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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연도진이 필라시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부승민은 낯선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을 열자마자 그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움츠러들었다. 사진 속 여성을 보며 그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고 마우스를 쥐고 있는 손에 갑자기 힘을 들어가며 경직되었다.

사진의 배경은 해외의 어느 병원 산부인과로 보였다. 사진 속 여자는 한 손으로 불룩하게 나온 배를 감싸고 다른 손에는 검사 결과지를 들고 간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여자의 얼굴은 부승민에게 너무나도 익숙했다. 온하랑이였다. 아주 젊은 온하랑, 대략 스무 살 정도로 보였고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몸매가 여전히 가늘고 가녀렸지만 배는 유독 부풀어 올라 힘들어 보였다.

부승민은 눈을 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이 일을 잊으려 할 때마다 누군가가 항상 다양한 방법으로 그를 괴롭혔다.

‘도대체 누가 이 일을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거지? 누가 그토록 나와 온하랑이 잘 지내지 않기를 바라는 걸까?’

그 답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었다.

이 사진을 보내온 사람이 단순히 부승민을 화나게 하려고 이 사진을 보낸 것이 아니라는 것도 분명했다.

얼마 후, 그 사람은 또 다른 이메일을 보냈다.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그리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나요? 11월 4일, 필라시 헨리 호텔 0302호로 오세요. 기회는 이때뿐입니다.]

이메일에는 두 장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첫 번째 사진에는 온하랑이 병원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는데 그녀의 배는 이미 납작해져 있었다. 두 번째 사진에는 간호사가 갓 태어난 듯한 작은 남자아이를 안고 목욕시키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부승민의 얼굴은 점점 심각해졌다.

그는 이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 부선월이라고 생각했다.

전에 부승민은 부선월이 필라시에서 온하랑을 몇 번 목격하고 그저 사진 몇 장을 찍었을 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 이 사진은 온하랑이 출산을 한 병실에서 찍은 것이 명백했다.

그리고 아이는 분명히 이 사진을 찍은 사람에게 인도되었을 것이다.

깨어나 아이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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