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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이날 밤, 부현승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서혜민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에 긴급한 일이 있어서 한참 바쁠 것이니 바로 회사에서 쉬겠다고 말했다.

부현승의 목소리는 차분했으며 약에 취해 있던 짜증도 그녀가 약을 섞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분노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럴수록 서혜민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

‘집에 돌아오지 않다니... 혹시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간 건가?’

그녀는 속으로 서기찬을 욕했다.

‘왜 하필 그때 전화가 와서는!’

아침이 되어 부현승은 서수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일이 있어 전화를 받지 못한 줄 알았기에 부현승은 반시간 후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여전히 받지 않았다.

뒤늦게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은 그는 서수현의 SNS를 찾아 메시지를 남겼다.

오전의 업무가 끝난 후, 부현승은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역시나 답장은 없었다.

그는 이마를 짚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먼저 나를 의심하게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나를 무시하는 건가?’

4학년이라 수업이 적었던 서수현은 두 명의 친구와 함께 그룹 명의로 대학 연합 학과별 경연 대회에 참가해 자신의 경력을 풍부하게 하려 했다.

점심시간이 되어 서수현은 도서관 열람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나와 문제를 토론하며 식당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서수현 씨.”

갑자기 누군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서수현은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멀지 않은 기둥 옆에 서 있던 부현승은 그녀가 쳐다보자 성큼성큼 다가갔다.

왼쪽에 있던 친구도 부현승을 보고는 팔꿈치로 서수현을 쿡 찌르며 두 사람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매니저님?”

서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저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음, 점심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괜찮겠어요?”

“무슨 일이신가요? 중요하지 않은 일이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부현승은 서수현의 무미건조한, 심지어 차가운 표정을 보며 살짝 웃고는 그녀의 친구들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서수현은 친구들에게 먼저 말했다.

“너희들 먼저 식당에 가서 치킨가스 하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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