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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온하랑은 멈칫했다.

“진짜야?”

사실이라면 민지훈은 얼마 마시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방을 잘못 찾아간 거지?

“그래, 못 믿겠으면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봐.”

“그럼 오빠는 언제 끝나서 돌아갔는데?”

“음...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너무 많이 마셔서 필름이 끊겼어. 어떻게 돌아왔는지 나도 기억나지 않아.”

“알았어. 다음부턴 적당히 마셔. 몸에 좋지도 않은걸.”

“방법이 없잖아. 사실 남자들은 밥 먹으며 술을 마시는 게 정상이야. 그러면서 정을 키우는 거지. 괜히 이런 일로 따지지 마.”

부현승이 말했다.

“그래, 알았어. 지훈 씨 챙겨줘서 고마워. 오빠가 이렇게 말하는데 내가 왜 따지겠어. 그럼 방해 안 할게. 빠이.”

“빠이.”

전화를 끊은 후 온하랑은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머리가 복잡해져 왔다.

부현승은 민지훈이 많이 마시지 않았다 하고, 하필이면 감시카메라는 고장 났다. 정말 기막힌 우연이었다.

사실이 어떻든지 온하랑은 아직 민지훈이 필요 했기에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승민과의 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그녀는 민지훈을 바로 용서하면 안 된다. 무조건 그를 차갑게 대하는 시간이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성격에 부합되지 않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런 일까지 발생했는데 민지훈이 온하랑을 위해 장국호의 일을 물어 봐 줄 마음이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었다. 아무래도 계획을 뒤로 미뤄야 할 것 같았다.

...

온하랑과 민지훈이 방에서 나간 후 서수현은 온몸에 힘이 빠져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워 서글픔에 두 눈을 꾹 감았다.

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빚을 재촉하기라도 하듯 요란하게 울려댔다. 서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놓인 옷에서 휴대폰을 찾았다. 휴대폰 액정에 떠 있는 번호를 보고 침을 꿀꺽 삼킨 그녀는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누르고 애써 목소리를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에는 위압감이 섞여 있었다.

“일 처리는 어떻게 됐어요?”

서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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