 채 경계하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층에는 온하랑과 김시연의 집 하나밖에 없었다. 집 밖으로는 바로 엘리베이터가 있고 엘리베이터 옆으로 소방 대피 통로가 있는 구조였다.

주위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그저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의 잔잔한 소음만이 이따금 들려올 뿐이었다.

하지만 온하랑은 소방 대피 통로 문 뒤로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어쩌면 이 종이를 두고 간 사람이 그 뒤에 숨어 온하랑의 반응을 살피고 있을지도 몰랐다.

온하랑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몸을 돌려 문을 굳게 잠갔다.

그녀는 문에 등을 지고 기댄 채 온몸의 힘이 스르륵 풀려버렸다.

몇 분 정도가 지나자 겨우 안정을 되찾은 온하랑은 그 종잇장의 사진을 찍어 관리 사무실 카카오톡으로 보내 CCTV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에 살해 협박을 한 번 받았을 때 온하랑은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상상해본 적이 있었던 사람이었기에 이번 일을 조사하는 데에도 큰 두려움을 갖지는 않았다.

일이 이미 이렇게까지 된 판에 온하랑도 그저 가만히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

온하랑은 휴대전화를 들어 부승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통하자마자 온하랑이 바로 입을 열었다.

“승민아, 나한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말이야. 시아 데리고 돌아갈래? 요 며칠 동안은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자신에게는 무슨 일이 생기든 별로 상관없었지만 부시아까지 끌어들여 큰일을 당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의 부승민이 말했다.

“나 이미 너희 집 앞인데.”

“먼저 돌아갈래?”

“허.”

“…”

2분 정도가 지나자 문밖에서 또 한 번의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온하랑은 이번에는 인터폰으로밖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확인했다. 초인종을 누른 사람이 부승민과 부시아인 것을 확인하자 그녀는 안심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부시아는 이곳에만 오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은 기분에 바로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아이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고양이에게 장난을 치며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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